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경찰 호위 속 양우권 열사 외면

EG테크, 상경투쟁 중단 조건 달며 여전히 교섭 거부…“경찰이 살인자 보호했다”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양우권 열사가 노동탄압에 맞서 자결한 지 열흘째, EG그룹 박지만 회장은 열사와 조합원들의 요구를 외면했다.
  5월19일 양동운 지회장이 "우리가 유족이다. 박지만 회장은 우리를 직접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항의하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강정주]

19일 저녁 6시경 EG그룹 본사 앞에서 상경투쟁을 벌이던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은 후문 주차장을 통해 본사 건물을 빠져나가려는 차에 탄 박지만과 맞닥뜨렸다. 조합원들은 양우권 열사 영정 사진과 요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주차장 앞에 섰다. 조합원들은 “열흘째 열사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 박지만 회장은 노조를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EG테크는 여전히 상경투쟁 중단과 대표이사 조문을 전제조건으로 내걸며 열사 특별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5월19일 서울 EG그룹 본사 주차장 앞에서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박지만 회장에게 면담을 요구하며 기다리고 있다. 경찰이 박지만 회장 차가 건물을 빠져나가도록 조합원들을 한 명씩 옆 길로 끌어내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강정주]

건물 주변에 있던 경찰들은 순식간에 조합원들에게 몰려왔다. 경찰은 조합원들의 사지를 들어 건물 옆으로 내몰았다. 경찰은 박지만 회장을 만나겠다고 절규하는 조합원들을 두세겹씩 둘러싸고 결박하며 박지만 회장 차가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확보했다.
  5월19일 박지만 회장이 탄 차가 조합원들을 외면한 채 경찰의 호위 속에 건물을 빠져나가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강정주]

조합원들은 “유족이 노조에 장례 절차와 관련한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 상복을 입고 있는 우리가 모두 유족이다. 박지만 회장은 우리를 직접 만나라”고 외쳤다. 박지만 회장은 30여 분 만에 경찰의 호위 속에 건물을 빠져나갔다. 조합원들은 경찰이 부순 열사 영정 피켓을 잡고 분노하며 오열했다.
  5월19일 경찰이 박지만 EG그룹 회장 차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조합원들을 두세겹씩 에워싸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강정주]

상황이 끝난 뒤 지회는 저녁 7시 EG그룹 본사 앞에서 상경투쟁 5일차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양동운 포스코사내하청지회장은 “양우권 열사의 죽음은 누가봐도 타살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이 악랄한 탄압을 해서 사람을 죽였다”며 “오늘 경찰이 살인자 박지만을 지켜줬다”고 분노했다.
  5월19일 박지만 회장이 건물을 빠져나간 뒤 조합원이 경찰이 부순 피켓을 들고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강정주]

양동운 지회장은 “대통령의 동생이라서 보호하는 것이냐. 권력을 가졌으면 노동자를 죽여도 아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느냐. 억울하다”며 “열흘 동안 차가운 냉동고에 있는 열사를 하루빨리 편안히 보내드리고 싶다. 하루빨리 열사와 유족에게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5월19일 조합원들이 EG그룹 본사 앞에서 상경투쟁 5일차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강정주]

  5월19일 조합원들이 EG그룹 본사 앞 인도에서 노숙을 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양우권 열사가 자결한 날부터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15일부터 무기한 상경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강정주]

이날 촛불문화제에서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억울하게 죽었다. 포스코와 EG테크는 노동탄압을 즉각 중단하라”며 “박근혜 정권의 반노동 정책이 양우권 열사를 죽였다. 박근혜에게 책임을 묻겠다. 노동자 학살 행렬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휴=금속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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