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동쟁의 대상 지침’ 철회 촉구…5일 결의대회

민주노총이 고용노동부가 3일 발표한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이 경영성과급과 기업 매각·이전·신기술 도입 등을 둘러싼 노동조합의 교섭·쟁의권을 제한한다며 지침 철회를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지침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오는 7일부터 2주 동안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농성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4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침해하고 노사자치 원칙을 위배하는 사용자 편향 지침이라며 즉각 폐기를 촉구했다.

출처: 민주노총

노동부가 발표한 지침은 기업 영업이익 등에 연동한 경영성과급 요구를 의무적 교섭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규정하고, 공장 신설·이전과 기업 매각, 신기술 도입 등 사업경영상 결정 자체도 원칙적으로 의무적 교섭이나 노동쟁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경영상 결정으로 고용이나 노동조건의 구체적인 변동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 근로조건 문제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구분이 구조조정이 현실화하기 전에 노동조합이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좁힌다고 비판했다. 기업 매각이나 공장 이전, AI·신기술 도입 단계에서는 고용 변동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섭을 제한하고, 정리해고나 노동조건 악화가 가시화한 뒤에야 교섭을 허용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쟁의조정 과정에서 노동위원회가 지침에 따라 개입하도록 한 대목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지침은 노동조합이 기업이익 연동 성과급이나 사업경영상 결정 자체를 요구할 경우 노동위원회가 요구안 변경을 권고하고,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행정지도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사용자가 이를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더라도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노총은 이를 두고 사용자의 교섭 회피에 면죄부를 주고 노동위원회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경영성과급이 이미 여러 사업장에서 노사 교섭의 대상이 돼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수많은 사업장에서 이미 이 문제로 교섭하고 쟁의까지 진행한 바가 있다정부가 무슨 권한으로 시행지침을 통해 이러한 관행과 현실을 훼손하려 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일정 비율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한다기업의 영업이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은데 표현에 따라 합법과 불법의 범주를 달리하는 것은 기업에 교섭 회피의 명분을 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인수·합병과 매각을 교섭 대상에서 제한하는 데 대한 반발도 나왔다. 김광창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노동조합이 매각이나 구조조정 계획을 사전에 객관적으로 확인하라는 지침의 기준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사업 매각의 대부분은 노동조합을 배제한 밀실 매각이라며 매각이 결정되는 전날까지도 회사에서는 결정된 바 없다거나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듣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홈플러스와 우창코넥타를 사례로 들며 사모펀드에 회사가 매각된다는 것은 구조조정과 노동조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창코넥타 역시 흑자를 내던 기업에서 자산 매각 이후 적자 전환과 파산, 정리해고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출처: 민주노총

공공부문에서는 정부의 공공기관 통폐합·지방 이전 방침과 이번 지침이 결합할 경우 노동조합의 대응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성규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전날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통폐합·지방 이전 계획을 언급하며 공공기관 노동자들에게는 노동조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합병이자 분할이고 사업장 이전이라며 합병이나 분할, 이전을 결정하는 시점에 구조조정 계획을 숨기고 있으면 노조의 교섭 요청을 피할 수 있다는 안내서를 낸 셈이라고 비판하며, “이번 시행지침대로라면 정부는 고사하고 해당 기관장과의 교섭도 가로막힐 위험에 놓인다고 목소리 높였다.

민주노총은 이번 지침을 지난 노조법 2·3조 관련 시행령·해석지침과 연결해 정부가 행정해석을 통해 교섭권과 쟁의권을 축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원청교섭을 요구받은 사업장 가운데 실제 교섭에 나온 곳이 10%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시행령과 해석지침이 원청의 교섭 회피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 폐기와 교섭 대상 결정에 대한 정부 개입 중단, 노동위원회의 중립성 회복과 정당한 쟁의권 보장을 요구했다. 5일 결의대회를 열고, 7일부터 2주 동안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농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양 위원장은 노동자의 권리와 법이 보장한 노동3권은 정부가 마음대로 재단할 수 없다시민과 노동자들에게 정부 지침과 시행령의 부당함을 알리고 함께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주말 민주노총 주최로 열리는 '하반기 투쟁선포 대회'는 서울을 비롯한 충북, 전남광주, 대구, 부산, 울산, 경남 등 7개 지역에서 열리며 '정의로운 AI전환! 공공성 강화 예산·원청교섭·노동기본권 쟁취!'를 핵심 구호로 내세운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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