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군을 보낸 나라의 백성

[단식일지 8, 9] 2004.08. 16, 17

침략군을 보낸 나라의 백성

어쩔 수 없이 나는 침략군을 보낸 나라의 백성이 되었다. 이 나라는 침략자들과 한 패거리가 되어 그 땅 사람들을 죽일 것이고, 그 땅 사람들을 죽여 빼앗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이 전쟁이 시작하기 전부터 반대했고, 우리나라의 군대를 보내는 것에 반대를 해 왔다 할지라도 어쨌든 나는 침략군을 보낸 나라의 백성이다. 내가 먹게 될 음식, 내가 집에서 켜는 전깃불, 내가 물을 데울 때 쓰는 가스, 먼 길을 갈 때 타는 버스……. 그 모든 것들에는 이미 침략과 전쟁으로 죽어간 이라크인들의 목숨이 스며 있다. 내가 세금을 내거나 내가 낼 기름 값, 가스 값, 버스 값, 음식 값 따위들은 그 값은 모두 이 전쟁과 관련이 없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값이 올랐다면 그건 이라크로 보낸 군대의 총과 탱크를 마련하느라 더 높은 세금이나 물건 값을 내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그 전보다 값을 덜 내게 된다 해도 내가 이 침략과 약탈의 공범자가 되는 건 마찬가지다. 만약 세금이나 물건 값이 내려간다면 그건 수많은 이라크인들을 죽이고, 그 땅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려서 빼앗아온 무언가가 보태어졌기 때문이다. 값이 그대로이면 상관없지 않느냐고? 어리석은 생각이다. 벌써 지난 8월 10일 이 나라는 군대를 보내 점령행위를 하는 데 쓸 돈으로 3105억 4954만원을 쓰기로 국회에서 결정했다. 그 돈이 모두 어디에서 나온 돈인가? 내가 물건을 살 때마다 냈고, 이런 저런 이름으로 꼬박꼬박 내온 세금이다. 앞으로 우리 군대가 이라크인에게 총을 들이댄다면 그건 내가 낸 세금으로 만든 총이며, 더구나 그 총으로 이라크인을 죽게 한다면 그 총알 또한 내가 낸 세금으로 만든 총알이다. 우리 군대가 이라크인 하나를 죽이는 순간, 동시에 나는 그 이라크인을 죽게 만든 공범자가 되는 것이다.

나는 침략자다, 나는 약탈자다. 나는 나에게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은 이라크인에게 총을 들이댈 것이고, 여전히 나를 친구로 여기는 이들을 죽이게 될 것이다. 아니라고, 아니라고, 누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일제 시대 조선을 침략한 일본의 국민들은 결국 조선의 핏값으로 제 나라에서 기름진 음식을 먹고 산 것이 아닌가? 이 전쟁 앞에서 떳떳할 수 있는 자 아무도 없다. 당장 돌아오게 해야 한다, 전쟁을 끝내야 한다.

7월 말, 울진 군청 앞에서 군민들과 함께 파병철회 작은 문화제를 준비하던 때 한 플래쉬를 보고 나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그 플래쉬는 대구에 사는 박선주 님이 한겨레의 왜냐면에 쓴 글을 바탕글로 삼아 만든 것이었는데, 그 가운데 한 대목이 이랬다.

“……부끄러운 나라에 살고 있는 부끄러운 사람입니다. 어릴 적부터 남을 때리지 말라고 배웠고 어린아이를 때리면 부모님께 혼났습니다. 그리고 이제 세 살짜리 아이를 둔 부모가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약한 자를 때리지 말라고 가르쳐왔습니다. 그러나 이젠 아무것도 가르칠 수 없습니다. 난 수천 명의 아이들이 폭격을 피하려고 숨어있는 지하실에 정확히 명중시킨 나라에 손뼉을 치는 사람입니다. 내 나라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 아이가 감기에 걸렸는데 이라크 수만 어린이들의 죽음보다 내 아이 감기를 걱정해주는 자애로운 대통령이 있는 나라에 목숨 부지하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매일 싸우는 것 같아도 아이들을 죽이느라 피곤한 미군들이 곤히 잠들 수 있도록 막사도 지어주고 미군들의 총이며 짐을 얼른 받아주기 위해 공병을 보내기로 하는 데는 힘을 합치고 있습니다. 내손에 칼은 없지만 난 분명 남의 아기를 죽였고, 그 옆에서 울며 막아서는 엄마를 또 죽이고, 내일은 그들 가족, 그들 이웃 모두를 죽일 겁니다. 이런 고통을 잘 참았던 대가로 난 내일 고기가 오른 밥상을 대하겠지요. 그 아이들의 살점이 대신해서 내 입으로 들어가 단맛을 내고 내 속에서 오장육부를 튼튼히 하겠지요. 그렇게 난 살이 찌겠지요. …… 아, 저는 살려달라 애원하는 수만의 아이를 무차별로 총질하며 한 팔로는 내 아이를 감싸고 있는 천박한 어미가 되었습니다. ……”

그래, 이제 우리가 밥상에서 먹는 고기는 울며 죽어가는 이라크 아이들의 살점이며, 불을 얻기 위해 태우는 기름은 이라크 인들이 흘린 피에 다르지 않다. 전범, 우리는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국민이다.

2003년 4월, 바그다드가 미군에게 함락당하고, 미군 탱크 앞에서 일인 시위


소망나무 터

집회에 함께 하느라 서울에 올라온 길에 그 동안 못 본 다른 볼일도 보고 가야겠다싶어서 서울에 하루 더 머물고 있었다. 마침 울진에서 같이 올라온 선생님 가운데 햇살 님도 서울에서 연수가 있어 며칠 더 서울에 계셨다. 그래서 햇살 님과 약속을 잡아 저녁에 대학로로 나갔다. 약속 장소인 풀무질 책방으로 가는 길은 혜화역 4번 출구에서 나간다. 혜화역 4번 출구, 지난겨울 꼬박 한 달 천막을 치고 소망나무를 가꾸던 곳. ‘대명거리’라고 써 있는 빗돌이 있는 자리, 지금은 아무 것도 없다. 그 앞으로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그 앞을 지나치면 꼭 이사간 옛집 앞이라도 지나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천막 한 구석에서는 동치미 님이 열심히 나뭇잎을 오리고, 또 저편 한 구석에는 코알라 님이 물감 붓으로 무언가 선전물을 만들고 있을 것만 같다. 파니 누나가 노래를 하고, 신우가 오가는 사람들 앞에서 쉼없이 ‘파병에 반대합니다’ 하며 말을 건넬 것 같다. 그 때 우리가 색종이로 오려 만든 나뭇잎 소망들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어찌보면 우리가 바라는 소망은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 아주 소박하다. ‘우리는 이웃 나라 동무들을 죽이고 싶지 않아요, 우리는 남의 것을 빼앗고 싶지 않아요, 사이좋게 살고 싶어요.’ 우리는 감히 너무 커다란 소망을 품은 거였을까? 사이좋게 살고 싶다는, 남의 것을 빼앗고 싶지 않다는 바람은 우리 같은 이들은 그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걸까?

혜화역 4번 들머리 소망나무 터를 지나 풀무질 책방까지 걷는 동안 참 많은 기억들이 지나쳤다. 하지만 그건 단지 힘없이 그 때를 그리는 마음이 아니었다. 오히려 힘이 솟았다. 소망나무 터를 지나며 아주 기운이 났다. 정말 많은 분들이 소박한 모습, 수줍어하는 마음으로 함께했지만 동시에 그 소박함과 수줍음은 간절함이기도 했다. 거리에, 사회에, 세상 앞에서 무언가를 나서서 말하기에는 익숙하지 못한 분들이 많았지만 꽃 한 송이를 들고, 나뭇잎을 오려 들고 찾아주던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 분들은 지금 함께 아파할 거다. 그리고 함께 괴로워하고 있을 거다. 그럴 거라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걸음이 힘차졌다.

풀무질. 가끔 서울에 올라오면 일부러라도 들러 책 구경도 할 겸 인사를 드리러 간다. 마침 아저씨는 저녁을 들고 있었다. 지금 굶고 있다면서요? 벌써 알고 계셨다. 그러면서 걱정하는 말씀을 한다. 내가 아저씨를 알게 된 것도 역시 지난 소망나무 이어굶기를 할 때. 아저씨는 잠깐씩이라도 짬을 내어 날마다 소망나무 터에 들러 가곤 했다. 그리고 날마다 책을 한 권씩 주고 갔고, 아저씨가 일부러 써서 책방에 오는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는 글을 한 편씩 주곤 했다. 아저씨는 착한 분이기도 하지만 그 말만으로는 모자라는 바른 분이다. 소망나무의 기억에 이어 아저씨를 만나고 나니 더 힘이 났다. 아주 고마운 힘.

학살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인터넷을 살펴보니 이라크에서 보내온 동화의 새 일지가 두 편이나 올라와 있다. 살람 아저씨 사진을 함께 보냈는데 언제 봐도 코끼리 같은 아저씨 모습이 무척 반가웠다. 재미나게 아저씨에 대한 얘기를 읽어 내려가다가 끝 단락에 가서 가슴이 턱 막혔다. 신문 기사로 보았던 사마라의 학살에 대한 얘기였다. 폭탄 수백 톤, 오십 명이 넘는 죽음. 그리고 어제는 팔루자에서 나자프로 양식과 의약품을 지원했다고 한다. 4월에 한참 팔루자를 봉쇄해놓고 학살을 벌일 때 바그다드에서 물과 양식, 의약품을 보내던 것과 비슷하다. 팔루자는 주로 수니파 사람들이 많고, 나자프는 쉬아파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점령군의 학살 앞에서 수니와 쉬아는, 팔루자와 나자프는 한 운명으로 서로를 돕는 모습이라 했다. 아부알리 아저씨의 집에 갔다가 옴알리 아줌마와 옴노판 아줌마가 사드르 시티에서 벌어지는 일을 흥분해서 얘기한다는 대목을 읽으니 차라리 사드르 시티의 참상을 그대로 일러주는 것보다 더 마음이 에였다. 80년 광주보다 더한 학살, 만행이 그곳에서 저질러지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바보이거나 아니면 더할 수 없이 뻔뻔하거나 둘 중의 하나일 거다.그게 단지 바그다드와 서울이 너무 멀다는 까닭 때문이기만 한 걸까?

인터넷 자료를 살피던 가운데 어느 게시판에선가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그대로 담긴 동영상을 보았다. 화면 속은 숨 가쁘다. 총알이 빗발치는 속에서 저항군으로 보이는, 아니 집에 둔 총을 들고 나온 민간인으로 보이는 이라크 인들이 바삐 오가며 총알이 빗발치는 쪽에 대고 총을 쏘았다. 그러다 피융, 총알 하나가 정확하게 이라크 청년의 관자놀이를 꿰뚫었다. 청년은 수직으로 쓰러졌고, 총알이 뚫고 간 자리로 머리 안에 있는 쏟아져 나왔다. 먹은 것도 없는데 헛구역질이 일었다. 그 한 장면이면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가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지만 함께 모임을 하는 게시판으로는 복사해 놓지 않았다. 누구에게 권하기에는 너무 무서운 그림이기 때문이다.

오늘 (18일) 신문을 보니 미군은 먼 거리에서 총알을 난사해댈 수 있다는 로봇마저 이라크에 들여 놓았다고 한다. 장애물을 뚫고 지나길 수 있는, 회전이 가능한 로봇이라 한다. 그리고 그걸 움직이는 건 마치 전자오락실에서 게임을 할 때 그림을 움직이게 하는 막대와 단추 손잡이(조이스틱)라고 한다. 총에 맞은 그 이라크인의 머리에서는 뇌와 골수와 피곤죽 같은 어떤 것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건 전쟁이 아니라 학살이다, 게임처럼 즐기는 학살. 그리고 우리는 그 학살에 동참한 학살자.

[단식일지7]전범은 노무현 정권이다
[단식일지6]11월로 미룰 수 없는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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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 파병철회 , 단식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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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종복

    '11월로 미룰 수 없는 싸움이다'에 짧은 글을 쓰고 이 곳에 다시 쓴다.
    그 날 박기범 님이 책방에 왔을 때 나는 너무 무안했다. 입 안에 잔뜩 먹을거리를 물고 있는 내 모습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나도 한 때는 밥 굶기를 할까 하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곧 새학기가 시작되고 밥 굶기를 했다가는 쓰러질 것 같았다.
    지율 스님이나 박기범 님이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모두 하며 밥을 굶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을 제쳐 두고 죽어가는 목숨을 살리기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이지.
    그렇다. 박기범 님 말대로 나는 학살자요, 침략자다. 내가 하루하루 편하게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속에서 이라크 아이들은 죽어간다. 내 아이를 배불리 먹이겠다는 생각이 이라크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간다.
    제발 이런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하나. 내 아이에게 자기 목숨 지키기 위해 남의 목숨 죽여도 된다고 언제까지 가르쳐야 하나. 하루하루 사는 것이 지옥이다. 오늘도 해는 뜨고 삼라만상은 다 제 뜻대로 푸르게 자라는데 왜 내 마음은 이렇듯 답답하고 어둠의 굴 속을 헤매는 것일까.
    그래, 우리 같이 가야 한다. 이런 살아있는 것을 아끼는 마음을 모아 배고프고 헐벗은 사람들이 어깨를 겯고 함께 걸어가야 한다.

    며칠 전에 쓴 작은 글을 이 곳에 옮겨 본다. 그 날 박기범 님에게 드린 글이다.
    우리 마음 속에 남아있는 맑은 기운을 모아 세상의 아름다운 빛을 만드는데 함께 하기를 빈다.


    박정희와 지율

    지금 박정희는 박정희 기념관을 짓겠다는 사람들에 의해 다시 태어나려 하고 지율은 천성산의 뭇생명을 살리기 위해 50여 일이 넘는 목숨 건 밥 굶기로 죽을 지도 모른다.
    한반도 남녘의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박정희 시대에 이루어졌던 경제발전을 좋아한다.
    경제가 발전하면 세상이 평화롭고 행복해질까. 경제가 발전했다고 하는 나라의 사람들은 행복할까. 오래 전 부터 미국의 밤거리는 총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되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 이후, 미국은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생각으로 다른 모든 나라 사람들을 예비 살인범으로 몰고 있다. 실상은 미국의 패권주의자들과 자본가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돈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다른 나라의 여자들과 아이들의 죽이는 살인마가 되었다.
    박정희 기념관을 지으려고 안달이 난 사람들의 마음 속에도 돈을 사람의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은 아닐까. 경제개발을 위해서 라면 사람과 뭇생명들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이렇게 해서 이룬 경제발전은 누구를 이롭게 하는가. 결국 가진 자들의 배를 불리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그들이 즐기는 평화는 배고프고 헐벗은 사람들의 목숨을 건 끝없는 노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가.
    더 이상 경제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삼라만상을 다 죽이지 마라. 나라의 살림을 살찌운다는 이름으로 이라크의 착한 인민들을 죽이러 남녘의 군대를 보내지 마라.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돈에 눈이 멀어 세상을 다 죽이는 사회가 아니다. 허울뿐인 자유 민주주의가 아니다. 우리는 배고프고 헐벗은 사람들의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원한다.
    지율, 가녀린 스님 한 사람의 맑고 밝은 목소리가 세상을 살리고 있다. 그는 왜 목숨을 걸고 밥을 굶으며 싸우는 것일까. 단지 천성산의 도롱뇽을 살리기 위해서 일까.
    "지금 저는 청와대 앞 노숙장소를 잠시 벗어나 청와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당신은 저의 가난한 잠자리 마저 이제 허용하지 않겠다고, 이번 주 안에 저를 처리하라고 했다지요. 그래서 저는 조용히 한 켠에 비켜서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저를 멀리 보내고 싶어하지만, 저는 그렇게 보내려는 당신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지금 보다 얼마나 더 가난해져야 당신이 제게서 빼앗을 것이 아무 것도 남지 않을까요...."
    이 글은 얼마 전 지율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쓴 편지 중 일부다. 모든 것이 경제논리에 빠져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을 버려 뭇생명을 살리려 한다. 그러면서도 자기를 한없이 낮춘다. 자기 속에 있는 가난한 욕망조차 버리려 한다.
    이제 제발 살아있는 것을 마구 죽이는 개발독재자 박정희의 망령에서 벗어나자. 우리 경제를 살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이룬다는 사탕발림으로 이라크 아이들을 죽이러 가는 파병을 막아야 한다. 사람이 몇 십분 빨리 가기 위해 천성산의 수천 수만의 생명을 죽이는 고속철도는 필요없다.
    아! 지율 스님 제발 죽지 마세요. 좋은 세상 올 때까지 살아남아 싸워야 해요.

    2004년 8월 20일 맑은 아침 햇살이 창 가득한 때, 풀무질 일꾼 은종복 씀.

  • 은종복

    '11월로 미룰 수 없는 싸움이다'에 짧은 글을 쓰고 이 곳에 다시 쓴다.
    그 날 박기범 님이 책방에 왔을 때 나는 너무 무안했다. 입 안에 잔뜩 먹을거리를 물고 있는 내 모습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나도 한 때는 밥 굶기를 할까 하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곧 새학기가 시작되고 밥 굶기를 했다가는 쓰러질 것 같았다.
    지율 스님이나 박기범 님이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모두 하며 밥을 굶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을 제쳐 두고 죽어가는 목숨을 살리기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이지.
    그렇다. 박기범 님 말대로 나는 학살자요, 침략자다. 내가 하루하루 편하게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속에서 이라크 아이들은 죽어간다. 내 아이를 배불리 먹이겠다는 생각이 이라크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간다.
    제발 이런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하나. 내 아이에게 자기 목숨 지키기 위해 남의 목숨 죽여도 된다고 언제까지 가르쳐야 하나. 하루하루 사는 것이 지옥이다. 오늘도 해는 뜨고 삼라만상은 다 제 뜻대로 푸르게 자라는데 왜 내 마음은 이렇듯 답답하고 어둠의 굴 속을 헤매는 것일까.
    그래, 우리 같이 가야 한다. 이런 살아있는 것을 아끼는 마음을 모아 배고프고 헐벗은 사람들이 어깨를 겯고 함께 걸어가야 한다.

    며칠 전에 쓴 작은 글을 이 곳에 옮겨 본다. 그 날 박기범 님에게 드린 글이다.
    우리 마음 속에 남아있는 맑은 기운을 모아 세상의 아름다운 빛을 만드는데 함께 하기를 빈다.


    박정희와 지율

    지금 박정희는 박정희 기념관을 짓겠다는 사람들에 의해 다시 태어나려 하고 지율은 천성산의 뭇생명을 살리기 위해 50여 일이 넘는 목숨 건 밥 굶기로 죽을 지도 모른다.
    한반도 남녘의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박정희 시대에 이루어졌던 경제발전을 좋아한다.
    경제가 발전하면 세상이 평화롭고 행복해질까. 경제가 발전했다고 하는 나라의 사람들은 행복할까. 오래 전 부터 미국의 밤거리는 총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되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 이후, 미국은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생각으로 다른 모든 나라 사람들을 예비 살인범으로 몰고 있다. 실상은 미국의 패권주의자들과 자본가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돈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다른 나라의 여자들과 아이들의 죽이는 살인마가 되었다.
    박정희 기념관을 지으려고 안달이 난 사람들의 마음 속에도 돈을 사람의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은 아닐까. 경제개발을 위해서 라면 사람과 뭇생명들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이렇게 해서 이룬 경제발전은 누구를 이롭게 하는가. 결국 가진 자들의 배를 불리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그들이 즐기는 평화는 배고프고 헐벗은 사람들의 목숨을 건 끝없는 노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가.
    더 이상 경제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삼라만상을 다 죽이지 마라. 나라의 살림을 살찌운다는 이름으로 이라크의 착한 인민들을 죽이러 남녘의 군대를 보내지 마라.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돈에 눈이 멀어 세상을 다 죽이는 사회가 아니다. 허울뿐인 자유 민주주의가 아니다. 우리는 배고프고 헐벗은 사람들의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원한다.
    지율, 가녀린 스님 한 사람의 맑고 밝은 목소리가 세상을 살리고 있다. 그는 왜 목숨을 걸고 밥을 굶으며 싸우는 것일까. 단지 천성산의 도롱뇽을 살리기 위해서 일까.
    "지금 저는 청와대 앞 노숙장소를 잠시 벗어나 청와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당신은 저의 가난한 잠자리 마저 이제 허용하지 않겠다고, 이번 주 안에 저를 처리하라고 했다지요. 그래서 저는 조용히 한 켠에 비켜서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저를 멀리 보내고 싶어하지만, 저는 그렇게 보내려는 당신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지금 보다 얼마나 더 가난해져야 당신이 제게서 빼앗을 것이 아무 것도 남지 않을까요...."
    이 글은 얼마 전 지율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쓴 편지 중 일부다. 모든 것이 경제논리에 빠져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을 버려 뭇생명을 살리려 한다. 그러면서도 자기를 한없이 낮춘다. 자기 속에 있는 가난한 욕망조차 버리려 한다.
    이제 제발 살아있는 것을 마구 죽이는 개발독재자 박정희의 망령에서 벗어나자. 우리 경제를 살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이룬다는 사탕발림으로 이라크 아이들을 죽이러 가는 파병을 막아야 한다. 사람이 몇 십분 빨리 가기 위해 천성산의 수천 수만의 생명을 죽이는 고속철도는 필요없다.
    아! 지율 스님 제발 죽지 마세요. 좋은 세상 올 때까지 살아남아 싸워야 해요.

    2004년 8월 20일 맑은 아침 햇살이 창 가득한 때, 풀무질 일꾼 은종복 씀.

  • 강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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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병원이 포기한 모든 병을
    이제는 집에서 자정요법으로 간단히 고친다.
    초등학생도 배울 수 있고 유치원생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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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졸업장만 가지고서,
    자정요법으로 많은 불치병 환자들을 돌봐주고
    100억대 부와 명예를 거머쥔 사람이 있다.
    이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
    환자들은 입 소문으로 찾아왔고
    종합병원에서도 치료를 포기한 사람들.....
    치료효과가 아니면 무엇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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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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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성공하십시요...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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