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못 받는 노동자 227만명, 역대 최고 수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57만명이 증가했다"

국내 임금노동자 8명 중 1명은 법정 최저임금(5,210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17일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 연구위원은 통계청이 지난 8월에 실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를 분석했다.

2014년 8월, 227만명의 노동자가 최저임금 못 받아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임금노동자 1,877만명 중 12.1%인 227만명이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5,210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비정규직이 211만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는 2001년 8월 59만명(전체 임금노동자 중 4.4%)에서 2009년 3월 222만명(13.8%)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다 감소세로 돌아섰고, 2012년 8월에는 170만명(9.6%)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작년 3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더니 2014년 8월에는 227만명(12.1%)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2년 만에 57만명(2.5%)이 증가한 것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제도가 저임금계층 일소, 임금격차 해소, 분배구조 개선이라는 본연의 목적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근로감독 행정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저임금 노동자와 여성 등 상대적 약자, 비정규직의 임금에 직접적이고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 227만명 중 기혼여성이 115만명(50.6%)으로 나타났으며, 기혼남성은 48만명(21.1)으로 상대적으로 기혼여성에 비해 적었다.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가 163만명(72%)으로 저학력층에 집중됐으며, 연령계층별로는 55세 이상이 97만명(42.5%)와 25세 미만45만명(20%)으로 고령자와 연소자에게 집중되었다.

또한 산업별로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사회지원서비스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 4개 산업에서 126만명(55.6%)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줬고, 10인 미만 영세업체가 158만명(69.6%)로 다수를 점했다.

그리고 정부부문인 공공행정에서 종사하는 노동자 13만명(5.6%)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불평등, OECD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2위...비정규직 비율도 50% 넘긴 것으로 보여"

한편, 2014년 8월까지 전체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 규모는 852만명(45.4%)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정규직 규모가 최고 정점을 찍던 2007년 3월 879만명보다 감소했지만, 2014년 3월 823만명(44.7%)보다 증가한 것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자영업자로 잘못 분류하고 있어 실제 비정규직 규모는 50% 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남자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할 때, 여자 정규직 임금은 67%, 남자 비정규직 임금은 54%, 여자 비정규직 임금은 36%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는 100:50으로 고착화되었고, 비정규직 여성에게 차별이 집중되는 경향은 과거와 다르지 않았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저임금계층이 24.5%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고, 임금불평등은 상위와 하위의 차가 5배로 멕시코 다음으로 심하다”면서 “또한, OECD 국가 중 고용이 가장 불안정하고, 초단기근속의 나라가 됐다”고 분석했다.
덧붙이는 말

문주현 기자는 참소리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참소리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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