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전’ 메가프로젝트에 제동…120여 개 단체 공동행동 출범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이를 뒷받침할 메가특구특별법에 맞서 노동·환경·농민·지역단체들이 공동 대응에 나섰다. 대규모 민간투자를 앞세운 국가 산업전략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그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공급, 노동·환경 규제 완화가 지역과 노동자에게 어떤 부담을 남길지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환경·노동·농민·인권·여성 등 12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메가특구특별법 저지와 3대 메가프로젝트 규탄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22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메가특구특별법 논의 중단과 3대 메가프로젝트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출처: 공동행동

정부는 지난 629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호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국가 경쟁력 강화와 지역 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으로 규정하고 부지·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지원과 규제 개선을 잇달아 점검하고 있다. 지난 8월 열린 제2차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도 정부는 규제혁신을 통한 기업 투자 신속 지원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공동행동은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한 규제 완화와 기반시설 확충이 사실상 사회적 비용을 지역과 노동자에게 떠넘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메가특구특별법에 약 330개의 규제 완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주 52시간제 예외,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 허용 업종 확대, 각종 환경·재해 영향평가 절차 단축 등이 포함될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은 메가프로젝트는 생태환경을 파괴하고 노동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특정 대기업에 이익이 집중돼 차별과 불평등을 강화하는 개발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류제강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도 싼값에 오래 일시키면 좋은 인력이 오는가라며 노동시간과 고용 관련 특례가 노동자의 희생을 전제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출처: 공동행동

쟁점은 공장과 데이터센터 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공동행동은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대규모 전력과 용수가 필요해 발전소와 송전망, 댐 건설까지 연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을 27기가와트(GW) 규모로 추산하면서, 반도체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전력·용수 수요가 늘어날수록 개발지역 바깥의 농촌과 발전소·송전선로 주변 지역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지역 주민이 이미 개발 과정에서 겪고 있는 문제도 제기됐다. 유승욱 경기 용인 원삼지역 액화천연가스(LNG) 배관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반도체 산업단지에 가스를 공급하는 고압 배관이 제대로 된 정보 공개나 안전성 평가 없이 지역 학교 앞을 지나가도록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노선 재검토를 요구했다.

윤일권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산업단지에 공급할 토지와 농업용수, 전력망 건설 과정에서 농민과 농촌지역이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비판했다. 최송춘 목포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역시 지역의 충분한 논의 없이 대규모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정부의 사업 추진 방식을 비판했다.

정부는 메가프로젝트를 대규모 투자를 지역과 산업 생태계로 확산하기 위한 성장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반면 이날 출범한 공동행동은 투자 규모와 사업 속도 못지않게 누가 전력과 물, 토지 등 자원을 내놓고 개발에 따른 위험을 부담하는지부터 따져야 한다고 맞섰다. 공동행동은 앞으로 메가특구특별법 제정을 막기 위한 국회 대응과 메가프로젝트 쟁점 토론회, 검증 워크숍, 지역 순회 활동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