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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꼬집는 카메라] 여기에 앉는 자, 엉덩이를 찔리리라!(Feat. 소인배)

[꼬집는 카메라]는 재개발로 인해 점차 사라져가는 쪽방촌이나 홈리스와 관련된 사진+글


저 살벌하게 생긴 것을 ‘가시철사’라 부른다고 한다. 어떤 이가 말하길, 원래는 양치기용으로 발명된 것이 나중에는 군사용으로 쓰이게 되었단다. 그런데 저곳은 군사지역도 아니요, 목초지도 아니다. 그저 어느 건물 입구에 자리한 조그마한 화단일 뿐이다. 꽃을 심어야 할 화단에 저 따위 숭악한 물건을 설치한 까닭은 무엇일까? 믿을 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가시철사가 설치되기 전까지 저곳은 옆 건물 사람들, 조금 더 특정하자면 다시서기센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던 곳이라고 한다. 잠시 걸터앉아 담배를 피거나 담소를 나눴던 장소라는 것이다. 가시철사를 설치한 사람은 이 점이 꽤나 맘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쩌면 모종의 불상사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저 말로 부탁하면 그만인 일을 가지고, “앉기만 해봐, 엉덩이에 구멍을 내버릴 테니까!”라고 오버하며 자신이 속 좁은 인간임을 ‘인증’할 필요는 전연 없을 것이다. 상대가 말 통하지 않는 ‘동물’이거나 말 섞으면 안 될 ‘주적’이 아닌 이상 말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꽃 심은 곳엔 꽃이 나고 가시 심은 곳엔 가시만 돋아날 뿐이다. 그리고 화단에는 꽃을 심는 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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