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을 더 쉽게 만드는 트럼프의 비밀 계획

미 국방부 안팎의 강경파들이 핵전쟁 가능성을 훨씬 높일 비밀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그림 01 지난 17, 노스캐롤라이나의 개스토니아 시립공항에서 열린 선거 유세. 출처: Fox News
이 기사는 조 시린시오네의 서브스택(Joe Cirincione’s Substack)과 공동 게재했다.
이 글의 다른 버전은 911일 『불리틴 오브 디 아토믹 사이언티스츠』(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처음 게재됐다. 전문은 『불리틴』 웹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다.

소수의 미 국방부 관리들이 비밀리에 새로운 핵정책을 만들고 있다. 이 정책이 시행되면 도널드 트럼프대통령은 핵전쟁을 시작할 수 있는 선택지를 더 많이 갖게 된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진행 중인 핵전략 검토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하지만 당국자들의 발언을 보면 냉전시대의 가장 위험했던 정책 가운데 하나가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 전장용 핵무기를 대폭 늘리고 재래식 전쟁 초기에 핵무기를 사용하는 정책이다.

1950년대에는 핵무기를 바라보는 군사적 사고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군 지도자들은 인류가 발명한 가장 파괴적인 폭탄을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는 대신, 재래식 분쟁, 특히 유럽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 보기 시작했다.

미래의 무기라고 믿었던 핵무기를 확보하려는 각 군과 이를 개발하려는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군사적 목적에 맞춘 핵무기를 빠르게 생산했다. 해군은 핵어뢰와 핵폭뢰를 보유했고, 육군은 핵포탄과 단거리·중거리·중장거리 미사일을 확보했으며, 공군은 핵탄두 공대공미사일과 여러 종류의 항공투하 핵폭탄을 갖췄다. 1960년대 초에는 미군이 병사 한두 명이 운반하도록 설계한 특수핵폭파탄(Special Atomic Demolition Munitions), 이른바 배낭 핵폭탄까지 배치했다. 심지어 가장 기괴하다고 할 만한 무기도 있었다. 1마일 거리까지 소형 핵무기를 발사하는 데이비 크로켓(Davy Crockett)’이라는 핵 바주카포 형태의 무반동총이었다.

이러한 핵무기 광풍으로 1980년대 후반 정점에 이르렀을 때 세계는 거의 7만 기에 달하는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으며, 미국과 소련이 그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대규모 반핵 시위와 더 현명해진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들이 등장하면서 양국은 핵무기를 대폭 감축했다. 처음에는 주로 대양을 가로질러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전략핵무기를 줄였다. 그러나 곧 단거리 핵무기도 대폭 감축했다.

1991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이른바 전술핵무기 14,000기를 일방적으로 감축하면서 미 육군과 미 해군 수상함대에서 핵무기를 철수했다. 미국은 전술핵무기를 전체적으로 90% 감축해 현재 약 200기만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도 대체로 같은 길을 따랐지만 더 많은 핵무기를 유지했다. 두 핵 초강대국은 주로 장거리 지상발사 미사일과 잠수함, 폭격기에 전략핵무기를 배치하는 익숙한 3축 체제로 정착했다.

새로운 검토는 실패했던 과거의 정책을 부활시키려 한다.

아무도 볼 수 없는 검토

초기 징후를 보면 미 국방부가 진행하는 핵전략 검토는 이른바 확전 사다리의 모든 단계에 맞는 새로운 무기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엘브리지 콜비(Elbridge Colby)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지난 8월 연설에서 설명했듯 이번 검토의 핵심은 더 많은 선택지를 추가하는 것이다. 이미 수천 기의 핵무기를 즉각 발사할 수 있는 유일하고 제한받지 않는 권한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이 곧 발사를 선택할 수 있는 핵무기의 종류까지 더 많아진다는 뜻이다.

첫 번째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핵태세검토(Nuclear Posture Review)에서 발전시킨 구상은 재래식 전력과 핵전력 사이의 경계를 없애는 것이다. 미국은 항공기에서 투하하는 B61 핵폭탄과 핵탄두 순항미사일 등 전장에서 사용할, 이른바 전술핵무기를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른바 억제력의 공백(deterrence gaps)’을 메우고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에 느끼는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무기를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핵무기 강경파들은 핵무기 사용의 장벽을 낮추면 적들이 미국과 역내에서 맞서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확전 사다리의 모든 단계에서 자신들이 패배할 것임을 적들이 알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이들은 이러한 전쟁 수행 전략을 확전 관리(escalation management)라고 부른다.

이 전략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으며 콜비의 연설도 상황을 개선하지 못했다. 그의 연설은 두서없고 혼란스러우며 뒤죽박죽이었지만 몇 가지 요점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첫째, 참혹한 이란 전쟁이 미군과 군 지도부의 수많은 약점을 드러냈음에도 콜비는 핵 억제력 현대화가 미군의 가장 중요한 단일 과제라고 주장한다.

콜비는 또한 우리에게는 재래식 전력 전략과 연결된 핵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콜비는 여기서 목표는대규모 분쟁을 억제하고 피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를 달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더 많은 핵무기와 새로운 종류의 핵무기를 만들고 재래식 전쟁 초기에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교리와 결합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친다. 콜비는 적들이 미국이 핵무기를 어떤 식으로든 사용할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미국이 유럽과 아시아에 수천 기의 핵무기를 실전 배치했던 1960년대에 만든 유연반응전략(flexible response)’ 교리까지 다시 거론한다.

마지막으로 콜비는 이번 검토 내용을 비밀로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검토는 대외 공개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방부 내부 자료로만 유지한다는 뜻이다. 이전의 핵태세검토와 달리 이번에는 여러 정부 부처가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소수의 국방부 관리들이 검토를 주도하며 결과도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콜비는 냉전시대를 언급하면서 그 시기의 가장 유명한 문서인 NSC-681970년대가 돼서야 기밀을 해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950년 해리 트루먼(Harry Truman) 대통령에게 제출한 이 문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 봉쇄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최초의 문서였다. 콜비는 새로운 강대국 간 충돌시대의 안보 우려를 거론하며 이제는 자신의 군사 역량과 군사적 문제, 군사전략을 매우 구체적으로 공개 논의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비밀주의는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이다.

소수의 관리들이 아마도 일부 방산업체 자문위원들의 도움을 받아 차관이 미국의 최우선 군사 과제라고 말하는 정책을 결정하게 된다. 언론과 대중은 공개되는 몇 조각의 정보를 가지고 새로운 전략이 무엇인지 추론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다른 많은 정책과 마찬가지로 이 정책도 의회의 감독이나 기본적인 대국민 정보 공개와 같은 정상적인 민주적 절차에서 차단돼 있다.

돈의 흐름을 따라가라

미국이 핵무기 다변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제출하는 무기 조달 요청을 살펴보면 새로운 전략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도록 압박하고 낡은 핵전쟁 수행 교리의 부활에 맞설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이 위험한 전환은 이미 진행 중이다. 첫 번째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핵잠수함에 탑재하는 트라이던트 탄도미사일용 W76-2 핵탄두 배치를 강행했다. 이 미사일 대부분에 탑재한 455킬로톤급 W88 핵탄두와 달리, 현재 실전 배치된 14척의 잠수함에는 각각 20기의 미사일 가운데 한두 기에 8킬로톤급 W76-2 핵탄두를 탑재하고 있다. 히로시마를 파괴한 핵폭탄의 약 절반 규모다. 대통령이 도시 하나를 파괴할 수 있는 거대한 핵무기보다 소형 핵무기를 더 쉽게 사용할 것이라는 발상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 무기의 배치를 막지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전략핵 3축 체계의 모든 무기를 교체하는 불필요한 2조 달러 규모의 대형 사업도 빠르게 추진했다. 이들은 더 합리적이고 절제된 정책을 개발하는 대신 실제 사용 가능성을 높인 다른 신형 핵무기의 개발안에도 승인했고, 이 무기들은 이제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는 폭발력을 조절할 수 있는 신형 공중발사 순항미사일과 신형 해상발사 핵순항미사일(SLCM-N)이 포함된다. 특히 SLCM-N을 배치하면 냉전 종식 이후 처음으로 해군 수상함대의 재핵무장이 시작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검토는 틀림없이 이런 무기들을 승인하고, 어쩌면 조달 규모를 늘리며, 추가적인 신형 핵무기까지 권고할 것이다. 전문가들과 의회는 이런 신형 무기의 연구·개발을 위한 예산 요청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국방부 당국자들과 방산업체들은 콜비가 이제 전략적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방향을 이미 설정해 놓았다. 지난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헤리티지재단의 핵무기 옹호론자들이 작성한 프로젝트 2025보고서에 이를 분명하게 제시했다. 당시 나는 『불리틴 오브 디 아토믹 사이언티스츠』에서 이 강경 정치연합이 11월에 뜻을 관철한다면 미국의 핵무기 사업은 범위와 속도, 비용이 동시에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 이후 이 강경파들은 바이든 행정부 출신 인사들까지 끌어들이며 이른바 핵 현대화에 관한 초당적 합의를 더욱 공고히 했다. 민주당 행정부에서 국방 당국자로 일했던 매들린 크리든(Madelyn Creedon)과 비핀 나랑(Vipin Narang)은 오랫동안 핵무기를 옹호해온 프랭클린 밀러(Franklin Miller), 에릭 에델먼(Eric Edelman), 키스 페인(Keith Payne)과 함께 국무부와 국가안보회의(NSC)를 배제한 이른바 극비 소규모 검토(close hold mini review)’ 방식 자체를 지지했다. 이들은 핵무기 확대도 요구했다. 최근 『리얼클리어디펜스』(RealClearDefense)그 전력은 서로 협력하거나 따로 행동하는 다양한 적들을 모든 상황에서 억제하는 데 필요한 위협을 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유연성과 생존성, 다양성, 규모를 갖춰야 한다고 썼다.

그러나 이들은 이러한 신형 무기를 정확히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거의 모든 워게임에서 상황이 급속히 세계적 규모의 전쟁으로 확대되는데도 이런 무기가 왜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인지도 설명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최근 워게임에서는 AI 모델이 95%의 경우 세계적 규모의 전쟁으로 상황을 확대했다. 또한 미국 동맹국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가장 큰 원인은 무기 부족이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권위주의적 대통령의 행동인데도 왜 더 많은 무기가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신뢰를 높일 것인지도 말하지 않는다.

요컨대 이 핵무기 옹호론자들은 억제력을 강화한다는 명분 아래 오늘날 워싱턴에서 전략이라고 통용되는 공허한 말을 늘어놓는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결국 내용은 비어 있다. 이런 수사라면 정당화하지 못할 무기가 무엇인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예를 들어 이들은 전통적인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 논리를 내세워 냉전식 군비 증강을 정당화한다. 이들은 군비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모스크바의 핵 강압 전략을 무력화할 수 있는 체계를 우리가 배치하기 전까지 러시아는 진지한 논의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현재 협상에 관심이 없는 중국을 무엇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대결을 확대하려는 이런 관점에서는 핵무기와 핵무기 예산을 줄이는 것을 약함의 표현으로 간주하며, 새로운 핵무기 증강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이번 검토는 모스크바와 베이징, 그리고 평양이 각각 또는 공동으로 위협할 수 있는 다양한 공격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가장 폭넓은 선택지를 대통령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는 재앙을 부르는 처방이다. 더 많은 핵무기, 더 다양한 종류의 핵무기, 재래식 전쟁과 핵전쟁의 경계를 흐리거나 없애는 새로운 사용 교리, 핵외교의 거부는 핵전쟁 위험을 크게 높일 것이다.

이 글을 쓴 인물 가운데 한 명인 키스 페인이 1980『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에 악명 높은 글을 기고하며 승리는 가능하다고 당당하게 주장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페인은 당시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핵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행정부가 신형 핵무기를 구매하고 생산하도록 밀어붙이려는 그의 노력에서 핵심적인 논리였다. 억제력에 신뢰성을 부여하려면 미국이 핵전쟁을 수행하고 승리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새로운 것은 오래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그 지지자들이 신뢰를 잃은 냉전시대의 교리를 부활시켜 실행하는 데 성공한다면 미국은 1980년대의 막대하고 낭비적이며 불필요하고 실로 공포스러웠던 핵군비 경쟁을 되풀이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핵무기에 관한 이런 합의가 초래하는 위험을 폭로하고,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맞서며, 핵무기 기업들이 관련 전문가와 연구기관에 제공하는 자금을 공개하고, 내년에 새로 구성될 의회 의원들에게 분석과 논거를 제공하며, 트럼프 이후 행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문가 정책과 시민사회 차원의 정책을 개발하고, 뿌리 깊은 핵 관료체제에 굴복하지 않고 새 행정부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세대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단호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이러한 반발은 이미 일부 시작됐다.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안드레아스 클루트(Andreas Kluth)전술핵무기는 아마겟돈으로 가는 입문용 마약이라고 경고한다. 어떤 분쟁도 빠르게 핵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이나 다른 어떤 강대국이든 전술핵무기를 다시 무기고와 전쟁계획에 포함하는 것은 오늘날의 분쟁에 대한 잘못된 해답이다라고 말한다.

군비통제협회(Arms Control Association)의 대릴 킴볼(Daryl Kimball) 사무총장도 이러한 변화에 반대한다. 그는 이러한 변화는 핵전쟁 수행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의 뚜렷한 전환을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새로운 전략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반론은 최근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 실렸다. 미국외교협회의 연구원 에린 덤배처(Erin Dumbacher)미국은 이미 핵공격을 받았을 때 적에게 엄청난 파괴를 가할 만큼 방대하고 다양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핵 억제의 목적은 적의 무기고에 있는 모든 무기에 하나하나 대응할 수단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핵무기 사용의 문턱을 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덤배처의 말이 옳다. 미국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대통령에게 핵전쟁을 시작할 더 많은 선택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핵전쟁으로 가는 길에 더 많은 장벽을 세우기 위한 더 많은 목소리와 새로운 공동의 노력이다.

[출처] Donald Trump Will Soon Have New Ways to Start a Nuclear War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조 시린시오네(Joe Cirincione)는 4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국가안보 전문가이자 저술가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