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현재 정부 기관 전반에 걸쳐 흑해 안보 및 개발 전략을 수립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행 국방수권법에는 "러시아와 중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나토를 참여시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는 전략의 여러 요소들이 명시되어 있다.

미국은 카스피해에서 아드리아해에 이르는 "규칙 기반 질서" 국가들의 연결을 통해 이 지역에서 에너지와 상품의 이동을 통제하려고 한다. 이 지역은 동서 및 남북 교통로의 교차점에 위치한 남코카서스에서 특히 중요하다. 최근 상원 외교위원회 소위원회 청문회 '유럽의 미래'에서 제임스 오브라이언(James O’Brien) 미국 국무부 유럽 및 유라시아 담당 차관보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흑해 주변 국가들의 협력을 증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는 조지아와 같은 국가에 집중하며,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이들 국가가 유로-대서양으로 복귀하도록 장려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주변국들은 EU 가입 압박과 러시아 독재 정권의 압력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우리는 이들 국가가 '회색 지대'에서 벗어나 서구식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서부 발칸 반도, 몰도바, 코카서스 국가들이 중국과 러시아의 악의적인 영향력에서 벗어나도록 길을 만들고 있다. 이 지역의 일부 엘리트들은 유럽연합과 나토에 가입하는 데 필요한 어려운 개혁을 반대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러한 개혁이 이루어지도록 함께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야심찬 목표가 있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는 전반적으로 재앙에 가깝다. 이 지역의 많은 국가들은 이제 미국의 압박을 무시하고 러시아와 중국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오브라이언 차관보와 같은 미국 관리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아무리 이야기해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특히 중요한 튀르키예 같은 국가들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자국의 이익을 희생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내륙에 위치한 아르메니아만이 아제르바이잔과의 평화 프로세스에서 미국의 주도를 따르고, 정부를 미국 고문에게 맡기며, 모스크바와의 오랜 관계를 단절하면서 미국의 전략에 충실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살펴보겠지만, 먼저 이 지역의 에너지 상황과 미국에 등을 돌리고 있는 국가들을 살펴보자.

미국은 이 지역의 에너지 구조에서 러시아를 배제할 수 없다

미국 계획의 핵심은 카스피해 지역에서 흑해와 유럽으로 향하는 에너지 자원의 흐름을 미국과 그 고객 국가들이 통제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의 참여 없이 이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러시아가 남쪽 이웃 국가들과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관계가 이 지역 국가들에게 얼마나 유익한지를 무시한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흑해 해안선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는 잠재적인 위험을 제외하더라도, 미국에게는 여전히 나쁜 소식이다. 튀르키예를 예로 들어보자. 아틀란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은 "튀르키예는 에너지 허브가 될 수 있지만 러시아 가스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아제르바이잔과 카스피해 건너편에서 가스를 수송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이렇다.

S&P 글로벌(S&P Global)에 따르면, 7월에 투르크스트림(TurkStream)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동부 유럽으로 공급된 러시아 가스는 2020년 파이프라인이 가동을 시작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월간 물량 수준을 기록했다.

EU는 러시아산 가스를 끊으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지만, 튀르키예는 투르크스트림을 통해 유럽으로 유입되는 가스의 양을 늘리겠다고 제안하고 있다. 물론 앙카라(Ankara, 튀르키예의 수도)는 EU의 요구를 수용하여 아제르바이잔에서 가스를 수입할 것이다. 그러나 이후 돌아서서 국내 수요를 위해 러시아에서 더 많은 가스를 구매할 것이다.

결국, EU가 러시아산 가스에 지출하던 돈이 튀르키예로 이전될 뿐, 러시아의 수익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앙카라가 아제르바이젠 가스를 재수출해야 해서 번거로울 수 있지만, 튀르키예는 이익을 얻는다. 예를 들어, 튀르키예와 불가리아는 2023년에 불가리아의 국영 불가르가즈(Bulgargaz)가 연간 18억 5천만 입방미터의 가스를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불가르가즈는 13년 동안 튀르키예에 20억 유로의 서비스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튀르키예는 투르크스트림 용량을 더 확장하기 전에 EU와 비슷한 계약을 맺기를 원한다. 필사적인 EU는 튀르키예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방은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수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에서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수송 계약이 올해 말에 끝나고 갱신될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EU 관리들은 아제르바이잔 가스를 수송하는 데 파이프라인을 사용하기를 원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아제르바이잔은 우크라이나 파이프라인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없으며, 아제르바이잔에서 EU로 가는 파이프라인은 이미 최대 용량에 도달해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U는 러시아가 EU에 아제르바이잔 가스를 공급하고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 가스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스왑'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세부 사항이 어떻게 해결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EU 관리들은 러시아 파이프라인 가스를 완전히 차단했다고 자축할 것이다.

한편, 아제르바이잔에서 남코카서스 파이프라인(South Caucasus Pipeline), 아나톨리아 횡단 천연가스 파이프라인(Trans-Anatolian Natural Gas Pipeline), 아드리아해 횡단 파이프라인(Trans Adriatic Pipeline)을 통해 공급되는 가스에도 러시아산 가스가 포함되어 있어 EU의 노력이 더욱 우스꽝스러워질 수 있다. 아제르바이잔 석유 및 가스 부문에 대한 러시아 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인해 아제르바이잔은 브뤼셀의 러시아 대체 에너지 수입 증가 시도에서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유럽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더 많은 러시아 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미국이 일부 목표를 달성한 한 곳은 카자흐스탄에서 석유를 흑해로 보내는 엑손모빌(ExxonMobil)과 셰브론(Chevron)의 지속적인 운영이다. 여기서 가장 큰 아이러니는 이 성공이 러시아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의 흑해 항구 노보로시스크(Novorossiysk)까지 석유를 운송하여 세계 시장에 수출하는 카스피해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aspian Pipeline Consortium, CPC)의 최대 주주들이다. CPC 수출의 대부분은 유럽으로 향하며, 이는 역사적으로 EU 전체 원유 수입량의 약 6%를 공급해 왔다.

미국, 조지아에서 절망에 빠지다

올해 초 조지아가 해외에서 자금의 20% 이상을 지원받는 NGO와 언론 매체가 정부에 등록하도록 하는 외국 대리인법을 통과시켰을 때, 이는 현 정부가 서방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였다. 외국 자금 지원 단체에 대한 신고 요건은 미국과 EU의 지원을 받는 단체가 눈에 띄지 않게 색깔 혁명을 시도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

서방은 당연히 제재를 가하고 조지아의 EU 가입 절차를 중단하는 등의 강경한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아의 10월 선거 전에 통과를 목표로 더 많은 법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하고 있다.

서방도 올가을 의회 선거를 중심으로 또 다른 정권 교체 시도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조지아는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있는 반러시아 용병 단체인 조지아 군단의 귀국 대원들이 트빌리시에서 정부 전복을 계획하고 있다며 단속을 시작했다. 모스크바도 조지아 정부에 불안정화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지원을 제공했다. 작은 조지아에서 왜 이렇게 소란스러울까?

오브라이언 차관보는 최근 상원 외교 관계 소위원회에서 그 이유 중 하나를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군사 훈련을 중단하려면 조지아가 중국과 흑해 연안에 심해 항구를 건설하기로 한 합의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는 압하지야(Abkhazia)에 있는 소련 시대의 소규모 군사 시설을 재가동하려는 계획도 있다.

이 모든 것은 중앙아시아의 방대한 에너지, 금속, 석탄, 면화 자원을 유럽으로 연결하는 수송로와 남코카서스 에너지를 유럽연합으로 연결하는 해저 전력 케이블을 포함한 조지아에 대한 미국의 계획과 상충한다.

튀르키예, 새로운 도약 준비

튀르키예는 보스포러스(Bosphorus) 해협과 다르다넬스(Dardanelles) 해협을 통해 흑해를 오가는 선박의 통행을 통제하고 있으며, 몽트뢰 협약(Montreux Convention)에 따라 비연안 국가의 해군 선박의 통행을 금지할 수 있고, 이는 2022년 2월부터 꾸준히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는 이 모든 것을 바꾸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그 계획은 "튀르키예를 참여시키기 위해 튀르키예를 계획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 지리적 요인으로 인해 가장 중요한 나토(NATO) '동맹국'인 튀르키예의 핵심 문제를 강조한다. 즉, 계획을 수립할 때 튀르키예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자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튀르키예는 최전방에서 충실한 군인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미국의 태도는 앙카라의 오랜 불만 사항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단절이 마침내 극에 달하고 있으며, 앙카라가 동맹의 방향에 대해 어느 정도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최소한의 상식적 조치처럼 보이지만, 배타적인 네오콘들이 그러한 겸손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대서양위원회의 생각은 흑해 기뢰 대책 태스크포스(2024년 1월 불가리아, 루마니아, 튀르키예가 영해에 부유 기뢰를 제거하기 위해 출범한 3국 이니셔티브)를 군함을 흑해로 보내기 위한 트로이의 목마로 사용하려는 계획에 튀르키예를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7월 워싱턴에서 열린 나토 정상 회담 당시 대서양 위원회가 튀르키예에 무엇이 최선의 이익인지 설명했음에도 튀르키예는 이러한 노력에 계속 저항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와의 무역 및 에너지 협력을 통해 즉각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경제 및 안보 이익은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독재 정권이 아닌 서방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제재를 받고 불안정하며 비민주적인 국가와 거래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큰 위험이며 막대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러시아 경제는 전쟁 경제로 변모했으며, 특히 2차 제재가 임박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모스크바와 거래하는 데 미래가 별로 없다.

이는 다른 국가의 이익을 인정하지 않고, 추가 제재나 다른 조치에 대한 위협 이상의 것을 제공하지 못하는 워싱턴의 잘못된 판단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여러 면에서 대서양위원회의 주장은 튀르키예에 대한 다른 싱크탱크의 권고나 공식 성명과 마찬가지로 일방적이다.

러시아나 중국에 대해 뭐라고 말하든, 국제 관계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다른 나라의 이익을 존중하고 "윈윈" 합의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그들이 이러한 접근 방식을 지킨다는 것이다. 지역 강국이자 21세기 오스만 제국의 꿈을 품은 많은 민족주의자들이 있는 튀르키예에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잘 통한다. 이 모든 이유로 튀르키예는 모스크바 및 베이징과의 경제 및 외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계속 나아가고 있다.

미국의 정책이 러시아와 중국을 하나로 묶어낸 데 성공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바다. 마찬가지로 인상적인 것은 미국 네오콘들이 튀르키예와 러시아에 대해서도 동일한 일을 해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비즈니스 관계, 인적 관계, 정부 관계 등에서 전반적으로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경우, 튀르키예-러시아 관계의 진전은 미국 정책의 직접적인 결과로 이루어졌다.

다음의 세 가지 사례만 살펴보자.

(1)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튀르키예는 작년에 첫 원자력 발전소를 준공하여 원자력 발전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이 발전소는 러시아의 로사톰(Rosatom)이 자금을 조달하여 건설 중이며, 완공되면 튀르키예의 에너지 수요의 약 10%를 공급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50년 동안 서방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실패한 튀르키예의 역사가 있다.

(2) 방어 차원에서: 앙카라는 1990년대부터 나토(NATO)에 조기 경보 시스템과 패트리엇(Patriot) 미사일(기술 이전 포함)을 튀르키예에 배치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듭 거부했다. 2017년 러시아는 서방의 어떤 미사일 방어 시스템보다 우수한 S-400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튀르키예에 판매했다.

(3) 무역과 관광에 있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러시아와의 대리전은 튀르키예-러시아 관계에 지속적인 선물을 주고 있다. 러시아 기업들은 서방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튀르키예로 이전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의 여행 제한 조치로 인해 튀르키예를 찾는 러시아 관광객이 급증했다. 이러한 증가는 튀르키예의 침체된 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말 그대로 윈윈이다.

아르메니아에 재앙, 서방에 성공?

미국의 흑해 전략의 대부분은 이제 가난한 아르메니아에 달려 있다.

오브라이언 차관보는 상원 소위원회에서 안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장관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위원회 위원장이 "몇 달 전에 파시니안(Pashinyan, 아르메니아 총리)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아르메니아 정부가 러시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미국과 EU는 아르메니아에 거의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 EU는 최근 "아르메니아를 서방세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4년간 2억 7천만 유로의 기금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예레반과의 경제 관계를 축소하기로 결정한다면, 실제로 아르메니아를 EU에 가입시키기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이다.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경제는 무역과 에너지 모두 러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르메니아는 현재 러시아에 가스 1,000입방미터당 165달러를 지불하고 있는데, 이는 유럽 시장 가격보다 훨씬 낮으며,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의 제1위 무역 파트너다. 아르메니아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남코카서스 국가 대외 무역의 35% 이상이 러시아와 거래되었으며, EU는 전체의 13%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미국의 아르메니아 개입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국무부 관계자는 미군 대표가 아르메니아 국방부에 주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즈라 제야(Uzra Zeya) 미국 국무부 민간 안보, 민주주의 및 인권 담당 차관은 이 결정을 확인하며 "미국과 아르메니아의 민방위 및 안보 협력 심화를 환영한다. 이는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의 새로운 국면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사실이다.

아르메니아에 대한 미국의 전략에는 두 가지 목표가 있는 것 같다. 첫 번째는 러시아에 대항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르메니아 정부와 언론은 수십 년에 걸친 아제르바이잔과의 분쟁으로 인한 영토 손실에 대해 러시아를 비난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말이 되지 않지만, 끊임없이 밀어붙이는 노선이다.

한편, 아르메니아는 계속 자국 군대를 나토 표준에 맞추고 상호 운용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무장관은 "예레반이 동맹과의 협력을 심화하면 국방 및 안보 분야에서 주권을 잃을 수 있음을 알고 있기를 바란다”며 "이는 우리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우리는 나토의 진정한 목표가 이 지역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분열과 정복' 전략을 통해 조작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에 아르메니아 동료들의 주의를 거듭 환기시켜 왔다"고 우려했다.

아르메니아를 이용해 역내 목표를 달성하려는 미국 전략의 두 번째 요소는 이 지역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교통 연결과 관련이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동서 노선과 러시아와 인도가 주도하는 남북 노선은 모두 코카서스를 통과한다.

이 노선과 관련된 미국의 의도를 살펴보기 위해 11월 15일 오브라이언이 '나고르노-카라바흐의 미래' 하원 위원회 청문회에서 한 발언을 다시 살펴볼 수 있다. 오브라이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남코카서스 지역 안보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러시아와 이란의 접근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미래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정부를 포함해 불안정하고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은 지금 다른 결정을 내릴 기회를 가지고 있다.“

오브라이언은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를 관통하는 나흐치반(Nakhchivan) 영토 사이의 육로 통로에 대한 미국의 선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는 미국의 노력의 핵심을 보여준다.

미국이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평화를 공고히 하고, 아르메니아를 통과하는 무역 통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며, 아르메니아를 계속 통제할 수 있다면, 미국은 무역 통로를 통제하게 될 것이다. 이는 미국의 성공이다. 

오브라이언은 ”우리가 보기에 중앙아시아에서 지중해를 가로질러 무역로를 건설할 수 있는 기회는 한 세대에 한 번, 어쩌면 몇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것이다. 이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평화가 이루어질 때만 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 지역의 다른 국가들에게는 왜 미국이 통제하는 이 지역을 통과하는 국제 운송로를 원할지에 대한 핵심 질문이 남아 있다. 답은 그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이란은 자신들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분명히 반대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서방이 중앙아시아 전역의 가상의 고객 국가를 연결하는 나토의 '투란 회랑(Turan Corridor)'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회랑은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목적으로 특정 지역이나 국가를 연결하는 통로를 의미)

아제르바이잔과 튀르키예는 미국의 잔게주르 회랑(Zangezur Corridor) 거래의 두 가지 핵심 요소인데, 두 나라는 이에 동참할 의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이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미국의 계획에 동참하기보다는 실제로 이 지역에 있는 국가들과 협력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최근 아르메니아를 통과하는 회랑이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모두 미국의 통제하에 두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 평화 계획에서 제외되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 프로세스에서 원하는 모든 영토 양보를 얻어낸 아제르바이잔이 미국이 실제로 관심을 갖고 있는 한 가지 요소에서 물러난다면, 이는 분명 현명한 조치일 것이다.

아제르바이잔은 항상 이 문제에 대해 역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아르메니아의 주장에 따라 미국이 주도하는 프로세스에 참여했다. 실제로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오늘 푸틴 대통령을 만나 양측의 협력을 확대하고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전시키는 여러 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쇠락해가는 멀리 있는 강대국에 이용당하기보다는 이웃 국가와 합의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 지역의 다른 모든 국가들은 더 많은 물류 통합을 추구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서방이 이러한 노력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자국이 통제할 수 없는 회랑 협정을 방해하려고 할 것이고, 아르메니아의 이웃 국가들은 미국이 통제하는 회랑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르메니아는 이웃 국가들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미국 외교 정책은 또 다른 실패로 끝날 것이며, 의미 있는 국방 지원을 받지 못하는 아르메니아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다.

[출처] The US Strategy in the Black Sea Region Is Falling Apart

[번역] 이꽃맘

덧붙이는 말

코너 갤러거(Conor Gallagher)는 작가이자 활동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