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평가 중 ‘양아치’ 막말, 정용건 후보 문제제기

전재환 후보 측 “현장서 사과”...직선제 대전 유세

민주노총 임원 직선제 후보들이 24일 대전을 찾았다. 정용건(위원장)-반명자(수석부위위원장)-이재웅(사무총장), 한상균-최종진-이영주, 허영구-김태인-신현창, 전재환-윤택근-나순자 후보조(기호순) 등 4개조 후보조는 이날 오후 7시부터 민주노총 대전본부에서 합동연설을 했다.

연설 이후 후보들은 3개의 공통 서면질의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해법을 내놨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진보정당의 평가와 방향, 민주노총 총파업을 위한 기초 작업, 민주노총 지역본부 강화 약속이 그동안 지켜지지 않은 원인 등이다.

이 과정에서 기호4번 윤택근 후보가 민주노총 평가 관련 입장 차이를 말하던 중 ‘양아치’라는 표현을 사용해, 기호1번 정용건 후보가 사과를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합동유세 지역 유권자 50여명 참석...강조점 달라

민주노총 임원 직선제 후보 대전 합동유세엔 50여명이 참석했다. 후보 측은 유세 전부터 선거 공보물을 들고 선전에 나서는 등 활발하게 움직였다.

정책자료집과 두 차례의 합동토론회 등에서 드러난 것처럼 강조점은 달랐다. 기호1번 후보조는 당면한 공무원연금 투쟁을 중심으로 한 사회연대전략, 기호2번은 박근혜 정부에 맞선 총파업 투쟁, 기호3번은 산별 중심이 아닌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기호4번은 힘 있는 민주노총을 통한 진보대통합을 강조했다.

유세에서 기호2번 최종진 후보는 “언행일치 지도부, 박근혜 정권과 한판대결, 2015년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으로 박근혜 정권에 맞서기 위해 출마했다”면서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와 민영화 저지, 비정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투쟁을 안고 내년 전국전선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영주 후보는 “후퇴와 패배도 있었지만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좌절이었다”면서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할 수 있도록 우선 투쟁이 가능한 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무직 도입과 투쟁기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호3번 신현창 후보는 “민주노총이 이제는 비정규직 조직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방점을 확 찍고 가야 한다”면서 “정리해고다 뭐다 정규직이 잘리고 조합원이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 유입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없다. 이것이 민주노총의 위기라고 본다”고 밝혔다.

허영구 후보는 “민주노총 혁신안을 제시한다”면서 “운동이 좀 더 솔직하고 좀 더 도덕적이 되어야 한다. 제가 위원장에 당선되면 민주노총 사무실을 1주일 안에 빼겠다. 노동부에 돈을 돌려주고 자주성 회복하는 운동을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기호4번 전재환 후보는 “정치세력화 사분오열 되어 있다. 목표와 전략이 없는데 흔들리는 민주노총 현실은 너무 당연한 것 아니겠나”라면서 “저는 민주노총 전략과 목표를 다시 세우겠다. 민주노총 20년 돌아보고 앞으로 20년 어떻게 갈 지 전망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윤택근 후보는 ‘차이보다 공통점을 소중히 여기는’ 민주노총의 통합력과 지역본부 강화를 내걸면서 “박근혜 정권의 폭거에 맞서 싸우는 가장 일차 힘은 지역본부 강화이다. 핵심은 지역 총파업 총궐기 투쟁에 지역본부가 지역 참모 지휘부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호1번 이재웅 후보는 “비정규 노동자를 조직하지 않는다면 민주노총의 노동자 대표성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며 ”민주노총의 핵심 사업은 이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것이다. 조직화의 경험과 내용을 체계화해 전국에서 비정규직 조직화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용건 후보는 “민주노총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사회연대전략을 제출한다”면서 “80만 조합원이 동의할 수 있는 새로운 의제를 제안하는데, 노동기본권 투쟁에 연금과 세금, 의료와 복지 등 사회적 안전망을 임금단체협상투쟁에 새로운 엔진으로 탑재하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용건 후보 측 유세 직후 문제제기...전재환 후보 측 사과
선관위 공식 문제제기는 아직


한편, 3개 공통 서면질의 답변에서 기호4본 윤택근 후보가 민주노총 평가 가운데 지역본부 강화 관련 마지막 질문에 마지막 순서로 답변하다 ‘양아치’ 발언으로 막말 논란이 일었다.

윤 후보는 이날 민주노총 지역본부 강화 과제가 선거 때마다 나왔지만 이행되지 않은 원인과 계획을 묻는 질의에 “답변하기에 앞서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다들 20년 민주노총을 전망 없고, 추락했고, 형편없는 민주노총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내가 하겠다’ 하는데, 우리 실력대로 열심히 싸웠다”면서 “지금도 연맹 위원장을 비롯한 많은 간부들이 헌신적으로 활동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이) 싸울 때 제대로 싸우지 못한 부족함이 있는 건데, 그걸 다들 거의 뭐 양아치 수준으로 해 버리면 민주노총 어떻게 되겠는가”라면서 “뺄셈하지 말고 덧셈하자는 것이다. 부족하면 보충하고 잘못된 것은 서로 지혜를 내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합동유세가 끝나고 기호1번 정용건 후보 측은 윤 후보의 '양아치' 표현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며 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문제제기했다.

정 후보와 이재웅 후보 등은 제기 이유에 대해 25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문제제기를 ‘양아치’라고 하면 제기한 후보자들이 양아치 짓을 한 사람이 돼 버리는 것”이라며 “양아치 발언은 자질 문제 뿐 아니라 적절치 못한 발언이기 때문에 선관위에 제기했고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노총 투쟁과 사업에 대해 서로 평가하고 판단한다. 옳고 그름은 조합원이 판단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기호4번 측은 관련해 현장에서 사과했다고 밝혔다. 전재환 후보는 “(양아치는) 지나치고 과도한 표현이다. 현장에서 사과했다”면서 “윤 수석부위원장 후보는 민주노총이 절망적이고 희망이 없다고 하면 누가 기대를 갖겠는가 하는 맥락에서 발언한 것인데, 단어가 부적절하게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기호2번 이영주 후보는 “선본 내에 여러 의견이 있지만 공통 입장은 비판과 평가를 받아들이는 자세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고, 기호3번 허영구 후보는 “잘못된 발언”이라고 전했다. 허 후보는 “내용에 대해 지적하면, 지난 10년 동안 민주노총을 집행한 세력들이 아직 반성하는 태도를 잘 안 보이는 것에 대한 반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이와 관련해 공식 문제제기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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