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어떻게 글로벌 플랫폼 노동 경제를 장악했나

출처: İrfan Simsar, Unsplash

제네바에서는 각국 정부가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고 AI 상사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은 최초의 구속력 있는 국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노동에 관한 논의 대부분은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 어떤 일자리가 사라질지, 어떤 기술의 가치가 떨어질지, 어떤 노동자가 대체될지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우버(Uber)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일하는 수백만 명의 플랫폼 노동자에게 이러한 미래는 이미 현실이 됐다.

알고리즘은 이들의 임금을 정하고, 업무를 배정하며, 성과를 감시하고, 계속 일할 수 있을지 여부까지 결정한다. 문제는 기술이 언젠가 노동자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만이 아니다. 기업들이 이미 이 기술을 이용해 노동자를 통제하면서도 그러한 통제에 따르는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많은 노동자가 불안정한 임금과 위험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으며, 문제가 발생해도 구제받을 방법이 거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곧 바뀔 수도 있다.

61일 제네바에서 각국 정부는 국제노동기구(ILO·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에서 이른바 플랫폼 노동에 관한 최초의 구속력 있는 국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최종 협상에 들어갔다. 국제노동기구는 노동권을 전담하는 유엔 기구다. 새로운 협약은 택시와 배달 서비스부터 가사 돌봄, 청소, 온라인 단순 작업에 이르기까지 앱과 웹사이트를 통해 관리되는 노동을 규율하게 된다. 각국 정부는 이러한 노동을 통제하는 기업들이 노동자를 직원으로 인정하고 노동법상 보호 의무를 준수해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협상은 612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협상의 의미는 플랫폼 노동 경제를 훨씬 넘어선다. 병원, 돌봄 노동, 가사 노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점점 더 많은 노동자가 알고리즘 상사의 지시를 받고 있다. 핵심 쟁점은 정부가 기업의 알고리즘 기반 노동 관리 방식에 규칙을 설정할 것인지, 아니면 기업들이 계속 스스로 규칙을 정하도록 둘 것인지에 있다.

오늘날 플랫폼 노동은 후자의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미리 보여준다. 기업들은 유연성과 독립성을 약속한다. 그러나 많은 노동자가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낮고 불안정한 임금, 위험한 노동환경, 그리고 유급 병가·실업보험·퇴직급여의 부재다.

이것은 시스템의 결함이 아니다. 그것이 바로 시스템이다. 기업들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노동자를 촘촘히 관리하면서도 계약을 통해 그들에 대한 책임은 부인한다. 그 결과 새로운 기술 형태로 나타난 익숙한 비용 전가가 발생한다. 노동자는 위험을 떠안고, 기업은 통제권을 유지한다.

이러한 모델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현재 30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도어대시(DoorDash)20254분기 글로벌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70개국에서 운영하는 우버는 2025<포춘>(Fortune)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상장기업 100대 기업순위에서 9위에 올랐으며, 주당순이익은 3년 동안 445% 증가했다. 이들 기업은 비용을 회사 장부 밖으로 밀어내고 다른 주체들에게 전가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한다.

최근 몇 달 동안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10개국의 플랫폼 노동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은 어디에서나 동일한 유형의 착취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베이루트(Beirut)에서 우리는 2015년부터 우버에서 일해 온 74세의 아브라함 오르팔리안(Apraham Orfalian)을 만났다. 그는 202410월 한 승객이 목에 칼을 들이대고 차에서 끌어낸 뒤 차량과 휴대전화를 빼앗아 갔다고 말했다. 차량을 잃자, 그는 수입원도 잃었다. 유급 병가도, 산업재해 보상도, 우버의 지원도 없었던 그는 형제자매의 도움에 의지해 생활해야 했다. 그는 우리는 우버를 위해 일하는 노동자들이다라며 우리가 우버의 수익을 만들어 주는데 최소한 책임은 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페르시아만 국가들에서는 배달 노동자들이 극심한 폭염 속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배달해야 했다고 말했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주문을 거부할 여유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업무 중 다친 노동자가 자신의 치료비를 직접 부담해야 했다. 영국에서는 또 다른 노동자가 업무 중 공격을 당한 뒤 수개월 동안 소득도, 부상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일부 정부는 이미 대응에 나섰다. 멕시코는 일부 전일제 플랫폼 노동자에게 사회보장과 노동권 보호를 확대하는 법안을 도입했다. 인도에서는 노동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정부가 배달 노동자들에게 위험한 압박을 가하는 ‘10분 배송약속을 제한했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의 법원은 기업들이 회피하려 했던 노동자 권리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는 국가마다 차이가 크고 여전히 취약하다. 국제 기준이 없다면 기업들은 계속해서 제도의 허점을 악용할 수 있다.

강력한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은 하나의 기본 원칙에서 출발해야 한다. 기업이 노동자를 통제한다면 그 통제에 따르는 책임도 져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는 기업이 사용자와 같은 권한을 행사할 경우 노동자를 고용 관계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제도, 배정 대기 시간을 포함한 모든 노동 시간에 대한 임금 지급, 안전 보호 조치, 사회보장, 자의적인 계정 정지나 업무 배제에 대한 보호, 그리고 임금·평가·업무 접근성을 결정하는 알고리즘의 판단을 이해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실질적 권리를 의미한다.

일부 정부는 기준이 확정되기도 전에 이러한 보호 장치를 약화하려 하고 있다. 이들은 기준이 취약한 국내법에만 의존하도록 만들고, 노동자의 범위를 좁게 정의하며, 노동자의 생계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실질적 권한은 주지 않은 채 투명성만 약속하는 방향을 원한다.

플랫폼 노동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더 강한 규제가 유연성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노동자에게 그런 유연성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노동자가 접속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해도 빈곤 수준의 임금, 자의적인 해고, 보상 없는 산업재해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는 여전히 보장해야 한다. 사업 모델이 노동자 권리를 회피해야만 작동한다면, 그것은 규제를 반대할 이유가 아니라 규제를 도입해야 할 이유다.

이 문제는 플랫폼 노동을 활용하는 기업들의 운영 방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노동법이 오늘날 기업들이 노동을 조직하는 방식의 변화에 발맞출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다.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을 지배하는 시스템을 이해하거나 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면, 소프트웨어는 책임 없이 통제권을 행사하는 효율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현재 제네바에서 회의 중인 각국 정부는 아직 한계를 설정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다. 착취가 새로운 표준이 되기 전에 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출처] How AI Took Over the Global Gig Economy - Truthdig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레나 시메트(Lena Simet)는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HRW)의 선임 경제정의 자문관이다. 안나 바차렐리(Anna Bacciarelli)는 휴먼라이츠워치의 선임 인공지능 연구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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