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사찰에 뿔난 시민들, ‘사이버사찰긴급행동’ 출범

‘사이버사찰금지법’ 제정, 피해자 지원, 공권력 항의행동 나설 것

시민사회가 공권력의 무분별한 사이버 사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사이버사찰긴급행동’을 출범했다, 사이버사찰긴급행동은 검찰과 경찰에 대한 항의운동 및 피해자 지원, 법제도 개선 등의 활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앞서 검찰이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 카카오톡을 압수수색해 3천 여 명의 달하는 개인정보 및 메신저 대화 등을 사찰한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심지어 이 사건을 계기로 과거 공권력이 파업 등의 투쟁을 벌였던 노동자들과 시민 등의 카카오톡, 밴드 등을 무분별하게 사찰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사이버 사찰 피해자들을 비롯해 민주노총법률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노동당, 진보네트워트센터,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18개의 인권, 법조, 학계, 시민사회단체 등은 23일 오후 2시,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12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버사찰긴급행동’을 발족했다.

검찰의 사이버사찰 피해 당사자인 시민 이요상 씨는 “500명 정도 시민들이 모여있는 카톡방에 누군가가 정진우 부대표를 초대했다. 단지 그 방에 있었다는 이유로 500여 명 시민들의 개인 신상이 검찰로 넘어갔다”며 “도대체 어떤 대화 대용과 개인 정보가 검찰에 들어갔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정부와 검찰, 카톡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하고 정보안전법이 만들어질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정진우 부대표에 대한 검찰의 사이버 사찰 논란이 확대되자, 검찰은 16일 재판부에 정진우 부대표의 보석취소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정진우 부대표가 국가 혼란을 야기하고, 민간기업을 위기로 빠뜨렸다는 주장이다.

피해자인 정 부대표는 “검찰은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반성하기는 커녕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오히려 검찰이 민간기업인 카카오톡에 책임을 덮어씌웠고, 공방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사이버사찰긴급행동은 박근혜 정부와 검,경이 국민들을 어떻게 감시, 통제하려 했는지 실상을 밝히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이버사찰긴급행동은 이날 출범을 시작으로, 이달 말 까지 ‘사이버사찰 금지법을 요구하는 1만인 선언’에 나설 예정이다. 검찰청 앞 릴레이 기자회견과 집단 민원 조직 등으로 검찰과 경찰에 대한 항의행동도 벌여나간다.

아울러 정진우 부대표를 비롯해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 사회적 대응도 진행한다. 장여경 사이버사찰긴급행동 집행위원장은 “정진우 씨 사건으로 사찰 피해를 당한 제3자의 경우 헌법소원을 진행할 예정이며, 정진우 씨의 경우 영장 집행의 위법성을 이유로 손해배상 내지 국가배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이버사찰긴급행동은 일명 ‘사이버사찰금지법’ 제정 등 법개정 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11월 초까지 사이버사찰금지법 초안을 마련한 뒤, 참여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입법안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사이버사찰금지법’은 △사이버 상에서 송수신되는 정보 및 전기통신에 관련된 정보 등에 대한 국가기관의 사찰이나 정보수집의 원칙적 금지 △전기통신 정보에 대한 수사기관의 접근 및 정보취득에 대한 엄격한 법적 통제장치 마련 △피의자의 참여권 강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조영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디지털시대의 압수수색은 집 한 채를 통째로 가져가 버리는 것과 같다. 사생활은 물론이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제 3자의 개인정보까지 털리게 된다”며 “ 압수수색이 남용되고 제3자의 참여권이 보장 되지 않는 등 현재의 아날로그적 압수수색 방식은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이버사찰긴급행동’은 출범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권력자들에게 감시 통제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사생활과 통신 비밀의 기본권을 갖는 주권자”라며 “우리는 만인과 함께 사이버사찰금지법 제정운동을 시작하고,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을 남발해 온 수사기관에 지속적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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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이

    나라에서 국민을 상대로 몽둥이질 하는것을 보고만 있는나라의 국민병신들 다~~~아 같이 뒤져 버립시다 슬프고 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