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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페이지는 지는 2001.10.23 ~ 2001.12.20 사이에 있었던 인터넷내용등급제 폐지와 정보통신부장관 퇴진을 위한 제 시민사회단체들의 60일간 1인 릴레이 단식농성 이슈페이지로, 지금은 자료 열람만 가능합니다.
       
[정보통신검열반대 공동행동]
 
인터넷내용등급제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대한 공동행동의 7문 7답

1. 어째서 인터넷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검열이라 부르면서 반대하는가? 정부가 규제하지 않는다면 인터넷은 음란물 천국이 될 것이다.

→ 정보통신검열반대공동행동도 여성과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음란물에 대해서 반대한다.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차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내용을 규제하는 방법은 법에 의해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의 인터넷 규제가 문제인 이유는 '불법' 이외에도 '불온'과 '유해'라는 기준이 중복되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음란물'만 하더라도 '불법'으로서의 음란물과 '불온'으로서의 음란물, 그리고 '유해'로서의 음란물이 중복되어 적용된다. 그러나 불법성 여부는 법에 의해 사법부가 판단하는데 비해 불온성과 유해성 여부는 정부와 정보통신윤리위 원회가 자의적인 기준으로 판단한다. 우리는 정부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자의적으로 판정하는 '불온'과 '유해'를 인정할 수 없다. 특히 청소년유해매체물에 대한 심의기준 가운데 동성애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하고 국가 안보에 위협적인 내용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하도록 한 부분은 즉각 개정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인터넷의 내용 규제는 최소한도로 명확한 원칙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우리 헌법이 표현의 자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원칙이다.

2. 그러나 인터넷에는 여성에 대한 사이버 성폭력이나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가? 이러한 내용들로부터 여성과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 동감이다. 지금 인터넷에는 여성에 대한 사이버 성폭력이나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이 존재한다. 이 내용들은 우리 사회에 여성과 청소년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이 많은 것과 같은 이유에서 존재한다. 즉 그것은 현실 사회의 문제이며 인터넷이나 매체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 이러한 내용들을 규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현실 사회의 법과 제도가 여성과 청소년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에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신체접촉과 성기삽입을 중심으로, 그리고 '정조에 대한 죄'를 중심으로 해석할 때에는 실제 신체접촉이 발생하지 않는 사이버 공간에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사이버 성폭력을 규제하는 것이 힘들다. 또한 청소년들에 대한 성착취와 노동착취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청소년 보호가 '애들이 보지 말아야 할 것'을 지정해주는 것으로 그치면 된다는 매체 규제 위주의 발상은 청소년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이다. 청소년에게 신체가 노출되거나 성행위가 담긴 표현물을 보여주지 않는 것으로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어린 청소년들의 낙태와 미혼모 양산의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19세 미만까지의 원조교제는 엄단하는 시늉을 하면서 20세 이후의 매매춘은 솜방망이로 처벌하는 현행 법과 제도 하에서 인터넷만 규제한다고 과연 원조교제가 사라질 것인가? 의무교육 이후 방치된 청소년과 공교육이 책임지지 못한 자퇴, 가출 청소년들이 일찌기 노동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 사회성이 있는 서적들을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하여 접촉을 금지하는 것이 청소년을 보호하는 방법인가? 문제 해결의 방법은 인터넷의 규제에 있는 것이 아니다. 현실 사회의 법과 제도를 정말로 엄격하게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 맞추어 검토하고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한 토론이 많이 진행되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정부에 자의적이고 막대한 규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3. 인터넷에서 동성애 사이트들이 검열된다고 하던데, 무엇이 문제인가?

→ 문제는 현행 청소년보호법에서 '동성애'를 '변태 성행위'로서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이 규정을 들어 수많은 동성애사이트들을 때로는 '불온하다' 때로는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이유로 폐쇄해 왔다. 그리고 덩달아 여러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에서도 동성애 커뮤니티와 사이트의 내용들을 삭제하고 폐쇄해 왔다. 그래서 동성애 커뮤니티와 사이트들이 살아남기가 정말로 어려운 현실이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는 동성애 등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에 대해 인권 침해로 규정하고 있음을 상기해볼 일이다.

4. 온라인 시위가 금지되었다던데?

→ '통신질서확립법'이라고 불리웠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에 따르면 서버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대량의 신호 또는 데이터를 보낸 경우에는 5년 이하 또는 혹은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이번에 새로 제정되어 지난 7월부터 발효한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따르면 같은 행위를 공공 기관의 서버에 대해 행했을 경우 10년 이하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것은 상당히 무거운 형사처벌이다. 정부는 이 조항을 제정할때 그 취지에 대해 '서비스거부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네티즌들의 온라인 시위를 염두에 둔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그러나 '서버의 안정적 운영'이라던지 '대량의 신호 또는 데이터'라는 것은 상당히 상대적이며 모호한 개념이다. 물론 청와대에 여러 사람이 항의 메일 보내기 운동을 한다면 물론 서버에 무리가 갈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서버의 처리 용량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른 상대적인 문제인 것이다. 무엇보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청와대에 대량의 '항의 엽서 보내기'를 했다고 하여 처벌을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한심한 상황인가.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극단적으로 제한하겠다는 발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정부는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계속 제한해 왔는데 이제는 온라인 시위도 제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5. 인터넷내용등급제는 무엇이 문제인가? 법에는 단지 '인터넷 청소년유해매체물에 청소년유해매체물임을 표시하라'고만 되어 있을 뿐이다.

→ 핵심적인 문제는 기술적인 방식의 등급제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과, 정보통신윤리위원회라는 규제 기구의 정당성의 문제이다.
첫째, 이 법에 대한 시행령과 정보통신부 장관 고시에 따르면 청소년유해매체물을 '전자적으로'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등급을 표시할때는 '픽스(PICS)'라는 기술표준만을 사용하게 했다. 그런데 픽스는 그 자체로는 기능하지 않으며 반드시 그 짝이 되는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작동한다. 즉 표면적으로 이 법에서는 청소년유해매체물에 대한 표시만을 요구할 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그 짝이 되는 차단소프트웨어까지 강제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PC방이나 학교, 도서관 등 음란물차단소프트웨어나 청소년유해매체물에 대한 격리 조치가 필요한 공간에서는 차단소프트웨어를 깔도록 의무화된 것과 다름이 없다. 차단소프트웨어가 전국 공공장소에 설치되면, 청소년 보호를 이유로 일반인까지 접근이 차단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것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국민의 접속점을 차단하는 행위일 뿐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세계 최초로 국가 주도의 기술적인 등급제를 시행하려고 하고 있다. 자랑스러워할 일이 아니다. 그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인 여론 수렴과 영향 평가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채로 정부에 의해 강압적으로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회에서 본법을 개정할때 소관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국회의원들이 이 법의 개정 취지로 인터넷내용등급제를 분명히 반대하였음을 상기해볼 일이다.
둘째, 더욱 큰 문제는 어떤 정보가 청소년 유해매체인지 아닌지를 지금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결정한다는 것이다. 막대한 결정권한에 비해 청소년유해성에 대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인식과 기준은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김인규 교사의 홈페이지 폐쇄, 동성애자 커뮤니티와 청소년 자퇴 사이트에 대한 폐쇄 사건에서 드러나듯,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잣대는 자의적이며 청소년 보호와 무관하다. 자퇴하여 학교 밖의 길을 걷는 청소년들이 누구에게 '유해'하다는 것인가? 청소년들 스스로에게? 이는 청소년 보호가 아니라 명백한 검열 행위일 뿐이다.

6.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내용등급서비스가 '자율규제'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청소년유해매체물 표시 등급제와 별도로 내용등급서비스(http://www.safenet.ne.kr)라는 것을 만들어 '인터넷내용등급제는 본래 자율적이다'는 주장을 하며 사회단체들의 주장을 호도하고 있다.(이 서비스는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물론 청소년유해매체물에 대한 표시 등급제와는 달리 이 '자율적인 등급제'를 따를지 말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강제도 없다. 그러나 일차적으로는 행정 기관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등급기준을 정한 후 이를 따르라고 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어째서 나의, 혹은 우리단체의 홈페이지의 노출, 성행위, 폭력, 언어 정도를 일방적으로 정해진 정부의 기준과 비교해야 하는가? 이것은 이미 잠재적인 수준에서 행해지는 검열의 시작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 등급서비스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강제적인 등급제, 즉 청소년유해매체물 표시 등급제와 동전의 양면이라는 점이다. 일단 시행 기관이 같고 기술적 기반이 같으며, 하나의 차단소프트웨어에 의해 차단된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인터넷에서 청소년유해매체를 선정하고 차단하는 등 실제적인 행정 행위를 하면서도, '내용등급서비스는 자율 규제'라는 말로써 등급제는 검열이 아니고 자신들은 검열기관이 아니라고 발뺌하고자 하는 것이다.

7. 어째서 정보통신윤리위원회 해체를 주장하는가? 윤리위의 해체 이후 인터넷 의 내용규제는 누가 맡아야 하는가?

→ 1996년에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해 불온통신을 단속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지난 96년 이미 위헌으로 판정된 바 있는 구 공연윤리위원회와 같은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정보통신부 장관이 위원을 위촉하고 위원장을 승인하며 20일 이내 업무 보고를 받는다. 또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시정요구'를 따르지 않는 사업자에 대해 정보통신부 장관이 취급거부명령을 내릴 수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는 위원들이 모두 민간인이라는 이유를 들어 자신들이 민간자율기구이고 자신들이 무엇을 하건 민간자율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실질적인 행정 행위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자의적인 기준으로 '불온' 혹은 '유해'에 대한 판정을 내리고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들을 폐쇄하는 것이 정부의 검열이라고 생각한다. 간행물윤리위원회나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다른 매체의 규제위원회와 비교해 보더라도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모든 업무는 명백한 행정 행위의 성격을 띄고 있다. 정부는 인터넷을 공중파 방송과 같은 논리로 규제하고자 한다. 호주 정부는 인터넷을 공중파 방송과 같다고 보고 인터넷내용등급제를 도입하여(그러나 이것도 차단소프트웨어를 법적으로 강제하는 방식은 아니다) 많은 논란을 낳고 있는데, 실제로 우리 정부는 호주의 인터넷 내용규제 모델을 많이 참고하고 있다. 인터넷의 정보가 자살, 가출 등 청소년의 행위에 미치는 영향력도 공중파 방송과 동일한 수준에서 과장하고 있다.(공중파 방송의 내용 규제는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에서 엄격하게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채널이 수백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진 최근에는 이조차도 반론에 부딪치고 있다) 만약 인터넷이 방송과 동일하다면, 방송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규제권한이 강하게 인정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인터넷은, 방송과는 다르다. 인터넷의 내용 규제는 법에 따라, 최소한도로 명확한 원칙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일단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관련 법률들을 폐지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인터넷의 내용을 모니터링하는 민간자율적인 내용규제기관을 둘 수 있겠다. 분명한 것은 현행법상 인터넷을 규제할 수 있는 막대한 권한을 부여받고 있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이제 인터넷내용등급제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차단 소프트웨어를 PC방, 학교, 도서관 등에 설치하게 한다면 인터넷의 자유는 조그마한 숨쉴 틈새도 없이 영영 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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