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트럼프의 승리: 반PMC 연합의 공고화

트럼프의 승리는 압도적인 것이 아니었다득표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2024년 선진국의 선거 기준으로 볼 때해리스의 패배는 현직 대통령에게 주어진 온건한 질책이었다이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덜 심각한 패배 중 하나였다.

미국 정치의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고대 헌법에 뿌리를 둔 양당제가 나라를 거의 절반으로 나누고 있다는 것이다이러한 균열은 사회 전반특히 노동계급과 사업 이익 집단 내부에도 존재한다이에 대해 <뉴 레프트 리뷰>(New Left Review)의 사이드카에서 팀 바커(Tim Barker)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정확히 지적한다.

아마 가장 안전한 진술은노동계급이 집단으로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이번 선거 결과는 재조정의 증거가 아니라 비정렬화의 증거다연소득 10만 달러 이하 유권자들은 기본적으로 반으로 나뉘었다.

그러나 이것이 이번 선거 결과가 강력한 사회학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이러한 요인들은 분열되고 일관되지 않은 미국의 계급 체계에서 몇 가지 뚜렷한 선을 드러낸다만약 노동자 대 소유자라는 계급 분석이 트럼프의 승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전문·관리 계급(PMC, Professional Managerial Class)에 대한 반란이라는 개념이 더 유용할 수 있다.

PMC라는 용어는 1977년 바버라 에런라이크(Barbara Ehrenreich)와 존 에런라이크(John Ehrenreich)에 의해 만들어졌다이 용어는 현대 서구 정치에서 애매한 역할을 하는대학 교육을 받은 화이트칼라 전문직 및 관리직 노동자들의 증가하는 집단을 지칭했다.

이들은 육체 노동자도 아니고 생산 수단의 소유자도 아니기 때문에마르크스주의 계급 도식에서 명확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는다그 결과 회의론자들은 PMC라는 개념에서 계급”(Class)의 적합성을 계속 의문시한다. PMC가 과연 계급으로서 행동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이 문제는 더욱 흥미로운데, PMC에 대해 논쟁하는 사람들 대다수가(차트북 독자들도가치를 인정하든 아니든 대체로 이 범주에 속하기 때문이다.

여기 논의하는 내용에서 PMC를 조직된 노동계급이나 자본가 계급과 같은 계급으로 간주할 필요는 없다이 글에서는 용어를 보다 느슨한 의미로 사용할 것이다단지미국 사회에서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의 분열그리고 이러한 기관에서 가르치는 "진보적가치에 대체로 동의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의 분열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면 충분하다이 분열이 다른 기준들과 정확히 일치할 필요도 없다여기서 사용되는 의미의 "계급 정치"는 보다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며특정 결과에 의해 미리 결정되지 않은 실천이다.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서사 중 일부 버전을 이해하는 것이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많은 전문직 및 관리직 인사들은 명백히 진보적인 사회운동에 기여했다그리고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여기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이 정렬은 오늘날까지도 깊은 논리적 기반을 가진다.

게이브 와이넌트(Gabe Winant)는 현대 사회에 대한 가장 예리한 관찰자 중 한 명으로, 2019년 <N+1>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전문적인 허세와 타협이 만들어내는 모든 냉소주의에도 전문 노동(PMC의 노동, AT)에는 유토피아적 씨앗이 담겨 있다지식을 창출하고 전파하려는 충동병든 사람을 돌보려는 충동또는 민주적 주체의 권리와 존엄을 수호하려는 충동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에 걸쳐 PMC의 큰 세력들이 전통적인 노동계급 및 노동조합 운동에 뿌리를 둔 좌파 정치와의 연계를 끊었다는 것이다대신 이들은 신자유주의 의제를 지지했다신자유주의는 국가에 대한 끝없는 비판과 시장에 대한 수사학에도실제로는 PMC 정치의 최신 반복이었다신자유주의는 관리주의였다.

이로 인해 두 가지 얽힘이 발생했다.

첫째서비스 및 전문직 노동의 상당 부분이 시장화되고 기업화되었다이는 PMC 범주 자체를 승자(고소득 법률 전문가)와 패자(대학 시간강사나 레드스테이트의 공립학교 교사)로 양극화했다일부는 PMC가 모든 일관성을 잃고 결국 노동계급과의 공동 이익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추측한다이는 반세기 동안 지속된 희망이다.

둘째이러한 양극화에도 불구하고초등학교와 유아원에서 대규모 기업 자본주의의 지배적 위치에 이르기까지 주류 공적 및 기업 생활은 PMC의 가장 목소리 큰 구성원들이 옹호하는 많은 가치를 수용했다예를 들어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 스타일의 기업 페미니즘과 계급 맹목적인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이니셔티브 등이 있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의 선거 결과는 민주당과 대학 교육을 받은 유권자들 간의 점점 더 강한 연계를 보여주었다이 연계는 특히 여성과 소수자들 사이에서 강했다클린턴 부부와 오바마와 같은 인물들은 이 연합을 대표한다.

2008년까지 이러한 기업-PMC 합성은 좌파와 우파의 포퓰리즘에게 큰 공격 목표가 되었다이러한 포퓰리즘은 "민중"을 엘리트 블록특히 과두 정치인이나 생산 수단의 소유자가 아닌 PMC 구성원으로 인격화된 엘리트에 대항시켰다역설적으로새로운 불평등과 불이익 패턴이 촉발한 노동계급 유권자들특히 남성들의 잘 알려진 분노는 초등학교 교사나 사회복지사 같은 여성들이 종종 포함된 벨트웨이 자유주의자를 향한 우파 포퓰리스트의 비난의 표적이 되었다.

미국에서 우파가 가장 격렬히 반발한 대상은 모든 수준의 민주당 기득권층이었다유럽에서는 EU와 그 관료적 제도들이 우파 포퓰리즘의 매력적인 목표가 되었다. UN, EU, NATO와 같은 국제 및 초국가적 기구들이 반-PMC 포퓰리즘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국내의 PMC 주도 기술관료주의는 그 세계적 유사물을 가지고 있다그리고 바이든 행정부가 보여주었듯이이러한 기구들에 대한 자유주의적 기득권층의 헌신은 선택적이지만 지속 가능하다.

2016년 트럼프와 브렉시트(Brexit)는 새로운 반 PMC 정치의 초기 돌파구였다.

2016년 트럼프의 충격은 민주당 엘리트 내에서 심각한 자기반성을 촉발했다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전략은 반PMC 반란의 첫 물결에 대응하기 위해 민주당의 선거 연합을 확대하고노동조합원들과 노동계급 미국인들을 다시 민주당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였다이는 여러 면에서 아이러니했다미국 노동계급이 점점 더 여성화되고 다양해지는 것은 깨어있는 PMC 이념의 자만심이 아니었다바이든 하에서 민주당은 푸른 목장의 생산 노동자의 이미지를 추구했고이는 결국 존경받는 중도 공화당원을 쫓는 것만큼 열심히 이루어졌다.

2020년 COVID-19가 트럼프 하의 통치가 얼마나 가혹하고 비효율적인지 보여주었을 때민주당은 다수를 되찾았다이는 반백신론자 때문이 아니라대다수 인구에게 COVID-19가 "PMC의 순간"이었기 때문이다간호사의사실험실 과학자들은 물론 물류 전문가들과 상황을 다시 정상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 중요했다. COVID-19가 PMC가 주도하는 민주당에 예상치 못한 승리를 가져다준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공화당 대통령 하에서 2008년과 2020년 위기를 극복한 것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 다수파였다.

2024유권자들이 더 빠른 정상화 복귀를 원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과열된 논의에 불만이 집중되었고트럼프가 전례 없는 방식으로 결집시킨 반PMC 연합이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바커가 정확히 강조하듯이이는 노동자와 자본 간의 경계를 넘나든다그러나 PMC라는 유령을 논의에 투입하면 특정 정렬의 패턴이 분명해진다.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기술 집단에 속하며흑인 여성 변호사인 해리스는 PMC를 완벽히 상징한다그가 라틴계 남성들에게 전례 없이 인기 없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 놀라운 일인가? <악시오스>(Axios)에 따르면,

히스패닉은 뉴멕시코의 석유 및 가스 노동력의 46%를 차지하며이는 진보파들이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시점이다… 건설업 종사자의 거의 3분의 1이 라틴계이며, 25~29세 라틴계 남성의 단지 20%만이 대학 학위를 가지고 있다공화당은 자동적으로 세를 얻고 있다그러나 트럼프의 관세와 대규모 추방은 미국 태생 라틴계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며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백인 여성들은 해리스보다 트럼프를 압도적으로 선호했으며이는 클린턴과 바이든과의 경쟁에서도 동일했다동기에 대해서는 분명 복잡한 요소가 있었겠지만이는 PMC가 주도하는 여성성과 페미니스트 정체성의 지배적 구성에 대한 명백한 반대표였을 것이다이는 트럼프와 같은 남성에게 여성이 투표하는 가능성을 배제하는 구성이었다.

18세기와 19세기로 돌아가 보면, PMC가 처음 형성될 당시 그들을 정의하는 특징 중 하나는 계몽된 형태의 종교성을 옹호했다는 점이었다시간이 지나면서 이는 노골적인 세속주의로 융합되었다오늘날 미국 대학에서는 진정으로 믿음을 가진 복음주의자가 극히 드문 소수로 존재한다. PMC 논평가들이 도무지 종교를 진지하게 여기는 사람이 어떻게 트럼프에게 투표할 수 있는지 의아해할 때이들은 종교적인 미국인들이 자신들이 오랫동안 지속적인 투쟁에 참여하고 있다고 합리적으로 믿고 있으며, PMC 자신들이 그 투쟁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간과한다이는 신앙을 평범한 죄인인 트럼프가 아니라훨씬 더 강력한 자유주의적 현대성이라는 거대 기계와 맞서게 만든다. <솔트레이크 트리뷴>(Salt Lake Tribune)에 따르면,

CNN과 기타 언론사의 출구 조사 데이터는 72%의 백인 개신교도와 61%의 백인 가톨릭교도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보고했다백인 유권자 중 태생적 복음주의자나 복음주의자로 식별된 81%가 트럼프를 지지했으며이는 2020년 76%에서 증가한 수치로, 2016년의 80% 지지와 유사하다.

사업계급의 일부에게 PMC가 상징하는 것은 규제 국가와 그 위험한 경향성이다이는 과도한 규제일 수도 있고깊이 뿌리박힌 고수익의 특정 이해관계에 도전할 개혁을 주장하는 경향일 수도 있다.

사업계급 내에서는 자동차 대리점 소유자건설 계약자 등 이른바 전형적인 소부르주아지로 구성된 미국의 지주계급이 트럼프를 대대적으로 지지했다고 안전하게 추정할 수 있다이들은 높은 소득에서 부담해야 하는 세금을 불만스러워하며일반적으로 규제를 혐오하지만자동차 대리점의 보호된 지위나 재산권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규제에는 집착한다.

실리콘밸리의 열정적이고 중급 기술 중심의 억만장자들은 트럼프를 지지하며이는 민주당이 제안하는 플랫폼 대기업과의 기업적 자유주의 합성에 대한 반발이다.

금융 분야에서는 헤지펀드와 사모펀드가 트럼프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이들 기업은 자신들의 고대적이고 냉혹한 기업 스타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반면 대형 은행의 세련된 기업 리더십과 전문 직원들은 민주당을 선호한다범죄 전과로 인해 상급 기업 관리직 자격조차 얻지 못할 후보자를 어떻게 지지하거나 기부할 수 있겠는가?

화석연료 이해관계자들은 트럼프를 지지하는데이는 그가 석유와 가스 생산을 찬양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는 단순히 이익 계산의 문제가 아니다이것은 사회학적관리적 문화의 문제이기도 하다석유는 만질 수 있고가스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반면기후 변화와 일반적인 환경 정책만큼 본질적으로 추상적이고 "PMC"인 문제는 없다.

명확히 하자면이러한 정렬은 고정되거나 주어진 것이 아니다연관성의 사슬은 어느 정도 임의적이다노동계급의 페미니즘과 반인종주의도 있고자유주의적 헤지펀드도 있다여기에서 논의되는 것은 단순히 경험적 사실에 의존하지 않고 담론적으로 형성되고 만들어지는 반 PMC 정치이다이러한 목적에서 클린턴과 해리스 같은 인물들은 더 이상 이상적일 수 없었다.

PMC 세력의 정렬을 사고하는 것은 당연히 단순화이다그러나 이는 재정렬-비정렬 이분법을 넘어설 기회를 제공한다이는 트럼프가 노동계급 표와 사업 지원을 동시에 동원할 수 있었던 능력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또한 민주당의 자기의적 경직성을 설명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PMC-민주당의 고질적 약점은 <뉴욕타임스주말판으로 정의된 자신들만의 거품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상상하는 것이다그 바깥에는 무지와 죄악만이 존재한다고 여긴다.

반대로트럼프 진영의 고질적 오류는 현대 세계가 PMC가 제공하는 전문성규율노동 없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다자유주의 PMC 엘리트의 편협함과 마찬가지로이는 현실주의의 실패이다.

와이넌트가 상기시키듯이돌봄연구교육관리제도화된 존중은 단순히 매력적인 가치가 아니다어떤 진보적 정치도 이를 부정할 수 없다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이들은 기능적 필수 요소이다트럼프와 머스크 같은 인물이 공무원과 같은 PMC 역할에 대해 보여주는 수사학과미국 국립보건원이나 연방준비제도와 같은 기관에 대해 보이는 경멸은 현대 사회를 지탱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패를 나타낸다이는 위험하지 않았다면 희극적이었을 것이다놀랍게도우파의 반PMC 회의론은 이제 군대 지휘 계통의 고위 계층과 FBI의 정당성까지도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알렉스 브론지니-벤더(Alex Bronzini-Vender)가 말했듯이민주당이 최근 "세계사적 재앙"을 필요로 하여 그들의 "정치적 운명"에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것은 확실히 "어두운 논리"이다그러나 이 사실은 양당이 조직한 각 연합에 뿌리를 두고 있다위기는 PMC의 순간이다그리고 우리는 지금까지 운이 좋았다. 2008년과 2020년 모두 민주당의 중진들예를 들어 펠로시(Pelosi), 슈머(Schumer) 등이 실패하는 공화당 행정부가 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의회 다수를 제공했다우리는 아직 공화당이 워싱턴을 완전히 장악한 상태에서 위기를 겪어야 하는 상황을 경험하지 않았다.

클린턴-트럼프-바이든-해리스-트럼프 순서를 통해 분명해진 것은 민주당의 공식 자체가 점점 위기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민주당은 신뢰할 수 있는 선거 승리를 제공하지 못한다권력을 잡았을 때조차과거 헤게모니 시대에 대한 향수와 20세기 PMC의 전형적 산물인 미국 글로벌리즘의 반사적 대응은 미국 지도력에 대한 공격적인 주장과 신보수주의적 수정주의의 부활이라는 형태로 위기를 가속화하는 경향이 있다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기후중국을 미국 운명의 비전에 대한 삼중 위협으로 정렬시킨 것은 우연이 아니다.

첫 번째 트럼프 행정부에서 현상 유지와 단절하려는 표현적 제스처는 기득권과 당면한 기능적 필요에 의해 완화되었다당시 행정부는 여유 있는 경제와 비교적 안정된 지정학적 환경을 물려받았다. 2020년까지 복잡한 상충 관계를 요구받는 일이 거의 없었다. COVID-19가 발생했을 때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의회에서 빠르게 붕괴했다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어떻게 보일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하지만오늘날의 환경은 훨씬 더 복잡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반 PMC 정치를 훨씬 더 심각하게 시험할 것이다.

[출처Chartbook 336 Trump's victory in 2024: consolidating the anti-PMC coalition.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애덤 투즈(Adam Tooze)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이며 경제, 지정학 및 역사에 관한 차트북을 발행하고 있다. ⟪붕괴(Crashed)⟫, ⟪대격변(The Deluge)⟫, ⟪셧다운(Shutdown)⟫의 저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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