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유례없는 실적에도 구조조정 들어가나

희망퇴직 받으며 영업직군 대규모 전환배치 강행…민주유플러스노동조합 “구조조정 신호탄”

지난해 영업이익 1조를 달성한 LG유플러스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한편, 회사 내 영업직군을 강제 전환배치 시도 중이어서 노동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회사는 도매직영점 근무자 70%에 이르는 약 330명을 소매직영점으로 이동을 시키겠다는 것인데 민주유플러스노동조합은 이를 ‘구조조정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판매 실적에 따른 실적급 임금체계인 소매직영점의 인력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임금 감소에 따른 퇴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공운수노조 민주유플러스노동조합은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도매직영점의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사측 횡포의 정점”이라며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구조조정에 맞서 투쟁하겠다”라고 밝혔다. 같은날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천막 농성도 시작했다.

노상규 민주유플러스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최대의 성과를 만들어냈지만 돌아온 것은 일방적인 인력이동이고 구조조정이다”라며 “회사가 아무리 구조조정이 아니라고 강변해도 현장 직원들은 그렇게 느끼고 있다. 인력이동에 수반돼야 할 기본적인 조치들조차 미흡한 상황이 반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우리가 구태의 인력운영 방식, 일방적인 대규모 인력이동에 저항하지 않는다면 회사는 우리를 계속 사람이 아닌 돈벌이 기계로 취급할 것”이라며 “민주유플러스노조는 노동자의 자존심과 우리의 생존권을 위해서 반드시 승리하는 싸움을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인사이동의 당사자인 조합원은 “회사의 정책에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경북 안동에서 일하고 있는 남태호 씨는 “회사는 내부 의사 결정이 끝났으니 그만 따지라고 한다. 그리고 자리도 정해주지 않고 가라고 한다. 안동 소매 직영점이 딱 한 곳 있는데, 이곳에 발령 나지 않으면 한 시간씩 차로 이동해 출근해야 한다”라며 “지금도 매일 한 시간씩 추가 근무하고,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데, 이제 딸이 자는 모습만 보게 생겼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남 씨는 “다음 주 월요일 인터뷰가 있는데, 동료들은 모두 초조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 집에서 가까운 도매 직영점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라며 “황현식 사장이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의 인사이동 계획에 따르면 도매직영점 근무자의 70%인 약 330명이 소매직영점으로 전환배치된다. 이에 따라 전국 130여개의 도매직영점은 26개로 크게 줄어들 예정이다. 소매직영점의 경우 현재 전국 130여 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T/O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소매직영점은 최근에도 영업직원에 대한 구조조정(2021년 3000명에서 2022년 2300명으로 축소)을 단행한 바 있어 직원들의 우려가 크다.

민주유플러스노동조합은 기자회견에서 “소매직영점 인원 중 상당수의 퇴사를 지켜봤던 상황에서 이번 인사이동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소매직영점의 기본적인 평가방식은 핸드폰 판매 실적에 따른 평가인데 전체 소매점의 규모는 그대로 유지한 채 약 330명에 달하는 인력만 늘리면 무한 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결국 퇴사로 내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회사의 도매직영점 인력 이동 계획 근거 또한 미약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생산성 판단 기준이 된 올해 3, 4월의 실적은 극히 일부라고 볼 수 있고, 연초 도매직영점 평가 방식이 변경돼 회사가 주장하는 생산성 판단 기준 또한 모호하다는 것이다.

한편, LG유플러스는 2021년 매출 10조, 영업이익 1조를 기록하며 창사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10년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이 통합하며 출범했을 당시 5천여 명 규모였던 고용인원은 현재 1만 1천여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 20일부터 오는 7월 1일까지 받는 희망퇴직 신청이 의아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LG유플러스의 한 직원은 “회사는 강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나이 많은 직원들 입장에선 압박으로 느껴진다. 또 우리가 원해서라고 하는데 희망퇴직을 원하는 직원들이 누가 있겠나. 회사가 시행 중인 희망퇴직엔 아무런 명분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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