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어떻게 에너지를 무기로 사용하는가

출처: Jorge Brito, Unsplash

세계 석유 무역의 무기화는 미국의 규칙 기반 질서의 토대다

이란(1953), 이라크(2003), 리비아(2011), 러시아(2022), 시리아(2024), 그리고 지금은 베네수엘라(2026). 미국이 이들 국가에 가한 공격과 경제 제재의 공통된 기반은세계 석유 무역을 무기화한 전략이다석유에 대한 통제는 세계 무역과 달러 중심의 금융 체계를 일극 지배하려는 미국의 핵심 수단 중 하나다이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과 외교를 위해 석유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은미국이 석유 무역을 통해 외교적 목적을 관철하는 능력에 가장 중대한 위협이 된다.

모든 현대 경제는 공장을 가동하고가정을 난방·조명하며비료(가스에서 생산)와 플라스틱(석유에서 생산)을 만들고운송수단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석유가 필요하다미국 또는 그 동맹국(브리티시 페트롤리엄네덜란드의 셸그리고 오늘날의 OPEC)이 통제하는 석유는미국 정부가 자국의 계획에 반하는 정책을 펼치는 국가들에 대해 지렛대(leverage)로 사용할 수 있는 잠재적 약점으로 작용해 왔다미국은 이들 국가의 석유 접근을 차단함으로써그 경제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미국 전략가들이 '문명 간 전쟁(civilizational war)'이라고 부르는 오늘날의 외교 정책에서미국의 최우선 목표는 중국러시아그리고 잠재적 BRICS 동맹국들이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 경제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고유라시아 중심 경제 블록의 등장을 좌절시키는 데 있다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이 세계 경제와 금융을 지배하던 당시와 달리오늘날 미국은 외국을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에 끌어들이기 위한 긍정적 유인책이 거의 없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미국은 모든 외국 무역 및 투자에서 이익을 얻어야 하며타국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해그리고 그 배후에 있는 중국과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4월 2일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를 도입했다그는 독일과 EU 지도자들에게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자발적으로 중단하라고 압박했다이는 노르트스트림 2(Nord Stream 2) 파이프라인 일부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졌다. 2022년 2월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이 파괴되었을 당시독일과 EU가 이를 묵인한 사실은 미국 외교관들이 타국을 자신들의 냉전 동맹에 끌어들이고그들에게 자해적인 정책까지 따르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러시아와의 석유 및 가스 무역이 차단된 이후 독일의 탈산업화와 경쟁력 상실은러시아 및 중국 경제를 고립시키고 타격을 주려는 미국이 독일과 EU에 요구한 희생이었다동시에 이는 미국이 자국의 LNG 수출 수익을 늘리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미국 국가 안보 정책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타국이 자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고 실현하지 못하도록 막는 힘이다이런 비대칭 구조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미국이 유럽 전후 복구 경제를 위해 막대한 경제 지원을 제공하던 시절부터 세계 경제에 내재해 왔다그러나 오늘날 미국이 행사하는 강제력은약한 국가를 폭격하거나 약점(초크포인트)을 조작·이용해 혼란을 일으키겠다는 위협에 의존한다파괴적 지렛대는 이미 탈산업화가 진행되고외채가 폭증하여 달러의 지배적·수익성 있는 통화 역할조차 위태로운 미국 경제에 남은 거의 유일한 정책 수단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은 서구 경제의 주요 초크포인트였다미국 재무부는 세계 통화 금의 80%를 보유하게 되었고이는 1971년까지 유지된 달러-금 기준 국제결제 체제하에서 외국의 금융 확대를 가능하게 했다대부분의 국가는 금이 부족했고무역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차입이 필요했다미국 외교관들은 IMF와 세계은행을 통해 자금을 대출해 주면서친미적인 민영화 정책역진적 조세 제도그리고 자국 경제를 미국 투자자에게 개방하는 조건을 내걸었다이 모든 것은 달러화된 국제 무역 체계와 그에 따른 통화 정책 일부가 되었다.

에 더해, ‘석유는 국제사회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또 하나의 자원이 되었고그만큼 중요한 초크포인트로 떠올랐다석유는 곡물 수출과 더불어 미국 무역수지의 핵심 자산이었고, 1974년 OPEC이 석유 가격을 4배로 인상하면서미국과 협의해 수출 수익을 미국 국채기업 증권은행 예금 등에 재투자하기로 하면서금융 분야에서 달러의 지배적 역할을 뒷받침하는 주요 기반이 되었다미국 관리들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전쟁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이로써 '페트로 달러 시장'이 형성되었고이는 미국의 국제수지와 달러 강세의 핵심 축이 되었다.

1974년 이후미국은 세계 석유 및 기타 원자재 거래를 달러로 가격 책정하는 것뿐만 아니라석유 및 수출 흑자 자금을 미국에 대출하거나 투자하도록 유도해 왔다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1년간 외국 정부와 협상하면서그들의 제품이 미국 시장에 접근하기 위한 조건으로 내세운 일종의 '반환(giveback)' 방식이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1월 6일 미국 에너지부가 발표한 내용이다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가 3천만에서 5천만 배럴(최대 20억 달러 규모)의 석유를 수출하는 것을 허용하고이를 선택적 기준에 따라 무기한 계속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핵심 조건은 다음과 같다. “수익은 '글로벌 인지 은행들'에 위치한 미국 통제 계좌에 예치되며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재량에 따라 미국과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배분된다.”

세계 원자재 무역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우선권

1973년 9, OPEC의 가격 혁명이 일어나기 1년 전미국은 칠레의 선출된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를 전복시켰다문제는 구호로 내세운 구리 산업의 칠레화(Chileanization)’ 자체가 아니었다그 계획은 사실 미국의 아나콘다와 케네컷 구리 회사들이 제안했다이들 기업은 미국 기업의 매각을 통해 세계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그 가격 우산 아래에서 자국 내 광산 및 제련소의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이는 1974년 OPEC의 국유화와 가격 인상 당시석유 기업들이 이를 받아들인 원리와 같다.

칠레의 구리 협정에 붙은 핵심 조건은구리를 미국 기업에 최우선으로 공급한다는 것이었다가격은 칠레가 정하지만미국 회사들이 먼저 구매할 수 있어야 했다미국 구리 회사들은 전선무기기타 주요 산업에 필요한 안정적인 공급을 고객에게 보장하기 위해 이 권리가 필요했다이 우선 매수권은 칠레가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는 조건이 아니었다그러나 아옌데는 이 양보가 칠레의 주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이는 칠레의 국가 이익에 비춰보면 불필요한 주장처럼 보일 수도 있었지만그는 끝까지 입장을 고수했고 결국 축출당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미국 국가안보 전략가들을 가장 자극한 것은 베네수엘라가 중국의 석유 수요의 5%를 공급해 왔다는 사실이었다또한 이란과 쿠바에도 석유를 공급해 왔으나, 2023년 이후에는 러시아가 두 나라의 주 공급처가 되었다러시아와 베네수엘라가 자유롭게 석유를 수출할 수 있게 되면서미국 정부가 석유를 무기로 활용해 다른 국가들의 경제를 압박하는 능력이 약화했다독일 산업을 붕괴시키고 물가를 급등시킨 것과 같은 에너지 차단 전략이 더 이상 쉽게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미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이들 석유 공급은미국이 주도하는 '규칙 기반 질서(rules-based order)'에 대한 명백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문제를 더 악화시킨 것은베네수엘라가 2017년에 자국의 석유 수출 가격을 비달러 통화로 책정하겠다고 발표한 점이었다이는 페트로 달러 시장 관행에 도전하는 것이었다그리고 중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투자하면서마두로 대통령이 자국 석유 수출 가격을 위안화로 표시하겠다는 발언까지 나왔다이는 최근 잠비아가 구리 수출에 대해 그렇게 한 것과 같은 흐름이었다마두로는 자신이 던진 도전의 장을 분명히 했다그는 이미 2017년에 미국 제국주의 체제를 끝내겠다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유엔(UN) 헌장이 아니라미국의 비공식 규칙 기반 질서가 오늘날 세계 경제를 지배한다

미국 외교는 타국이 불안정하지 않으면 자국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으며다른 국가들이 누구와 무역할지자산을 어디에 사용할지를 자유롭게 결정하는 것을 허용할 경우자국의 행동 자유가 위협받는다고 판단한다미국은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처럼 자국의 통제를 벗어난 에너지 공급을 차단하고미국이 통제하는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유지하게 하려고 초크포인트를 조성하는 외교 정책을 펼쳐 왔다이는 타국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한 미국의 핵심 수단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은 최근까지 공식 문서에 명시되지 않았다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최근 일주일 사이에 직설적인 발언을 내놓기 전까지미국 외교관들은 이러한 질서의 핵심 원칙들을 공개적으로 명확히 언급하는 것을 꺼려왔다.

그 이유는 이 원칙들이 국제법과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미국은 표면적으로 자유시장 원칙을 지지해 왔지만실제로는 이에 반하는 정책을 펼쳐왔다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공격과 마두로 대통령 납치는 그 최신 사례다미국은 이러한 침공을 자국의 규칙 기반 질서에 따른 정당한 행동으로 간주하지만이는 국제법특히 유엔 헌장 2조 4항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해당 조항은 국가는 타국의 영토에 대해 동의자위권 주장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 없이 무력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한다.

놀랍게도 미국은 자국의 군사 공격과 위협을 자위권이라는 명분으로 자주 정당화해 왔다예컨대, <파이낸셜 타임즈>의 칼럼니스트 기디언 라크먼(Gideon Rachman), “미국은 대만 반도체 산업이 중국의 손에 넘어가거나베이징이 남중국해를 지배하게 될 경우자국 안보가 위협받는다고 믿는다고 보도했다현재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협받고 불안정한 국가처럼 행동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위치조차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그는 1월 4일 에어포스 원에서 국가 안보 관점에서 우리는 그린란드가 필요하다지금 그린란드는 러시아와 중국 선박으로 가득 차 있다고 밝혔다그는 앞으로 두 달 안에 그린란드 문제를 다루겠다고 공언했다. EU 지도자들도 이런 트럼프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으며라트비아 대통령은 미국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덴마크와 직접 협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국토안보 담당 부비서실장 스티븐 밀러(Stephen Miller)는 그린란드는 미국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대통령은 이에 대해 매우 분명히 입장을 밝혔으며이는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라고 덧붙였다그는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그린란드를 점령할 계획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그린란드 문제를 두고 미국과 군사적으로 맞서려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덴마크인들도 마찬가지였다. 2026년 초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미국에 병합하겠다고 위협한 가장 음울한 측면은북대서양에서 북극해로의 접근을 차단하겠다는 미국의 의도였다이는 나토의 지원을 받은 계획으로러시아나 중국 선박이 북대서양으로 진입하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그린란드-아이슬란드-영국 해협을 봉쇄하겠다는 것이었다나토 대변인은 1월 6일 마르크 뤼터(Mark Rutte) 사무총장의 발언을 인용해 나토는 북극이 안전하게 유지되도록 집단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뤼터는 CNN에 러시아와 중국이 이 지역에서 갈수록 더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데 모두 동의한다고 말하며북극해를 안전하게 유지한다는 말이 실은 중국과 러시아 선박을 배제하겠다는 뜻임을 분명히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사설도미국이 자국 통제를 벗어난 국가들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했다사설은 미국은 파나마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Manuel Noriega)를 체포할 때도 자위권을 주장했다고 지적하며, “글로벌 무법자들에 대한 유일한 방어 수단은 군사적 전복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 신문은국제법이 실제로 국가의 행동을 규율한다고 믿는 것은 이상적이지만 시대착오적인 환상이라고 주장했다. “모스크바와 베이징이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을 때 국제법을 짓밟는 것을 보라국제법은 독재자들의 최고의 친구가 되었다고 조롱했다.

현실 세계에서 국가는 결국 힘의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트럼프 대통령의 고문 스티븐 밀러는 CNN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우리는 현실 세계에 살고 있다이 세계는 힘과 권력에 의해 지배된다그것이 인류 역사 이래 작동해온 철칙이다.”

미국 외교관들은 종종 유엔이 군대를 갖고 있냐?”고 되묻는다유엔은 군대를 보유하지 않았으며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은 미국의 거부권에 좌우된다미국은 유엔 헌장의 조항을 무시해 왔고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납치한 이번 사건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미국은 자국과 그 동맹국이 포함된 무역금융군사 질서 안에서미국의 규칙만을 유효한 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 정책에서 작동하는 핵심 원칙을 주저 없이 밝혔다.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원한다.” 그는 최근 한 달간 베네수엘라에서 출발한 유조선의 석유를 압류했고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Delcy Rodriguez)가 자발적으로 석유 통제권을 넘기지 않으면미군이 석유를 접수해 미국 기업에 넘기고미국의 이익을 대변할 새로운 부패 지도자나 독재자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국무부는 1974년 OPEC 국가들에 석유 수출 수익을 미국 국채에 투자하거나달러 자산으로 재활용하라고 압박했고당시에는 미국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OPEC은 이를 수용했다지금도 미국은 달러 기반 금융 시스템을 지배하고 있지만과거의 산업력을 잃었고해외 원조와 유엔 산하 기구에 대한 기여를 축소했다미국 외교의 영향력은 더 이상 타국의 성장을 지원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그 성장을 방해하는 능력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미국의 산업 쇠퇴는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한 군사적 침공과 위협을 시급한 과제로 만들었다미국은 자국의 지배 질서를 위협하는 탈달러화’ 움직임을 저지하려는 목적에서무역과 금융에서의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또 다른 미국의 의도는 자원 탈취다스티븐 밀러는 주권국이라도 미국이 그들의 자원을 원하면주권은 의미 없다고 단언했다미국 유엔 대사 마이클 왈츠(Michael Waltz) 역시 안보리 긴급 회의에서 세계 최대의 에너지 매장량을 미국의 적들이 통제하게 둘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법 논리는 단순하다. “소유가 곧 권리다.” 현재 베네수엘라 사태에서도 적용되는 법은 미국의 법이지베네수엘라나 유엔의 법이 아니다미국은 자위권이라는 허가를 근거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트럼프의 베네수엘라 공격을 정당화하는 표면적 명분은 마약이었다. <폭스뉴스>와 여론조사로 테스트된 이 명분은베네수엘라가 미국에 마약을 퍼뜨린다는 것이다다만 CIA나 미군이 통제하지 않는 마약이라는 점에서 문제였다실제 마두로에 대한 기소장에는 태양의 카르텔(Cartel of the Suns)’과 같은 트럼프의 주장과 관련된 내용은 빠져 있었으며기관총 소지 같은 비본질적인 혐의만 담겨 있었다.

미국이 진짜로 문제 삼은 것은 마두로가 자국의 석유를 통제하고위안화 등 비달러 통화로 가격을 책정하며석유 수익으로 중국 투자를 상환하려 했다는 점이었다이는 2003년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한 대량살상무기” 허위 주장을 연상시킨다당시 국무장관 콜린 파월(Colin Powell)의 유엔 연설은 그의 명성을 무너뜨렸다그러나 자위권이라는 미국식 논리에 따르면베네수엘라가 석유 무역을 자주적으로 운영하려는 시도는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고이에 대한 침공은 정당화되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석유 무기화’ 전략을 통해국제법은 물론 해양법의 핵심 원칙까지도 부정했다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공격과 마두로 납치 이전부터그는 자국 기업 외에는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을 전면 금지했고석유를 실은 유조선을 압류했으며정체불명의 어선들을 폭격해 선원들을 사살했다.

[요약] 석유를 둘러싼 미국의 '규칙 기반 질서'가 요구하는 핵심 조건들

1. 세계 석유 무역은 미국의 특권 아래 유지되어야 한다

미국은 세계 석유 무역을 자국이 통제해야 한다고 본다어떤 국가가 동맹국에 석유를 공급할 수 있는지그리고 동맹국들이 석유를 누구에게 판매할 수 있는지를 미국이 결정하려 한다이를 위해 미국은 동맹국들이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 같은 국가들로부터 석유 수입을 금지하고반대로 이러한 국가들의 석유 수출을 방해하거나 봉쇄한다최근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을 압류하고 러시아 석유 선단에 제재를 가한 것이 그 사례다미국은 이라크와 시리아의 석유를 점령군이 직접 훔쳐 이스라엘에 제공하고 있으며리비아의 석유도 2011년 압류한 뒤 여전히 혼란 상태로 남겨두고 있다.

2. 석유 거래는 미국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고 결제되어야 한다

석유와 기타 수출품은 달러로 가격을 책정하고서구의 상품 거래소를 통해 판매해야 한다결제는 서구 은행 시스템과 SWIFT망을 통해 이루어지며이 모든 시스템은 미국 외교의 실질적 통제 아래 있다.

3. 페트로 달러 규칙(Petrodollar Rule)

국제 석유 수출 수익은 미국에 대출되거나미국에 투자되어야 한다이상적으로는 미국 국채기업 채권또는 미국 은행 예금 형태로 투자되기를 요구한다.

4. 석유를 대체하는 녹색 에너지는 억제되어야 한다

미국은 자국과 그 동맹국이 통제하는 석유·가스에 대한 세계적 의존도를 유지하기 위해탄소 비중이 낮은 대체 에너지와 이를 장려하는 친환경 정책들을 막아야 한다고 판단한다이는 미국 외교가 위의 규칙들을 강제로 적용하는 데 있어 핵심 수단인 에너지 통제를 약화하기 때문이다석유 의존도가 낮아질수록 미국이 타국의 조명을 끄고 난방을 끊는 능력도 사라진다.

5. 미국의 규칙과 정책에는 어떤 법도 적용되거나 제한을 가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미국과 주요 동맹국은 외부의 어떤 법적 제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유엔이나 국제 재판소를 통한 제재도 무력화되며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은 미국의 거부권으로 봉쇄하고유엔 총회 결의나 국제법원의 판결도 무시한다미국은 새로운 국제 재판 기구나 법적 권위가 등장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며무엇보다도 그러한 기구들이 결정을 실행할 군사력을 갖추는 것을 철저히 막고자 한다.

[출처] How Washington Uses Energy as a Weapon | Michael Hudson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마이클 허드슨(Michael Hudson)은 월스트리트 금융 분석가, 캔자스시티 미주리대학교 경제학 석좌 연구 교수, 장기경제동향연구소(ISLET) 대표다. 주요 저서로 ⟪미국 제국의 경제 전략⟫, ⟪그리고 그들의 빚을 용서하라⟫, ⟪호스트 죽이기⟫, ⟪버블과 그 이후⟫ 등이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