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한상균 대선 출마 선언..."보수 양당 체제 넘어, 노동자 민중의 평등 정치를"

'사회대전환 연대회의' 대선 후보 경선 돌입

윤석열 파면을 넘어 "평등의 정치, 체제전환의 정치"를 고민하는 노동사회운동과 진보정당이 힘을 모아 조기 대선에 대응한다. 지난겨울 광장을 함께 밝히며 수 개월간 논의를 이어온 '사회대전환 대선 연대회의'가 "노동자 민중의" 공동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 돌입했다. 후보로는 권영국 정의당 대표와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이 나섰다.

사회대전환 대선 연대회의 대선경선 후보 출마 기자회견. 참세상 

'가자! 평등으로! 사회대전환 대선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 조선 하청노동자 고공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산별·현장 조직, 노동당·정의당 등 노동사회운동 단체와 진보정당이 함께 구성한 연대회의의 대선 계획을 발표하고, 권영국 정의당 대표와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두 경선 후보의 출마를 공식화하는 자리였다. 

"정권 교체 넘어 사회대개혁 이루려" 

후보로 나선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정권교체를 넘어 사회대개혁을 이루기 위해" 대선에 출마한다면서 "독자적 진보 정치로 노동자, 서민의 희망이 되고자 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광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사회대개혁을 이루어내기 위해 힘차게 나서겠다"고 밝혔다. 자신은 "2020년 민주노총 법률위원장을 시작으로 23년을 거리에서 참 열심히 싸워오며 수많은 참사 현장과 노동 문제와 함께해왔다"면서 "사회대개혁은 한평생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와 함께해왔던 거리의 변호사 저 권영국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윤석열을 파면하고 정권을 교체한다고 해도 회복될 수 없는 삶들이 있다"면서 "비인간적인 노동자의 현실을 바꾸고, 여성들이 안전하게 살아가고 평등하게 일하며, 성소수자와 장애인, 이주민과 같은 사회적 소수자들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고 모든 시민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정권 교체를 넘어 이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국 대표는 또한 "각자도생과 잘사니즘의 두 가지 선택만이 아니라 함께 돌보고 연대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면서 사회대개혁의 여섯 가지 우선과제로 "첫째, 계엄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둘째, 노동시장 불평등을 해소하겠다. 세 번째 돌봄 복지를 확대하여 우리의 삶이 안전하도록 하겠다. 넷째, 과감한 증세와 부채 탕감으로 자산 불평등과 세습을 막아내겠다. 다섯째, 우리 사회의 만연한 차별과 혐오에 정면으로 맞서겠다. 여섯째, 복합 위기 앞에서 일자리와 우리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제시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 출마의 변. 참세상 

"노동자 민중에 의한, 노동자 민중을 위한, 민중 집권 시대로"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은 "감옥 생활 5년 반을 빼고 남은 평생을 기름밥 노동자로 살아냈고, 2,500명 정리해고에 맞서 권력에 맞서 보았으며, 노동자 민중들과 함께 불의한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리는 민주노총의 궐기도 조직해 보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때도 지금도 권력을 끌어내는 주인공은 노동자, 민중, 시민이었다"고 짚고는 "해방 80년, 단 한 번도 없었던 노동자 민중에 의한, 노동자 민중을 위한 집권을 포기할 수 없기에 우리는 벅찬 도전에 나서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서 "민중은 불평등과 차별, 격차에 신음하며, 무한 경쟁과 각자도생을 강요하는 세상에 질식당하고" 있으며, 이 시대는 "재산과 권력에 의해 사회적 신분이 만들어지고 세습되는 최악의 야만사회"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투표할 권리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모든 재앙은 힘없고 가난한 자들에게 덤터기가 씌워지고 있다. 불평등 세상을 만든 공범이자 자본 권력에 기생하고 있는 낡은 정치 세력들이 독점하고 있는 정치를 과감하게 깨부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힘 주어 물었다.

한상균 위원장은 또한 "절망이 엄습하고 있는 대한민국에 그 어떤 희망도 제시하지 못하는 철옹성 보수 양당 정치 체제를 이제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대안이 되도록 앞장서 나갔으면 좋겠다"면서 "새로운 평등의 나라 새 땅, 새 하늘 아래 노동자, 민중의 권력을 상식으로 만들어 가자. 무상교육, 무상의료, 무상주택의 나라, 불로소득을 세금으로 강한 재정을 만들어 가는 정치, 국가보안법이 이슬처럼 사라지게 하는 나라, 교사 공무원에게 정치 기본권을 보장하는 나라,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4대 보험과 근로기준법을 보장하는 나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세상"을 향해 "도발적이고 급진적인 적녹보라 대안을 들고 즐겁고 당당하게, 가슴 뛰는 대선판을 함께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 출마의 변. 참세상  

진보3당 "보수 양당 정치로부터 독자적인 진보정치를" 

연대회의 구성 과정에는 지난 윤석열 퇴진 국면에서 "신호등 연대"로 광장을 밝힌 노동당과 녹색당, 정의당이 함께해왔다. 녹색당은 전국위원회 논의를 통해 연대회의에 공식 합류하지는 않지만 연대회의에서 선출된 후보를 '녹색당 지지 후보'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백윤 노동당 대표이자 사회대전환 대선 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의 출발은 크게 세 가지 노동자 시민들과의 약속이자 선언"이라며 그 내용으로 "△보수 양당 정치 타파 △윤석열 퇴진 광장의 염원을 이어가는 사회대개혁 △극우정치를 청산하는 평등정치"를 짚고는 "보수양당정치로부터 독자적인 진보정치 세력이 대선에 나서 끝까지 달려갈 것"이고 대선 이후 기득권정치에 맞서는 평등정치가 노동자 시민들의 삶에 진정 뿌리내릴 수 있도록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상현 녹색당 대표는 "혹한의 겨울을 광장에서 저항한 시민들이 외친 것은 단지 윤석열 퇴진만이 아니다. 광장 시민들은 정치가 권력과 자본의 편이 아니라 삶의 편에 서라고 절박하게 요구하고, 더 이상 각자도생을 요구하는 사회에 고립되지 않고 서로 손에 손잡고 야망과 폭력의 시대를 넘어서자고 간절하게 외치고 있다"면서 "우리는 녹색 진보 정치의 사명으로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불평등, 차별, 그리고 기후생태 위기를 우리는 해결하기 위해서 여기 함께"섰고, 녹색당도 "이번 대선에서 진보 정당과 노동운동, 사회운동, 그 연대 위에서 사회 대전환 연대회의의 대선 후보를 진심으로 지지하고 함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동자·민중의 정치적 대안"을 

연대회의는 노동운동이 오랜 시간 고민해 왔던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실패해 온 시간들"을 비판적으로 환기하면서 "노동자·민중의 진정한 정치적 대안"을 새롭게 만들어가자는 현장 활동가들의 고민에도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한화빌딩 앞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은 "헌법적 가치는 윤석열의 내란 쿠데타를 막아냈음으로 해서 완성되지 않고, 내란세력을 척결한다고 해서 완성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 사회에 뿌리 박혀 있는 차별을, 현장 노동의 그 차별을 걷어낼 때 비로소 민주주의를,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김형수 지회장은 "그러나 양대 거당은 아직도 이러한 것에 집중하지 않고, 그 어느 곳에서도 노동자들의 삶에 대해서 진정으로 걱정하고 있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면서 "우리 노동자 시민이, 차별받고 있는 진짜 주권자들이 나서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지키는 사람만이 진정한 주권자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그 진정한 주권자가 되기 위해 이 자리에 올라왔다. 시민 모두가 진정한 주권자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주권자들이 준 대의의 권한도 제대로 사용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저도 열심히 저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공농성 중인 김형수 조선 하청노동자 현장 발언. 참세상

엄길용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유독 추웠던 지난겨울 노동자 민중이 주말 주중 가리지 않고 탄핵의 광장에서 투쟁을 이어오면서 무도한 정권 윤석열을 탄핵시켰으나, 이후에도 대통령 하나만 바꿨을 뿐 이 사회가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한 마음 또한 있다"면서 "그래서 이후에도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 필요하고, 광장의 힘으로 열린 조기 대선에서 진보 단일후보, 대선 투쟁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엄길용 위원장은 또한 "민주노총은 이미 정치 방침을 통해서 친자본 보수 양당 체제 타파를 방침으로 정한 바가 있고, 노동자의 정치, 노동자 정치 세력화는 민주노총이 지난 30년 동안 줄곧 가장 중요한 의제로 삼고 있는 핵심사업"이라며 이번 "대선 투쟁을 통해서 새로운 진보의 정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길이 정말 체제 전환의 길이고 민주노총이 줄곧 이야기해 온 노동자 정치 세력화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주 노동해방을 위한 좌파활동가 전국결집 대표는 "우리는 죽은 땅에서 진보 정치를 다시 살려내고 잠들어 있는 노동자의 꿈을 뒤흔들어 깨우려 한다. 이 땅에 가진 자들에게 '잔인한 사월'을 만들고자 한다"면서 "우리는 희망의 6월을 향해 전진한다. 겨울을 찍고 싹 트는 진보 정치, 보수 양당 체제를 깨며 쳐들어가는 노동자 민중의 함성을 만들 것"이라 이야기했다.

"21대 대선을 차별과 싸우는 선거로!". 참세상 

사회대전환 대선 연대회의는 이날 16일부터 26일까지 연대회의 회원 신청을 받아 경선 투표 선거인단을 구성하고 같은 기간 경선 후보 토론회 및 지역 유세를 진행한다.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는 선거인단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투표를 진행, 선거인단 60% 시민 40%의 비율을 반영하여 공동 대선후보를 최종 선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5월 1일에는 노동절 집회 장소에서 연대회의의 대선 후보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 선거운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선출된 최종 후보는 대선후보 TV토론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 정의당의 대선 후보로 본선에 나서게 된다. 정의당은 연대회의의 고민과 과제를 잘 반영할 수 있는 당명을 새롭게 정하기 위해 신규 당명 공모와 당원 투표 절차를 밟아갈 예정이다. 

사회대전환 대선 연대회의 선거인단 참여 안내. 사회대전환 대선 연대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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