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정보원 출범식, 해고자 대화 요구에 경찰 투입만

“보건복지정보개발원, 해고자 문제 해결 없이 이름 바꾼 새출발은 기만”

900일 넘게 비정규직 해고 문제에 맞서 원직복직을 요구하고 있는 보건복지정보개발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회보장정보원’ 출범식장을 찾았지만, 바로 쫓겨났다.


  대화를 요구하러 출범식장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바로 직원들에게 밀려나고 있는 봉혜영 분회장

‘보건복지정보개발원’은 복지급여와 서비스를 지급하는 등 대상자의 수급 이력, 정보를 관리하는 기관이다. 이 기관은 지난해 12월 30일 제정된 이른바 ‘송파 세 모녀법’이라고 불리는 ‘사회보장급여의 이용, 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7월 1일부터 ‘사회보장정보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출발했다. 사회보장정보원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대상자 발굴과 사회보장 정책 연구, 사회보장 영역 정보화의 총괄 기획을 강화한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하지만 복지 사각지대 해결을 위한다는 기관이 새로 출범하는 자리에서 비정규직 해고자들과의 대화를 거부해 노동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1일 1시 20분께 프레스센터 20층 사회보장정보원 출범식에 들어가려는 봉혜영 서울일반노조 보건복지정보개발원 분회장과 공동대책위 관계자들은 입구에서 얼굴을 알아본 직원들에게 방화계단 끝까지 밀려났다. 이어 학생 4명이 현수막을 들고 출범식장 단상에 올라 “해고 문제 해결 없이 사회보장정보원 출범은 기만이다”, “원희목 원장이 직접 해고자 문제 해결하라”고 외치다 이내 엘리베이터까지 끌려 나왔다.



복도 끝 방화문 입구에서 정보원 직원들에게 막힌 봉혜영 분회장은 “책임자인 인재개발부장이 나오면 잠깐 1층에 내려가서 대화만 하고 끝내겠다. 잠깐이라도 보자는 약속만 하면 가겠다”고 했지만, 허 모 인재개발부장은 끝내 대화에 나서지 않았다. 허 부장은 출동한 경찰에게 강력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며 경찰 책임을 거론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봉혜영 분회장은 “900여 일간 대화하자는 공문을 보내도 무응답이고, 전화를 해도 연락을 안 받아서 이 자리까지 찾아왔다.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나서지 않는다면 앞으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원희목 원장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복지를 책임지겠다며, 악어의 눈물만 남발하는 원희목 원장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봉 분회장과 공대위는 오후 3시까지 방화문 앞에서 대화를 요구하다 프레스센터 입구로 내려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봉 분회장은 “해고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정보원은 복지시스템을 관장할 정부기관이라 볼 수 없다. 머리를 맞대고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자는데, 원희목 원장은 고소고발을 남발하며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호동 공대위 공동대표는 “공공기관이 이름을 바꾸는 게 흔치 않은 일인데도, 개명까지 하면서 힘찬 출발을 하겠다던 약속이 허위임이 드러났다”며 “공공부문 사용자로서 5월부터 요구한 대화와 교섭에 책임 있게 나와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대화 요구는 무시하고 방화유리문 안 쪽 3미터 거리에서 경찰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허 모 인재개발부장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용욱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조합원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