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여성들이 너희 정부를 무너트릴 것이다”

[해외] 현지 아마존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

[편집자 주] 폴란드에선 지난 수 주 동안 낙태권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폴란드 헌법재판소가 지난 10월 22일 낙태를 사실상 전면 금지하며 일어난 시위이다. 유럽 좌파 언론 <융에벨트>가 여성 노동조합원으로서 낙태 금지 반대 시위에 참여해온 폴란드 아마존 물류창고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실어 전한다. 마리아 말리노프스카(Maria Malinowska)와 아그네스카 모르츠(Agnieszka Mroz)는 “여성들이 너희 정부를 무너트릴 것”이라는 현지 시위 구호의 맥락과 노동조합원으로 페미니즘 운동에 어떻게 참여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출처: 융에벨트]

폴란드에서는 지난 수 주 동안 낙태법 강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여성시위의 규모가 매우 놀라울 정도로 크다.

마리아 말리노프스카(M.M): 지난 시위와 비교해보면 사실 놀라운 일이다. 더구나 모든 모임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위는 코로나 대유행에도 2016년이나 2018년 ‘검은 시위’ 때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일어나고 있다. 45만 명이 전국 여러 지역에서 거리 시위를 진행했을 뿐 아니라 정부의 탄압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그네스카 모르츠(A.M.) : 내게 가장 놀라운 점은 집권층이 헌법재판소를 통해 이 문제를 결정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2016년에 특정한 인프라가 생겨났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페이스북 그룹을 통한 정보 공유 채널이나 번개 상징 같은 것들이 생겨났다. 또 여성들은 대규모 거리시위가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해 왔다. 그래서 이번 시위도 만들어질 수 있었다.

여성들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차원의 시위가 가능했던 것일까?

M.M : 2016년과 2018년 거대한 시위가 있은 후, 우리는 정부가 더 이상 이 문제를 다룰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집권층은 헌법재판소를 통해 매우 비열한 방법을 동원했다. 의회의 결정은 다시 철회할 수 있지만 헌법을 개정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헌재가 그러한 판결을 내릴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논쟁의 여지가 많다.

시위에선 “혁명은 여성적이다”라는 말이 종종 들린다. 실제로 이 시위가 폴란드의 기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A.M. : 이번 시위 전에 이미 폴란드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도 코로나 대유행이 여성과 남성에게 불균등한 문제를 전가하고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 학교와 유치원이 문을 닫았을 때 그 부담은 주로 여성에게 전가됐다. 전통적으로 여성이 져온 이중적인 부담은 새로운 강도로 찾아왔다. 그들은 집권층이 여성이 두 사람의 몫을 해야 하는 이 시기에, ‘의식적인 어머니’(이성적인 자기결정과 물질적인 조건을 고려한 출산을 의미)가 되는 것을 결정하는 것까지도 금지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화가 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 혁명은 전체 재생산과 돌봄노동에 대한 재평가와 관련된다. 그것은 자본주의에서 체계적으로 과소평가돼 있고, 완전히 무급이거나 그저 터무니없는 임금을 줄 뿐이다.

M.M : 뿐만 아니라 폴란드에 있는 공공의료서비스의 수준은 매우 낮다. 늘 지원이 부족했어도 정부들은 돌아가며 지원을 더 줄였다.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거부하는 것은 태아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공공의료서비스가 실패할 때마다 여성들이 그 책임을 떠안게 된다. 아픈 아이나 노인을 돌보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이념에 관한 문제이자 공공의료와 지원제도의 부족을 여성에게 체계적으로 요구하는 사회체제에 관한 문제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법과정의당(PiS) 정부가 이것을 처음 한 것은 아니다. (폴란드가 자본주의로 편입된) 1990년 이후 모든 정부들이 이에 책임이 있다.

당신은 이 시위를 사회정치적 투쟁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 엄청난 역동성은 정부가 사람들의 가장 사적인 영역에 침투하고 특정한 태도를 강요하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하지 않을까?

A.M. : 대중운동은 항상 다양한 뿌리와 흐름을 가지고 있다. 3월 8일 여성의 날에는 약 1,000명이 나왔지만 여성파업의 과정에서 발생한 최근 시위에는 3만 명이 나오고 있다. 이것은 1990년 이후 가장 큰 시위 중 하나이다. 만약 이 시위가 두 세력 간의 다툼의 문제이었거나 개별적인 권리를 중단하는 문제였다면 이렇게 큰 규모로는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M.M : 물론 국가가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이 시위가 발생한 사회적인 배경은 매우 분명하다. 시위 참가자 중에는 장애인 가족을 돌보는 여성들도 있다. 이들은 이 나라에 장애인을 돌보기 위한 조건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또 폴란드의 낮은 출산율은 폴란드에서 여성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한 객관적인 문제를 매우 의식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영국이나 독일로 이민 간 폴란드 여성들은 분명하게도 더 많은 아이를 낳는다. 이 때문에 PiS도 ‘500 플러스’라는 아동수당을 도입했다. 그들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여성들에게 최소한의 사회보장 혜택을 주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몸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것이 사회적인 조건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여성운동의 요구는 회사 동료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그 주제에 관심이 있는가?

A.M. : 우리는 노동조합원으로서의 활동이 이 운동의 전망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폴란드에선 미래 페미니즘이 어떤 얼굴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요구해야 할 것인지를 두고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사회적 페미니즘을 지지하며 낙태권과 세입자 투쟁, 직장에서의 투쟁 사이의 관계를 중시하며 활동하고 있다. 또 의료서비스에 대한 권리의 문맥에서 낙태권을 위한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이 운동을 가로채려는 자유주의 반대 세력의 시도에도 반대한다. 그들은 단지 정부 교체만을 원할 뿐이다. 그러나 (폴란드가 자본주의로 편입되며 집권층과 가톨릭 세력이 맺은) ‘낙태타협’에 동의했던 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여성들은 PiS만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이 운동이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는가? “여성들이 너희 정부를 전복시킬 것이다”라는 구호는 현실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가?

M.M : 정부가 올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다음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개연성은 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PiS의 권력을 넘겨 받으려는 이들을 알고 있다. 그들도 삶의 질이나 의료서비스의 문제에 더 나을 것이 없다. 우리는 페미니스트 운동과 함께 노동자로의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 노동자로서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다시 PiS를 선택할 것이다. 그들은 노동자들에게 최소한 일정한 사회적 혜택을 주었기 때문이다.

A.M.: 분명히 PiS는 젊은 여성 세대와 문제가 있다. 나는 외신에 불만이 많은데, 이들은 단지 11월 11일 바르샤바를 행진한 수천의 우익에 대해서만 보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곳에는 젊은 남성들이 주로 참여했고 여성은 없었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가 양극화되고 있다. 남성들은 오른쪽으로, 여성은 왼쪽으로 가고 있다.

젊은 여성들은 놀라울 정도로 실험적인 행동으로 운동을 나아가게 하고 있다. 예컨대, 여기 포즈니에서 그들은 빈 병원을 점거하고 낙태클리닉센터를 설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만이 아니라 장애인과 어린이, 노인 등 다른 약자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좌파 활동가로서 외신이 증오로 가득한 젊은 남성들을 보도할 때마다 나는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사회에 대한 서로 완전히 다른 비전을 두고 싸우고 있다.

[원문] https://www.jungewelt.de/artikel/391000.feministische-k%C3%A4mpfe-jede-von-uns-sp%C3%BCrt-dass-das-unseren-k%C3%B6rper-angeht.html
[게재일] 2020년 11월 23일
[인터뷰이] 마리아 말리노프스카와 아그네스카 그로즈는 폴란드 서쪽에 위치한 포즈난 출신 노조 활동가이다. 둘 다 포즈난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일하며 좌파 노조 ‘노동자운동’을 대표한다. 2016년부터는 노동조합과 세입자운동이 주도하는 여성운동 네트워크 ‘사회적 여성의회’에서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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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락

    M.M : 물론 국가가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이 시위가 발생한 사회적인 배경은 매우 분명하다. 시위 참가자 중에는 장애인 가족을 돌보는 여성들도 있다. 이들은 이 나라에 장애인을 돌보기 위한 조건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또 폴란드의 낮은 출산율은 폴란드에서 여성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한 객관적인 문제를 매우 의식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영국이나 독일로 이민 간 폴란드 여성들은 분명하게도 더 많은 아이를 낳는다. 이 때문에 PiS도 ‘500 플러스’라는 아동수당을 도입했다. 그들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여성들에게 최소한의 사회보장 혜택을 주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몸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것이 사회적인 조건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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