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5일, 사모라(Zamora) 나비아노스 데 발베르데(Navianos de Valverde)에서 300mm 초점 거리 렌즈와 Zwo ASI183MC 카메라로 촬영한 레몬 혜성(Cometa Lemmon) 출처: 미겔 앙헬 후로네스(Miguel Ángel Furones)와 호세 카를로스 히메네스(José Carlos Jiménez)
앞으로 몇 주 동안 우리는 황혼 무렵 하늘에 나타나는 밝은 혜성을 직접 눈으로 감상하고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 이 혜성은 2025년 1월 3일, 천문학자 카슨 풀스(Carson Fuls)가 마운트 레몬 천문대(Mount Lemmon)의 소천체 추적 프로그램을 통해 발견한 C/2025 A6 레몬(Lemmon) 혜성이다.
이 혜성은 태양으로부터 약 3천6백억 킬로미터까지 멀어지는 매우 이심률이 큰 궤도를 따라 공전하며, 한 바퀴를 도는 데 약 1,350년이 걸린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 달 안에 이 혜성을 관측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혜성이 다시 심우주로 사라지면서 점점 작아져 버린다.
레몬 혜성을 하늘에서 찾는 방법
지금까지 직접 눈으로 혜성을 본 적이 없고, 별자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이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몇 가지 힌트를 따라가면 혜성을 찾을 수 있다.
가장 먼저 추천하는 방법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어두운 장소를 찾는 것이다. 되도록 하늘이 맑고, 서쪽 지평선에 장애물이 없으며, 가로등이나 인공조명이 없는 곳이 좋다.
관측은 해가 막 지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시작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처음으로 별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면 북서쪽 지평선 위에 북두칠성의 윤곽을 찾아본다. 북두칠성은 일곱 개의 별로 이루어진 별자리로, 그 모양 때문에 ‘국자 자리’로도 불린다. 가장 밝은 두 별은 북쪽에 위치하고, 이 둘을 위로 연장하면 우리가 잘 아는 별인 북극성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2025년 10월 중순부터 11월 사이 황혼 무렵 관측 가능한 별자리 사이를 이동하는 혜성의 경로. 표시된 날짜를 기준으로 혜성의 위치를 보간해 확인해야 한다. 이미지는 Stellarium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성도를 바탕으로 필자가 편집했다. 출처: 국립천문대(Observatorio Astronómico Nacional-IGN)
이제 북두칠성을 찾았다면, 북두칠성의 꼬리에 해당하는 마지막 별 알카이드(Alkaid)에서 시작해, 이 지역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아르투로(Arturo)까지 곡선을 그려 본다. 이 경로를 기억해 두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 왜냐하면 10월 21일 화요일, 혜성이 지구에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1억 100만 km)에 목동자리(Bootes)에 있는 아르투로 근처에서 관측되기 때문이다.
맨눈 또는 쌍안경으로 관측하기
레몬 혜성은 북반구 하늘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스페인, 멕시코, 중앙아메리카 등지에서는 어두운 환경에서 맨눈으로도 충분히 볼 수 있다. 혜성의 겉보기 등급은 북두칠성의 꼬리에 있는 가장 밝은 별 알카이드와 헤르쿨레스자리(Hercules)의 가장 어두운 별 코르네포로스(Korneforos) 사이에 해당할 것으로 보이며, 이보다 더 밝아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주변이 빛 공해로 인해 밝다면, 7~12배율의 천문용 쌍안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관측할 때는 먼저 아르투로를 기준으로 삼고, 그 지점에서 알카이드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시키면서 혜성을 찾는다. 이 과정을 천천히 여러 번 반복하면, 태양 반대 방향으로 꼬리를 가진 흐릿한 별 모양의 혜성을 발견할 수 있다.
혜성과 다채로운 꼬리
최근 몇 주 사이에 레몬 혜성의 아름다운 사진이 온라인에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많은 천체사진가들이 이런 혜성에 열광하는 이유는, 이처럼 변화가 큰 천체는 관측하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이다.
레몬 혜성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태양에 접근하면서 표면이 뜨거워져 내부의 얼음이 승화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파란빛을 띠는 꼬리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이온 꼬리라고 불린다. 이 꼬리는 태양풍의 영향으로 일렁이고 왜곡되기도 한다.
2025 A6 레몬(Lemmon) 혜성, 지로나(Girona) 산트 펠리우 데 부이살레우(Sant Feliu de Buixalleu)의 산타 바르바라(Santa Bàrbara) 예배당에서 촬영. 아스카(Askar) FRA400 망원경(초점 거리 280mm)과 플레이어 원(Player One) Ares-C PRO 카메라 사용. 출처: 파우 몬플레트 이 산츠(Pau Montplet i Sanz, ACDAM/AstroMontseny)
혜성의 흐릿한 외피인 코마(coma)로부터 꼬리는 몇 도에 걸쳐 길게 뻗는다. 또한, 레몬 혜성은 얼음 속에 포함된 미세한 입자들이 증발하면서 먼지 꼬리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미세한 먼지 입자들이 태양 빛을 반사하면서 또 다른 꼬리를 만든다. 이 꼬리는 노란빛을 띠며 흐릿하지만, 입자가 많을수록 더 밝고 눈에 띄게 된다.
2025년 10월 16일 목요일에 촬영된 레몬(Lemmon) 혜성 이미지. 지로나(Girona) 리에이스 이 비아브레아(Riells i Viabrea)의 몬세니 천문대(Observatori del Montseny)에서 30초 노출로 촬영되었다. 반시골 지역에서 쌍안경으로 관측했을 때와 유사한 모습으로, 푸른빛을 띠는 밝은 코마와 희미한 꼬리를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패널은 혜성을 2배 확대한 모습이며, 세 번째 오른쪽 패널은 라슨-세카니나(Larson-Sekanina) 회전 필터로 이미지를 처리하여 꼬리의 단절 현상과 혜성 핵에서 방출되는 여러 가스 제트를 보여준다. 출처: 호셉 M. 트리고(Josep M. Trigo, CSIC/IEEC) (재사용 금지)
국립천문대(OAN-IGN)의 성도에 따르면, 혜성은 매일 밤 서쪽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10월 말에는, 혜성이 헤르쿨레스자리에서 두 번째로 밝은 별 코르네포로스와 뱀자리(Serpens)에서 가장 밝은 별 우누칼하이(Unukalhai) 사이를 지나간다.
11월 중순이 되면, 혜성은 전갈자리(Scorpius)의 가장 밝은 별 안타레스(Antares) 근처로 다가간다.
하늘이 밝을수록 혜성은 배경과 구분되기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같은 시기에 우리는 도시를 벗어나 잠시 밤하늘을 바라보고, 이 특별한 혜성을 감상하기 좋은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출처] Cómo ver el cometa Lemmon, ya distinguible a simple vista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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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셉 M. 트리고 로드리게스(Josep M. Trigo Rodríguez)는 소행성, 운석 및 행성과학 연구 그룹 수석연구원으로 우주과학연구소(ICE-CSIC)에서 일하고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