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악 저지’ 민주노총 도심 집회...투쟁 고조

민주노총 5천명 노사정위 앞 집회, 체포영장 한상균 위원장 하반기 투쟁 호소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둘러싸고 양대노총이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노사정위 에 복귀하며 ‘대화와 타협’을 선택한 한국노총과는 달리, 민주노총은 대규모 도심 집회를 열고 하반기 정부와 자본을 상대로 한 투쟁을 결의했다. 체포영장이 발부 돼 두 달 넘게 발이 묶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집회에 직접 나와 “우리가 결단하면 노사정 야합을 막아낼 수 있다”며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투쟁을 호소하고 나섰다.

  사진=김용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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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28일 오후 1시 30분부터 노사정위가 위치해 있는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쉬운 해고-낮은 임금- 비정규직 확산 저지 민주노총 집중행동’을 개최했다. 지난 26일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복귀를 결정하고, 27일 노사정위가 노동시장 특위 간사회의를 개최하는 등 노동시장 구조개악 강행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날 민주노총 집회에는 약 5천 여 명의 민주노총 확대간부 등이 참석해 하반기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투쟁을 결의했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노동계의 투쟁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이 날 3시부터 정부종합청사 앞 광화문 도로를 점거하고 도심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 도중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집회 참가자 2명이 연행됐고,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캡사이신을 살포하며 강경 대응했다. 김성훈 서비스연맹 이마트노조 위원장은 “경찰이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공권력이냐”며 “비정규직 2년도 너무 힘든데, 정부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으로 비정규직을 4년으로 늘리겠다고 한다. 정부는 노동자를 쓰다가 버리는 도구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김용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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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공무원노조 비상대책위원은 “정부는 공무원연금을 개악한 뒤 497조 원을 절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일언반구도 없다”며 “10조원이면 노인 무상의료가 가능하고, 16조원이면 청년들을 위한 45만 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공무원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497조원은 자본과 정권이 아닌 노동자 서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들도 집회에 참석해 세대갈등을 조장하는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가현 알바노조 조합원은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으로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임금피크제가 아닌 노동시간 단축으로 청년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오후 5시 경, 정부종합청사 앞 집회를 마무리하고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건물까지 행진해 마무리집회를 이어갔다. 마무리집회에서는 체포영장이 발부 돼 67일간 민주노총 건물에 발이 묶인 한상균 위원장이 직접 건물 밖으로 나와 하반기 투쟁 결의를 호소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67일 째 저를 가둬두고 있고, 위원장 체포에 1계급 특진까지 내걸고 있다. 그 만큼 이 정권은 불안해하고 있다”며 “이런 정부는 우리의 정부가 아니기에 끝장을 내야 한다. 앞으로 백일 동안 현장을 누비며 전 조합원을 조직하고, 비정규직, 청년, 서민들을 한편으로 만들자. 그 힘으로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을 때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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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우리는 노동개혁 속에 담겨 있는 민주노조 말살음모라는 시한폭탄을 끊어야 할 책무를 가지고 있다. 전쟁이 어렵고 힘들지만 우리가 맞서서 싸우지 않으면 우리의 아들딸에게 치욕의 역사를 물려줘야 한다”며 “우리가 결단하면 노사정 야합은 막아낼 수 있고, 대단결을 이루면 노동개혁을 막아낼 수 있다. 동지들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는 9월 2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11~12월 총파업 및 10만 민중총궐기투쟁 등 하반기 투쟁 계획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사진=김용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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