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탕

[워커스 ] 사진


산동네 초입의 45년 전통 목욕탕이 끝내 헐렸다. 상호명은 ‘마을탕’. 마지막 영업은 2016년 3월 29일이었다. 붉은 적벽돌로 높게 쌓은 굴뚝에 흰 페인트로 쓰인 ‘탕’ 자는 한눈에 들어왔고, 다분히 새마을운동스러운 이름은 과거 산동네 주민들 위생을 맡았겠구나 짐작케 한다.

영업 종료 직전인 2016년 1월까지 목욕비가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이었다. 시멘트로 마감한 바닥과 하늘색 조밀한 타일로 마감한 탕은 낡고 오래됐지만 평온했다. 주변에 제법 큰 목욕탕도 있었지만 십 수 년 단골이던 산동네 노인들은 이곳을 즐겨 찾았다.

당시 주인 아주머니의 어머니가 20년 넘게 ‘마을탕’을 운영해 자식들을 키웠고, 그 딸은 잠깐 다른 일을 하다 10여 년 전에 남편과 ‘마을탕’을 이어받았다. 산동네 입구에 추억을 담고 서있던 ‘마을탕’은 재개발 바람에 2016년 말 내부 철거가 진행되고, 2017년 4월에 건물 전체가 철거됐다.

촛불이 세상을 덮은 것 같았지만, 자본은 개의치 않고 야금야금 영토를 넓혀갔다. 산에서 내려오는 아카시아 향과, 물 좋고 공기 좋은 산동네는 사라졌다.[워커스 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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