볼리비아 정국 흔드는 대규모 시위… 개각·외교 갈등으로 확산

시위가 계속되자 정부는 다양한 대응 전략을 내놓고 있다. 이제 압력이 높아지면서 파스 정부는 사퇴 요구를 무마하기 위해 내각 개편을 단행했다. 동시에 콜롬비아 주재 대사를 추방하면서 보고타(Bogotá)와의 또 다른 갈등 전선을 열었다.

볼리비아 노동자중앙조직(COB)의 조합원들이 2026523일 총파업의 일환으로 라파스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COB

볼리비아의 정치·사회적 위기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농업 노동자, 운수 노동자, 광산 노동자들을 조직한 주요 노동조합들과 원주민 운동을 비롯한 여러 사회세력이 연일 시위를 벌이면서 사회 전반에 걸친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시위는 정부가 농민 투쟁을 통해 쟁취한 역사적 권리를 폐지하려 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권리는 부채 상환을 이유로 토지를 압류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파스 정부는 농민들이 토지를 담보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빚을 갚지 못할 경우 토지를 상실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여러 비판하는 이들은 이를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절박한 처지를 이용해 토지를 축적하려는 왜곡된 장치라고 규정했다. 그 수혜자는 현재 파스 정부를 지지하는 국내외 경제 세력이라는 것이다. 볼리비아는 막대한 천연가스와 귀금속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정보기술의 핵심 원료인 리튬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시위는 곧 노동자, 교사, 원주민 공동체의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생활조건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계기로 이를 활용했다. 이에 대응해 파스 정부는 군과 경찰을 동원한 강경 진압에 나섰다. 그 결과 시위대는 점점 더 조직적으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행정부의 통제 범위를 빠르게 벗어난 상황에 직면한 파스는 이제 대중의 불만을 완화하기 위해 내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불과 몇 시간 전 노동부 장관 에드가르 모랄레스(Edgar Morales)는 국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모랄레스는 시위 기간 동안 볼리비아 노동자중앙조직(COB)에 가장 강경하게 맞선 인물 가운데 하나였다. 앞으로 수 시간 안에 추가 장관들의 사임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위기

상황은 외교적 차원으로까지 확대되었다. 며칠 전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우파 대통령은 공동서한에 서명해 로드리고 파스를 지지하고 시위대의 행동을 비난했다. 이는 워싱턴의 입장과도 동일하다. 미국은 현재의 시위가 집권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사전에 기획된 계획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부장관 크리스토퍼 랜도(Christopher Landau)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이것은 라틴아메리카 전역의 정치와 조직범죄 간 동맹이 자금을 댄 쿠데타다. 파스가 1년도 되지 않아 볼리비아 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되었는데, 지금 거리에서는 폭력적 시위대가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 이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편 콜롬비아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는 볼리비아에서 진정한 민중 봉기가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하며 중재 역할을 맡겠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발언은 볼리비아 정부를 자극했다. 파스는 페트로의 발언이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페트로는 우리 국가들의 민주주의와 상호 존중보다 자신의 이념을 우선시했다. 그 이념은 민주주의 원칙을 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볼리비아는 자국 주재 콜롬비아 최고 외교대표를 추방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보고타 정부는 콜롬비아 주재 볼리비아 대사관 책임자를 추방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것은 최근 시위 과정에서 파스 정부가 휘말린 유일한 국제적 논란이 아니다. 볼리비아 정부는 아르헨티나 극우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인도주의 지원 물자를 실은 항공기를 보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국회의원 롤란도 파체코(Rolando Pacheco)는 해당 화물이 실제로는 시위 진압용 장비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여러 아르헨티나 의원들은 밀레이 정부에 대해 두 대의 허큘리스 수송기를 통해 경찰 및 군 장비가 수송되었다는 의혹과 관련한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부가 2019년 쿠데타 이후 집권한 사실상의 대통령 헤아니네 아녜스 정권에 시위 진압용 탄약을 보냈다는 기존 의혹에 또 하나의 논란을 더하는 사건이다.

이처럼 파스 정부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억압, 협상, 외국 세력과의 협력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한 외국 세력과의 협력이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마찬가지다. 동시에 파스 정부는 페트로 정부와 같은 국가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것 또한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볼리비아의 미래는 분명 불확실하다. 그리고 그 향방은 앞으로 며칠 안에 결정될 것이다.

[출처The social crisis in Bolivia triggers diplomatic rifts and a cabinet reshuffle

[번역] 이꽃맘

덧붙이는 말

파블로 메리게트(Pablo Meriguet)는 에콰도르 출신의 언론인이자 정치 분석가다. 주로 라틴아메리카 정치, 사회운동, 좌파 정부, 원주민 운동, 지정학 문제를 다룬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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