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면적의 5배를 차지하는 이곳은 미군기지이다. 이의 존재는 한반도가 전쟁의 잠재성이 높은 땅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사람 높이의 담장 너머에는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담장 밖은 전형적인 한국 시골 읍내의 모습이다. 반면 담장 안은 숙소, 학교, 표지판, 소변기까지 미국을 재현한 모습이다. 담장 안에는 관계 없는 한국인의 출입이 제한된다. 담장 안의 주소는 California이고, 사람 높이의 담장은 국경선이다.

인간 사회는 유기체이다. 지리적 좌표에 따라, 환경에 따라 사람들의 모습이 닮아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이곳 California는 섬 하나가 통째로 하늘에서 내려앉은 듯하다. 한반도 안에서 이곳은 차라리 가상공간이다. 이 가상공간은 자연 기반의 인간 사회에서 국가 이데올로기 기반의 세계 사회로 변화를 보여준다.그럼에도 인간은 일상적이다. 그들은 그저 그들이 살아야할 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파도 속의 작은 분자처럼. 이것은 경기도 평택시의 한 시골 마을에 대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