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James Lewis, Unsplash
호주 정부는 여러 방면에서 누더기가 된 상태다. 누더기가 된 야수는 필연적으로 주의를 돌릴 거리를 찾기 마련이다. 분노와 숭고함을 느낄 수 있는 취약한 집단(가급적이면 아이들)을 찾는 것 보다 더 좋은 방법이 무엇이겠는가?
앨버니지 정부는 남호주의 '아동 (소셜 미디어 안전) 법안 2024(Children (Social Media Safety) Bill 2024)' 같은 문제적인 도구와, 만 14세 이하 아이들이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을 막지 않는 소셜 미디어 회사에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 그리고 이러한 조치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한 전 고등법원장 로버트 프렌치의 보고서를 무기로, 연령 제한을 부과하여 전국적으로 아이들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제한하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11월 21일,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 있게 “만 16세 이상 소셜 미디어 사용을 강제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법안을 공식적으로 도입했다”고 선언했다. 제안된 법안은 '온라인 안전 개정(소셜 미디어 최소 연령) 법안 2024(Online Safety Amendment (Social Media Minimum Age) Bill 2024)'로 알려져 있으며, 이 법안은 “젊은 호주인들이 중요한 발달 단계에서 더 큰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제안된 법안은 국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주목을 받았다. 예를 들어, NBC 뉴스는 이 법안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법안 중 하나”라고 칭했으나, 이 법안이 실질적인 힘이 부족하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 결과, 법안은 세부사항에서 여전히 빈약하다.
이러한 법들은 시민들이 가장 잘 담당해야 할 권력과 책임을 관료-정치 계급의 손으로 집중하려는 또 다른 시도다. 이러한 법안들은 또한 16세 미만의 사람들이 계정을 갖지 못하도록 제한을 두는 책임을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전가하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정부는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부모를 무책임하고 나약한 존재로 간주하고(이 문제에서 부모의 동의는 무관하다),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손상될 위협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본다. “법은 이러한 보호 조치가 마련되도록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책임을 부과한다. 이는 부모나 젊은이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만약 플랫폼이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최대 4,950만 호주 달러의 벌금에 처할 위험이 있다.
프라이버시라는 논쟁적인 문제에 대해, 총리와 그의 통신부 장관은 단호하다. “이 법은 플랫폼이 수집한 정보를 분리 보관하고 파기하도록 요구함으로써 모든 호주인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강력한 프라이버시 조항을 포함할 것이다.”
법안 작성자들은 접근이 적절하다고 간주되는 범위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판단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호주 청소년들은 여전히 “메시징과 온라인 게임, 그리고 헤드스페이스(Headspace), 키즈 헬프라인(Kids Helpline), 구글 클래스룸(Google Classroom), 유튜브(YouTube)와 같은 건강 및 교육 관련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계속해서 허용받게 될 것이다.
이 멍청한 체제는 우회 시도를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에 기반하고 있다. 아이들은 타고난 기지와 본능적인 끈기를 통해 항상 금단의 열매에 접근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사실, 디지털 산업 그룹 협회(Digital Industry Group Inc)에 따르면, 이는 “21세기 문제에 대한 20세기식 대응”으로, 아이들을 “위험하고 규제되지 않은 인터넷의 영역”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
5월, 가디언 오스트레일리아(Guardian Australia)가 정보 공개 요청을 통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정부의 통신부 관료들은 그러한 계획이 과연 실행 가능하기나 한 것인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 나이를 보장하는 기술 사용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담은 문서는 명확하게 결론지었다. “어느 나라도 문제가 없이 연령 확인 의무를 시행한 적이 없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그러한 조치에 대한 법적 도전이 제기되었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여러 주에서도 우회는 VPN(가상 사설망)을 이용해 일반적인 특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제안된 법안은 그 의도된 목적, 즉 악의적인 디지털 플랫폼으로부터 어린 시절의 순수한 상태를 보호하려는 데 실패할 것이다. 또한, 무거운 규제 장치를 남기게 될 것이다. 현재 권위주의적 성향의 줄리 인먼 그랜트가 맡고 있는, 우스꽝스럽게 이름 붙여진 이세이프티(eSafety) 국(局)에서 "이세이프티와 같은 규제 기관은 민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규제, 금지, 차단 및 검열 체제는 그 시행에 있어 결코 민첩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먼 그랜트조차도 정부의 몇 가지 가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소셜 미디어와 정신적 해악 간의 주장된 연관성에 대해 그렇다. 그는 BBC 라디오 5 라이브(BBC Radio 5 Live)에서 그러한 주장에 대한 증거가 “전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특정 취약 계층, 특히 LGBTQ+와 퍼스트 네이션(First Nations) 집단은 “현실 세계에서보다 온라인에서 더 자신다움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왜 아이들에게 온라인 플랫폼을 더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느냐고 제안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수영하는 법을 가르쳐야지, 수영 자체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비유한다. 어린이들에게 바다를 울타리 치는 대신 수영하는 법을 가르치라는 것이다.
상당히 적절하게도, 15세의 나이에 온라인 사업 글로시 보이(Glossy Boys)를 통해 남성용 매니큐어를 판매하는 약간의 기업가적 성향을 가진 루카스 레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제안된 금지 조치가 “내 우정을 파괴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느낌을 줄 수 있는 능력을 박탈한다”고 말했다.
출항도 하지 못한 채 구멍 난 이 법안은 또 다른 교묘한 목적을 수행할 것이다. 도덕적 양심이 결여되었다고 쉽게 치부할 수 있는, X Corp의 소유주 일론 머스크에게 조차도 이러한 초안 규칙에 대해 의심을 품는 것에 대해 비난하기 어렵다. 그는 앨버니지의 게시물에 답글을 남기며 “모든 호주인의 인터넷 접근을 통제하려는 간접적인 방법처럼 보인다”고 적었다. 이는 불행히도, 여러 가지 것들 중 하나일 뿐이다.
[출처] Fencing the Ocean: Australia’s Social Media Safety Bill
[번역] 류민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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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이 캠프마크((Binoy Kampmark)는 케임브리지 셀윈 칼리지(Selwyn College)에서 영연방 장학생(Commonwealth Scholar)으로 있었으며, 현재 멜버른 RMIT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