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참사 책임자인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시민 1천981명이 항소심에서 징역 4년으로 감형된 박 대표에게 23명의 죽음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대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아리셀참사대책위원회와 아리셀산재피해가족협의회는 2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표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전달했다. 탄원에는 노동계와 문화예술계, 종교계, 법조계와 다른 산업재해·사회적 참사의 피해자와 유가족 등이 참여했다.
2024년 6월 24일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노동자 23명이 숨졌다. 박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은 지난 4월 징역 4년으로 감형했다. 항소심은 박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이고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비상구 설치 의무와 관련한 일부 혐의를 1심과 다르게 판단하고 유족과의 합의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
출처: 민주노총
대책위와 유가족들은 항소심이 경영책임자의 안전 책임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원심판결에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 관계 법령의 취지를 그르친 법리 오해가 없는지 엄정하게 살펴 달라”며 박 대표에 대한 판결을 파기환송해 “23명의 죽음에 상응하는 책임이 물어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유족과의 합의가 대폭 감형의 근거가 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경제적 배상과 형사책임은 동일하지 않다”며 합의가 경영책임자의 형사책임을 크게 낮추는 사유가 된다면 경제력이 있는 기업이 참사 이후 금전적 보상으로 처벌을 낮출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탄원에는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다시는 공동대표와 10·29 이태원 참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 등이 참여했다. 소설가 김훈·정보라,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전·현직 국회의원 10명 등도 자필 탄원서를 냈다.
대책위는 “이 사건은 박순관 한 사람의 형량만을 다투는 사건이 아니다”라며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책임자에게 실질적인 책임을 묻는 법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를 가르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3명의 죽음 앞에서 대한민국의 법이 무엇을 지키고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 분명하게 답해 달라”며 대법원에 항소심 판결을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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