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사장, 서울교통공사노조 항의서한 외면…충돌

반성 없는 조선일보의 ‘노조 혐오’…기자가 서한 받아

  방상훈 사장이 항의서한을 받으라는 서울교통공사노조 조합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노조 채용 비리’ 오보를 낸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 서울교통공사노조의 항의서한을 외면했다. 방 사장의 경호원들은 노조 조합원들의 접근을 물리적으로 막았고, 사장은 사옥을 빠져나갔다.

앞서 조선일보는 10월 19일자 김연환 전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 아들의 특혜 취업 의혹을 제기하며 오보를 냈고, 다음날 토막 사과문을 냈다. 또 10월 17일자엔 노조가 정규직 전환 협상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정규직 전환 협상 자리가 아닌 2017년 임단협 과정에서 일어난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사측 노무 관리자가 먼저 노측 교섭위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조선일보에 대한 비판이 증폭됐다. 하지만 이후로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정규직 전환자 중 재직자 친‧인척 비율(8.4%)을 두고 노조가 고용 세습, 채용 비리를 저질렀다고 보도하며 노조를 공격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의 왜곡, 날조 보도를 비판했다. 노조는 “자유한국당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근거 없이 서울교통공사노조를 고용세습, 채용비리게이트 주범으로 규정하자, 자유한국당의 기관지 역할을 자임해 온 ‘조중동’이 노조에 대한 음해‧왜곡‧날조된 기사를 연일 쏟아냈다”며 “팩트로 확인된 게 단 하나도 없는데 ‘조중동’은 우리 노조에 죄를 뒤집어 씌워 세습, 약탈, 도둑이라 여론몰이했다. 민심에 역행하며 노조 죽이기에 혈안이 돼있는 ‘조중동’이야말로 가장 시급히 청산해야할 적폐”라고 전했다.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조선일보는 최악의 수를 두고 있다”며 “현재 공공부문 곳곳에서 자회사가 생기고, 대표로 관료와 낙하산이 줄잇는 상황이다. 이런 채용 비리는 관심 두지 않으며, 차별과 불평등을 없애자는 노조의 명예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 양명식 승무본부장 역시 “조선일보는 최소한의 팩트도 체크하지 않은 채 소설을 썼다”며 “언론이라 할 수 없는 조선일보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이 끝난 11시 40분 께 노조 조합원 약 40명은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인근 조선일보 사옥 앞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사옥 앞에서 구호와 발언을 이어가며 항의서한을 받을 것을 요구했다. 11시 50분 께에는 방상훈 사장이 사옥을 나왔고, 조합원들이 이를 가로막았다. 하지만 경호원 약 10명이 조합원들을 물리적으로 가로막아 5분 가량 격한 몸싸움이 이어졌다. 결국 방 사장은 노조의 항의서한을 외면한 채 경호를 받으며 자리를 떴다. 그리고 10분 뒤 조선일보 기획팀 김 모 기자가 나와 항의서한을 받았다.

노조 윤병범 위원장은 항의서한을 전달하며 “사실관계가 틀린 오보를 바로 잡으라”며 “올바르게 잡지 않는다면 조선일보 폐간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모 기자는 이에 대답하지 않고 항의서한만 받고 사옥으로 들어갔다.



한편 노조는 1일 ‘조중동’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노조는 이들 언론이 사실관계를 왜곡해 노조와 개인의 명예를 손상했다고 언론중재 조정 및 손배 청구 취지를 전했다. 대상 기사는 조선일보 3건, 조선닷컴 3건, TV조선 1건, 중앙일보 1건, 인터넷 중앙일보 2건, 동아일보 1건, 동아닷컴 1건이다.

한편 지난 10월 25일 노조는 국정감사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보수언론의 보도를 이끈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김용태 사무총장 등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0월 23일 정규직 전환된 임선재 씨가 “노조 PSD(스크린도어) 지부장이고 자격증이 없는데 쉽게 입사했다”며 “민주노총의 조직적 비리”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임 씨는 지부장을 맡은 적이 없으며, 자격증을 소유, 공개채용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는 불필요한 논란이 커지는 만큼 채용 비리에 대해 정규직‧비정규직 모두 전수조사하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보수언론의 오보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훼손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규직 전환은 비정규직 철폐, 좋은 일자리 창출에 꼭 필요하다는 노조의 입장이다.

감사원은 오는 15일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항의서한 전달하는 서울교통공사노조 윤병범 위원장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한주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