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Surya Prakash, Unsplash
BJP(바라티야 자나타당, 인도인민당)가 이끄는 정부는 최근 인도 의회에서 보험 부문에 대해 외국인의 지분 소유를 100%까지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총리는 이를 인도 금융 부문의 본격적인 “개혁”의 시작이라고 선언했으며, 이는 민간, 특히 외국 자본의 금융기관 소유 확대를 의미한다. 이는 분명히 독립 이후 인도가 금융 부문에서 추구해온 정책의 중대한 후퇴를 뜻한다.
IMF, 세계은행, 그리고 다른 국제 금융 자본의 기관들, 그리고 미국 정부는 오랫동안 이러한 방향 전환을 요구해 왔다. 실제로 미국의 한 고위 관료는 인도 정부에 “금융 부문 전체의 민영화가 당장 어렵더라도, 인도국영은행(State Bank of India) 하나만이라도 민영화해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신자유주의 ‘개혁’을 선호했던 의회 주도의 이전 정부조차도 그 제안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BJP는 인도 기업 이익, 즉 지금은 세계화된 자본의 이익과 사실상 일치하는 이해관계의 보다 잔인한 대변인 역할을 하며, 제국주의 세력이 요구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금융 부문을 민영화와 외국 자본의 지배로 밀어넣으려는 시도이며, 이는 독립 이후 인도가 어렵게 벗어난 상태였다.
그러한 탈피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고, 우리는 그 이유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첫째, 금융 시장은 ‘생산’과 ‘투기’를 구별하지 않는다.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어떤 자산을 일정 기간 동안 수익을 창출할 목적으로 보유하기 위해 취득했다면 이는 생산을 위한 자산 취득이지만, 자산을 빠르게 되팔아 차익을 얻기 위해 취득한 것이라면 이는 투기에 해당한다. 민간 금융기관은 전적으로 상업적 동기에 의해 움직이므로,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투기에 자원을 투입하며, 이는 생산에 투입될 자본을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 제3세계 경제는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둘째, 생산의 영역 안에서도 민간 금융기관은 대출을 제공할 때 체계적으로 특정 차입자를 차별한다. 식민지 시대에는 인도 기업가들이 주로 외국 자본이 소유한 은행에서 자금을 얻으려다 지속적으로 배제당했고, 이에 따라 인도 대기업들은 자사 은행을 설립해 자금을 확보했지만, 그들 역시 다른 차입자들을 배제했다. 특히 소농, 농민, 장인 등은 제도권 금융에서 완전히 배제되었다.
금융은 자본에 대한 지휘권을 의미하며, 이 금융이 어떻게 분배되는가—누가 자금을 받는가, 어느 지역으로 흘러가는가, 어떤 활동에 사용되는가—는 국가의 성장률과 발전 양상을 결정한다. 민간 금융기관의 구조적인 배제는 특정 부문과 생산자를 소외시켰고, 이는 발전의 양상을 왜곡했을 뿐 아니라 그 자체로 발전을 억제했다.
따라서 금융이 투기가 아닌 생산에 사용되어야 하고, 농업 및 영세 생산 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발전에 활용되어야 한다면, 민간 소유 금융기관은 이 과제를 수행할 수 없다. 균형 잡힌 경제 발전과 사회적 우선순위에 따른 자원 배분을 위해서는 국가 소유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기본 통찰은 신자유주의 ‘개혁’이 도입되기 전까지 인도의 발전 경로를 이끌었다. 그 결과 1955년 인도제국은행을 국유화했고, 1956년 생명보험 산업을, 1969년 주요 민간 은행 14곳을, 1980년에는 추가로 민간 은행 6곳을 국유화했다. 금융 부문의 국유화는 농업 부문으로의 제도적 자금 흐름을 가능케 했고, 이는 초유의 수준이었으며, 결국 녹색혁명과 인도의 식량 자립을 실현했다. 1960년대 초, 인도는 미국산 식량 수입에 의존했고, 이로 인해 미국 제국주의의 압박에 매우 취약했지만, 이후 식량 자립을 이룬 것은 제국주의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지켜낸 놀라운 성과였다.
또한 금융 부문에서의 국가 소유 덕분에, 미국의 주택 시장 거품이 붕괴되며 전 세계 자본주의 금융 시스템이 위기에 빠졌을 때, 인도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ICICI 은행(인도 산업 신용 투자 공사 은행 Industrial Credit and Investment Corporation of India Bank)을 제외하면, 인도 은행들은 외화 자산 보유가 매우 적었고, 독성 자산도 거의 없었다. 국유화는 수천만 예금자들의 자금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도록 막아주었다.
경제 자유화는 이전에 인도의 금융 시스템의 견고함을 어느 정도 약화시켰다. 특히 농민들에게 직접 흘러가던 제도적 금융의 규모는 대폭 축소되었고,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농민에게 터무니없는 고금리로 재대출하는 중간 착취업자들이 등장했다. 그런데 BJP 정부는 이마저도 완전히 파괴하려 하며, 금융 부문의 민영화와 외국 자본 지배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가 보험 부문의 외국인 지분 제한을 철폐하며 내세운 논리는 신빙성이 없다. 그들은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증가해 보험 부문의 범위와 품질이 향상되고, 궁극적으로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객에게서 모은 자금을 해외 투기 사업에 사용하는 경우, 이는 인도 발전에도, 고객 자산 보호에도 기여하지 않는다. 또한 정부는 이제 국민들이 금이나 부동산을 보유하는 대신 보험 상품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자금이 투기 목적이나 독점 강화(예: 중소기업 인수, 마진 폭리 등)로 흘러가면 이 주장 역시 무의미해진다. 이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보험 개혁을 통해 국제 금융자본의 ‘신뢰 회복’을 꾀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자본 유출을 막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인도 루피는 지금 아시아에서 가장 약한 통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 유출의 직접적인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가 인도 상품에 가한 높은 관세이며, 이는 루피 가치 하락에 대한 기대를 낳았고 실제로 하락을 촉진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살 한 조각’(미국산 유제품의 수입 확대 같은 요구)을 충족하지 않는 한, 금융 부문 자유화만으로는 자본 유출을 막을 수 없다. BJP 정부는 이전에 농민들에게 한 차례 큰 타격을 입은 바 있어 그들을 자극하길 꺼려하지만, 금융 부문 개방이라는 ‘화해 제스처’로는 트럼프를 달래기에 역부족이다.
오히려, 금융 부문을 다국적 기업과 민간 자본에 개방하는 것은 훨씬 더 큰 자본 유출을 불러올 수 있으며, 루피 가치 하락을 막겠다는 정부의 목표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모든 사실은 인도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이 도달한 절대적 한계를 보여준다. 신자유주의는 농민과 영세 생산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었다. 트럼프는 이 고통을 더욱 심화시키고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도가 그 요구를 거부한다면, 이미 약세인 통화가 더 떨어질 것이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며 결국 IMF 관리체제로 전락하게 만들 수 있다. 이는 이미 인도의 몇몇 이웃 국가들이 겪은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인도가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느냐가 아니다. 더 핵심적인 문제는, 인도의 선택지가 이처럼 제한된 상황 그 자체를 극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트럼프의 협박을 무시하고 미국 상품에 대해 강력한 관세를 부과하고, 자본 유출에 대한 통제를 시행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나 자립을 지향하는 정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뜻한다. 그러나 BJP 정부는 이런 과감한 전환을 할 용기가 없다. 대신, 이들은 결국 트럼프에게 굴복하면서도,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파시즘적인 방식으로 국민을 억누르려 할 것이다.
[출처] Pushing The Financial System In A Dangerous Direction | Peoples Democracy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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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바트 파트나익(Prabhat Patnaik)은 인도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이자 정치 평론가다. 그는 1974년부터 2010년 은퇴할 때까지 뉴델리의 자와할랄 네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 연구 및 계획 센터에 몸담았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