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 봄이 올 기미조차 없다

영국 정부의 지출에 관한 봄 성명은 예상대로 정말 형편없었다먼저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는 2025년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정부의 공식 예측기관인 예산책임국(OBR)이 기존의 2%에서 1%로 절반으로 줄였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또한리브스는 정부의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에 2027년이 되어야 도달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했다이는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그 사이에 비용을 더 끌어올리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영국 경제는 여전히 침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5년 1월 실질 GDP는 전월 대비 0.1% 감소했으며이는 시장이 예상한 0.1% 증가보다도 나쁜 수치였다생산 부문이 0.9%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서비스 부문도 상승폭이 0.1%에 그치며 둔화되었다.

이번 2020년대 전반기 동안 영국의 1인당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 100년간 어떤 유사한 기간보다도 가장 저조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리브스는 예산책임국이 실질 가계 처분 가능 소득이 지난 가을에 예상했던 것보다 "거의 두 배의 속도로증가할 것이라고 확인해주었다고 주장하려 했다그는 가계가 "평균적으로" "이 정부 하에서" 500파운드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조셉 라운트리 신탁(Joseph Rowntree Trust)은 새로운 연구에서 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이 연구는 모든 영국 가정이 이번 2020년대가 끝날 무렵 더 가난해질 것으로 예상했으며특히 저소득층은 중산층과 고소득층보다 두 배로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 예측은 영국의 평균 실질 처분 가능 소득이 10년 동안 감소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우리는 주거비를 제외한 평균 가계 처분 가능 소득(이하 처분 가능 소득’)이 2020년 수준보다 연간 400파운드 낮은 상태로 4월까지 유지될 것으로 추정한다. 2030년 4월까지 가계는 현재보다 평균 1,400파운드 더 가난해질 것이며이는 3%포인트 감소에 해당한다.” 조셉 라운트리 재단(JRF)은 2025년부터 2030년 사이 실질 총소득이 연간 700파운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이는 최근 고용주 국민보험 분담금(NICs) 인상으로 인해 기업들이 그 비용 대부분을 낮은 명목 임금인원 감축소비자 가격 인상 등의 방식으로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더해소득세 기준선이 2028년까지 동결되면서 세금 증가로 인한 실질 소득 감소 효과(fiscal drag)’ 현상이 계속 세후 소득을 압박하고 있다.

중간소득 및 고소득 가계는 2025년부터 2030년 사이 실질 처분 가능 소득이 약 3% 감소할 전망이며이는 실질 순소득이 하락하는 동시에 주거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저소득 가계의 경우 소득이 중상위층보다 두 배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2025년부터 2030년 사이 실질 처분 가능 소득은 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들은 2030년까지 현재보다 900파운드 더 가난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 노동당 정부는 앞선 보수당 정부에 이어 긴축 재정을 강행하고 있으며이번에는 그 수위를 한층 강화했다리브스는 현재 정부 수입과 지출 사이에 연간 100억 파운드 규모의 '재정 구멍'이 존재하며 이를 메워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이 구멍은 리브스가 스스로 만든 것이다정부는 소득세 개편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법인세 인상도 배제했으며재정 격차를 메우기 위한 적극적 차입에도 반대했다초부유층에 대한 부유세 도입 요구도 무시했다그 대신 정부는 영국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각종 복지 삭감을 도입했다하지만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국민의 약 64%는 1,000만 파운드 이상의 자산을 가진 부자들에게 부유세를 부과하는 데 찬성하고 있다. 1,000만 파운드 초과 자산 보유자에게 연 2%의 부유세를 부과하면 연간 240억 파운드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어이른바 재정 구멍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복지 삭감만 계속하고 있다먼저 자녀수당을 자녀 둘까지만 지급하는 상한선이 생겼고노인들에게 지급하던 겨울철 연료 보조금이 폐지되었으며최근에는 장애인과 노동 불가능자에 대한 급여를 대폭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영국의 싱크탱크인 결의재단(Resolution Foundation)은 이 조치로 인해 2029년까지 최대 120만 명이 연간 4,300파운드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이들은 일상 생활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개인 자립 지원금(PIP)과 노동 능력 상실 급여의 수급 기준이 더 엄격해지면서기존에 연 1만 5,000파운드를 받을 수 있었던 사람들이 앞으로는 연 5,400파운드밖에 받지 못하게 되며이는 64% 삭감이다복지 단체 Z2K의 정책 및 캠페인 국장 아일라 오즈멘(Ayla Ozmen)은 통합 복지수당과 장애 지원금을 받는 사람들 중 4분의 3이 이미 생필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고, “우리 상담 서비스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이번 삭감 대상에는 정신병을 앓는 사람들과 두 다리를 잃은 장애인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영국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수준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현재 영국의 300만 가구는 독일의 최저소득 가구보다 연간 3,000파운드프랑스의 최저소득 가구보다 연간 1,500파운드 더 가난하다이들은 슬로베니아의 최빈 지역 거주민들보다도 가난한 상황이다슬로베니아의 평균 처분 가능 소득은 영국보다 연간 약 900파운드 더 높고몰타는 1,000파운드아일랜드는 2,300파운드 더 높다이는 영국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가 발표한 영국 생활 수준에 관한 최신 보고서의 내용이다.

연구에 따르면 버밍엄의 여러 지역들이 영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분류되었으며이는 핀란드프랑스몰타슬로베니아의 최빈 지역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현재 영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복지 제도가 가장 인색한 나라 중 하나로 전락했다지난 14년 동안 필수 생계비를 충당할 수 있었던 복지 지급은 단 두 해뿐이었고그마저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통합 복지수당에 주당 20파운드가 추가 지급되었을 때였다그런데 이제 리브스는 통합 복지수당을 추가로 삭감할 계획이다통합 복지수당에 포함된 건강 관련’ 항목은 50% 삭감된 후 신규 신청자에게는 그 금액이 동결될 예정이다리브스는 이번 의회 회기 동안 중앙정부 지출을 최대 15% 삭감할 계획도 세우고 있는데이는 매년 실질 지출 증가율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조치이며지역의회교정시설사법부 등에 대한 대폭적인 추가 삭감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분야에는 여전히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바로 국방이다무기 경쟁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스타머 정부는 이미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3%에서 2027년까지 2.5%그리고 가능한 한 빠르게 3%까지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첫 번째 인상분은 세계 최빈국들에 대한 원조’ 삭감을 통해 마련되었다또 하나의 핵심 투자 기금으로 홍보되었던 국가자산펀드는 이제 방산 부문즉 무기 제조업체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졌다결과적으로 생산적 투자는 줄고비생산적이며 파괴적인 투자로 방향이 옮겨지고 있다영국 경제가 이렇게 엉망이 된 이유는 생산적 투자 증가율이 낮기 때문이다이 수치는 유사한 경제 수준의 국가들과 비교해도 더 낮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바꾸고 투자와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고 말한다그러나 그 계획은 전적으로 자본주의 부문이 지출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데 의존하고 있다이를 위해 정부는 경제를 탈규제하겠다고 나섰는데이는 사실상 환경 및 기후 규제를 철폐하고독점 규제를 해제하며금융 부문에 원하는 대로 활동할 자유를 부여하겠다는 의미다런던 금융가에 대한 완화된 규제는 블레어와 브라운 시절 노동당 정부의 구호였고지금은 스타머와 리브스가 그 기조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리브스는 런던 금융가를 영국 경제의 보석이자 성장의 주요 동력이라고 주장하지만이는 20082009년 금융 위기 때처럼 또 다른 사고를 기다리는 가공자본의 중심지일 뿐이다.

정부의 주장 속 안개를 뚫고 예산책임국은현재 G7 국가 중 가장 낮은 약 10% 수준에 머물고 있는 GDP 대비 기업 투자 비율이 이번 의회 회기가 끝날 때까지도 거의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또한 정부 투자는 노동당 정부 임기 초보다 임기 말에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당이 내세운 성장 촉진 정책은 계획의 폐지를 통해 이루어지겠다는 것이다주택 정책만 봐도 그렇다리브스와 부총리 레이너는 지역 계획 규제를 완화하면 주택 건설이 40년 만의 최고치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하지만이는 사실 대단한 수치도 아니다이들의 정책은 사실상 블랙록 같은 민간 개발업자들과 집주인들에게 비싼 가격으로 주택을 짓고 팔고 임대할 수 있는 문을 활짝 열어주는 셈이다이른바 적정 가격 주택이라는 것도 전혀 적정하지 않다시세의 80%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지만현재 영국과 웨일스의 주택 가격은 평균 임금의 9배에 달해 이미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정말로 주거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사회 주택은 거의 약속되지 않고 있다.

리브스는 정부 지출을 삭감해야 하는 이유로스스로 만들어낸 허구적 재정 구멍을 메우고 급격히 증가하는 국가 부채를 통제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실제로 영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정부 부채는 다른 G7 국가나 유럽 국가들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그러나 이는 경제 성장률이 너무 낮고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부채 이자 비용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현재 영국은 부채 이자로만 연간 1,000억 파운드 이상을 지출하고 있으며이는 전후 최고치다이 돈은 복지 삭감을 통해 마련되어 은행과 금융기관의 손에 곧장 들어가고 있다결국 노동당 정부는 재정 긴축을 통해 금융 부문을 만족시키기로 결정했으며탈규제를 통해 경제 성장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부유층이나 기업 부문에 대한 세금은 전혀 없다생산 부문이나 금융 부문대형 투자 기금에 대한 공공 인수도 없다부패한 에너지 및 수도 공공서비스 기업의 공영화 계획도 전무하다이 민영화된 공공 서비스 기업들의 스캔들은 누구나 똑똑히 보고 있다주주들은 수십억 파운드의 배당금을 챙겼고그 사이 부채와 공공요금은 상승했다수도 인프라는 완전히 붕괴해현재 영국의 수돗물해변은 마시는 것은 물론 접촉조차도 안전하지 않은 상태에 이르렀다한편 영국의 도로는 구멍난 채 방치되고 있으며이를 복구하는 데만도 170억 파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 결과는 대부분의 영국 가정에 대한 또 다른 고통이다봄은 오지 않았고겨울은 계속될 것이다.

[출처UK: still winter, no sign of spring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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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 복지 파탄 재정 침체 폭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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