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100명 “문재인 만나자”…청와대 앞 ‘캠핑촌’ 만든다

비정규직 4박 5일 공동투쟁…청와대, 국회 향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2일 청와대 앞 ‘캠핑촌’을 만들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했다. 이들은 12일부터 일주일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외면하는 정부와 국회, 법원, 검찰에 맞서 ‘비정규직 그만 쓰개’ 공동투쟁에 돌입한다.

한국지엠과 현대기아차, 인천공항, 서울대병원, 한국잡월드, 춘천시 환경사업소, 학교 등 비정규직 노동자 100명은 1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만든다던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법 개악으로 비정규직 상여금과 수당을 빼앗았다. 또 공공부문에서는 자회사를 확대하며, 노조파괴 주범 재벌은 풀어주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스스로 쟁취하려고 공동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조법 2조 개정 및 비정규 악법(파견법 및 기간제법), 노동악법 철폐 △불법파견 사용자 처벌 및 정규직 전환 쟁취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쟁취 등을 요구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각자가 처한 노동 환경을 전하며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먼저 한국잡월드 이주용 강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약속하며 ‘우리도 월급 받으며 차별 없이 살겠구나’ 생각했다”며 “하지만 잡월드는 졸속 협의를 진행하며 자회사 간접고용을 강행했다. 잡월드 비정규직 140명은 모두 자회사 입사 원서를 내지 않았다. 우리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올해 말 해고된다. 문 대통령은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비정규직 당사자와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진환 씨는 “한국지엠은 법인을 분리하고 구조조정하면서 비정규직을 공장 밖으로 내쫓고 있다”며 “노동부가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려도 사측은 말을 듣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정부는 무얼 하고 있느냐. 오늘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지청 점거에 들어갔다. 대통령은 정당한 땀의 대가를 달라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지유플러스 간접고용 노동자 제유곤 씨는 “우리는 작업복에 엘지유플러스 마크를 달고, 엘지유플러스 고객을 만나, 엘지유플러스 기계를 설치‧수리하는데 엘지유플러스 소속 노동자가 아니”라며 “엘지유플러스는 60여 개 하청업체를 줄 세우고 1년에 20~30%씩 갈아치운다. 그 과정에서 비정규직은 입사 원서를 다시 쓰고 업체 소속이 바뀐다. 정부가 나서 상시지속 업무는 직접고용하도록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후 3시경 청와대로 행진했다. 청와대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캠핑촌’을 설치, 노숙농성을 진행한다.

한편 오는 13일에는 교대역 인근에서 법원과 검찰을 상대로, 14일에는 국회를 상대로 집회를 여는 등 다양한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매일 2~300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행동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비정규노동자의집꿀잠,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등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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