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노조가 ‘대낮 술판’ 벌였다고 오보낸 한경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 투쟁에 심각한 피해 발생…기사 즉시 삭제 요구”


쿠팡 본사 로비에서 농성 중인 쿠팡물류센터지회가 대낮부터 술판을 벌였다는 한국경제신문의 기사를 두고 공공운수노조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국경제신문은 해당 기사에서 술판의 증거로 사진을 제시했는데, 공공운수노조는 해당 사진에 있는 캔음료는 맥주가 아닌 커피라고 정정했다. 명백한 오보지만 기사를 작성한 한국경제신문의 기자는 이같은 사실을 인지 후에도 기사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쿠팡물류센터 투쟁의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등 피해도 확대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30일 오후 한국경제신문의 오보와 관련한 입장문에서 “보도한 사진의 화질을 흐리게 해 기사를 읽는 사람이 직접 캔의 정체를 판단하지 못하게 한 점은 기사의 의도가 노조 투쟁 음해임을 알 수 있게 한다”라며 “심지어 사진의 출처가 ‘독자 제공’이라고 되어 있는 점은 더더욱 사진의 출처가 쿠팡 자본이 아닌지 의심케 한다”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는 해당 기사의 삭제를 요구하며 “이를 실행치 않을 시 언론중재위 제소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책임을 묻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입장문을 낸 직후 한국경제신문 측에 맥주캔이 아닌 커피캔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기사 삭제와 정정 보도 요청을 했다. 이에 대해 한국경제신문 측은 공공운수노조에 이렇다할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한국경제신문에 소속된 다른 기자를 통해 박 모 기자에게 공공운수노조의 입장을 알렸지만 본인(박 모 기자)이 입수한 다른 사진에 맥주가 있다고 했다"라며 “박 모 기자가 본인 연락처 공유를 원치 않아 직접 통화를 못 했지만, 만약 다른 사진이 있다면 그건 별개의 얘기다. ‘대낮부터 술판’을 로비에서 벌였다고 하면서 커피 마시는 사진을 올렸는데 이건 명백한 오보고, 투쟁하고 있는 지회에 굉장히 심각한 피해를 줬다”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이 '쿠팡 본사를 점거한 노조원들이 대낮부터 술판을 벌이고 있다'라는 설명과 함께 첨부한 사진(왼쪽). 공공운수노조가 오보라며 제시한 증거 사진(오른쪽).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해당 커피는 A씨가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하며 농성을 시작한 친구를 위해 응원차 사온 것이다. A씨는 한국경제신문의 기사를 읽고 “친구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라며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했다. A씨는 “27일 멀리 김포까지 가서 커피와 추러스를 구매해 친구를 응원하러 잠깐 잠실에 갔다”라며 “보도를 보고 화가 났다. 전화해서 기사 삭제를 요청할까 생각도 했다”라고도 했다.

앞서 한국경제신문은 30일 오후 ‘[단독] 쿠팡 노조, 본사 점검하고 대낮부터 술판 벌였다’라는 제호의 기사를 발행하고 노조의 농성 방식을 꼬집었다. 기사를 쓴 박 모 기자는 “노조원들이 로비에 돗자리를 펼치고 술판까지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를 지나치는 노조의 행태에 대한 경찰의 엄정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작성했는데, 이같은 ‘사실’의 정확한 소스는 밝히지 않고 았다. 박 모 기자가 제시한 것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뿐이다. 술판 사진이라며 첨부된 사진도 ‘독자 제공’으로만 나와 있어, 중요한 ‘사실’을 다루는 데 있어 크로스체크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쿠팡물류센터지회의 로비 농성장에서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재천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국장도 “농성장에서 술판을 벌인 사실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참세상>은 한국경제신문의 유통산업부에 오보 사실 인지 여부와 수습 방법 등을 묻기 위해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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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싸우면서 대화하고 술 먹는 게 왜? 문제야? 당신들은 룸에서 노조탄압 논의하면서 술 안마셔?

  • 김진성

    어이없는 언론.. 어이없는 쿠팡.. 모두 제정신이 아니야 다들 미쳐가고만 있어

  • 김주현

    개쓰레기 언론과 기자. 사실관계 상관 없이 이미 지 멋대로 노동자들투쟁을 재단하고 있었던거다. 그러니 이따위 오보를 내고도 뻔뻔하게 나오는거지.

  • 문경락

    공공운수노조는 30일 오후 한국경제신문의 오보와 관련한 입장문에서 “보도한 사진의 화질을 흐리게 해 기사를 읽는 사람이 직접 캔의 정체를 판단하지 못하게 한 점은 기사의 의도가 노조 투쟁 음해임을 알 수 있게 한다”라며 “심지어 사진의 출처가 ‘독자 제공’이라고 되어 있는 점은 더더욱 사진의 출처가 쿠팡 자본이 아닌지 의심케 한다”라고 밝혔다.

  • 집으로

    한경 오보를 토대로 사설 쓰는 문화일보

  • 나원참

    오보로 사람들 말려 죽이려고 하는 한경. 반성도 못할지언정 참으로 뻔뻔하다.

  • 뭐가?

    저거 TE라 음료수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왼쪽꺼 제보한건 TE라 탄산이고 오른쪽은 노조에서 해명한건 바뀌어 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