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피해자들 “사죄와 규명 없이 인권경찰 어림 없다”

30일 경찰청 앞에서 ‘경찰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인권침해 주범 경찰 규탄 집회예정

최근 ‘경찰개혁위원회’가 출범한 가운데 용산참사 유가족과 생존 철거민 등 피해자들이 경찰의 성급하고 무리한 진압작전에 대한 사과와 진상규명이 우선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찰은 문재인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에 앞서 이미지 개선을 위해 최근 잇따른 개혁사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인권 살수차나 차벽은 원칙적으로 배치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한편,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 대한 사과도 했다. 16일에는 ‘경찰개혁위원회’를 발족해 △국가인권위 권고사안에 대한 분석, 재검토, 개선방안 마련 △집회 관리 등 경찰력 행사에 대한 통제장치 마련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경찰 폭력으로부터 피해 당사자들은 “내용, 책임, 진상 규명 모두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6일에는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서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참사 사죄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없이 인권 경찰은 어림없다”며 “인권경찰을 말하려면, 용산참사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조희주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공동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정교과서 폐지 등 여러 개혁 조치가 발표되고 있는데 진정한 개혁이 이뤄지길 빈다”며 “하지만 진정한 인권경찰로 거듭나려면 진상조사와 사죄,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용산유가족 유영숙 씨는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8년이 지났지만 우리 가족은 여전히 2009년에 멈춰져 있다”며 “경찰은 눈속임이 아니라 용산을 비롯해 강정, 쌍용차, 밀양, 세월호, 백남기 농민 등 국가 폭력에 고통 받은 모든 이들에게 먼저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선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용산참사 전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이던 김석기는 경찰청장으로, 오사카공사, 한국공항공사장을 거쳐 국회의원이 됐다”며 “뿐만 아니라 당시 ‘공로’로 조현오는 경찰청장에, 이철성은 밀양행정대집행을 총지휘 해놓고 경찰청장이 됐다. 현재에도 경찰은 성주에서 극우 단체 집회를 비호하고 있다”며 “그러나 경찰이 인권으로 한 걸음이라도 내딛으려면 진상 규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들은 “경찰이 셀프개혁 쇼가 아닌 진정한 인권경찰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며 △용산참사를 경찰 인권침해의 대표사례로 조사, 기록화하고 △용산참사에 대한 재조사를 통한 책임 규명 및 책임자 처벌, 진정한 반성에 기반해 공권력 행사의 토제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경찰개혁위원회’에 전달했다.

아울러 오는 30일 1시 용산참사진상규명위, 제주해군기지저지전국대책회의, 밀양송전반대대책위, 금속노조쌍용차지부, 사드저지전국행동, 백남기투쟁본부, 유성범대위 등 단체는 ‘경찰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인권침해 주범 경찰 규탄 집회를 경찰청 앞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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