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파시즘의 부상과 교육

출처: jaikishan patel, Unsplash

많은 사려 깊은 사람들은 탈식민화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인도의 사회적·지적 삶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소수 엘리트가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해온 것이자신들이 배제됐다고 느끼는 토착어 기반 준엘리트 집단 일부의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본다이들은 그 결과 인도인민당(Bharatiya Janata Party, BJP)으로 기울었다고 해석한다다시 말해 BJP는 무엇보다도 국가 운영에서 소수 영어권 엘리트의 지배에 대한 반발을 일정 부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이러한 주장에는 일정 부분 진실이 있을 수 있으며논의를 위해 일단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자.

이 소수 영어권 엘리트의 지배를 깨는 방법은 분명 교육의 민주화특히 고등교육의 민주화를 통해 이뤄진다양질의 고등교육이 점차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되면소수 엘리트에게 집중돼 있던 특권은 점차 약화할 수밖에 없다많은 사람이 느끼는 배제감을 활용해 지지를 얻어온 BJP라면당연히 양질의 고등교육을 민주화하고그 접근성을 점점 더 많은 배제된 학생들에게 확대하며소수 엘리트의 자녀가 특권적으로 진입해 그 지위를 재생산하는 데 기여해 온 몇몇 명문 교육기관의 독점을 깨기 위해 더 많은 양질의 교육기관을 설립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BJP가 이끄는 정부는 바로 이러한 일을 하지 않았다이 정부는 양질의 교육을 민주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오히려 이를 파괴하는 데 집중했다자와할랄 네루 대학교(Jawaharlal Nehru University)와 같은 소수의 공공 고등교육 기관은 포용적 입학 정책 덕분에 엘리트 자녀뿐 아니라 더 넓은 계층을 수용해왔지만정부는 이러한 기관을 체계적으로 약화하려 했다교육 민주화를 위해 필요한 대규모 재정 투입은커녕교육 예산을 많이 삭감했다정부의 목표는 고등교육의 민영화였고이는 교육 비용을 크게 높여 비엘리트 계층 자녀들이 이러한 사립 교육기관에 진입할 수 없게 만들었다과거에는 소수 명문 기관이 엘리트를 배출했다면이제는 더 많은 명문 기관이 생겼지만여전히 엘리트만을 배출하며그것도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다. BJP가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던 배제에 대한 반발은 여전히 지속되며오히려 독립 직후보다 더 강하게 나타난다.

이처럼 교육 민주화는 사실상 포기됐다공공 교육기관에 대한 재정 지원을 축소해 장기간 심각한 인력 부족 상태를 초래했고그 결과 교육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교원 채용에서도 학문적 능력이 아니라 힌두트바(Hindutva, 힌두 민족주의)에 대한 충성도가 기준이 됐다또한 학문적 이유 없이 교과 과정에서 대규모 내용을 삭제했다예를 들어 여러 학교에서 역사 교육에서 무굴 시대를 제외했다이러한 조치는 공공 교육기관의 학문적 수준을 극도로 낮추는 결과를 낳는다한편 사립 교육기관은 가장 명성이 높고 비용이 비싼 곳이라도 비판적 시각을 갖춘 지식 전달보다는 취업 시장 대응에 초점을 맞춘다결국 이는 비판적 사고의 붕괴로 이어지고이는 곧 교육 자체의 붕괴를 의미한다.

소수 영어권 엘리트에 반대한다고 주장하며 지지를 얻은 정부가 왜 교육을 민주화하지 않고 오히려 파괴하는가그 답은 신파시즘의 기본적 특징에 있다신파시즘은 종종 특권에 대한 반대를 내세워 대중의 지지를 얻지만실제로는 사회에서 가장 특권적인 집단즉 독점 자본가들의 이해를 실행한다다시 말해 파시즘과 신파시즘은 근본적인 기만 위에 구축된 체제다.

1930년대 독일 파시즘은 스스로를 국가사회주의라고 불렀다그것은 대자본을 맹렬히 비난하면서도 은밀히 그와 연결되어 있었고집권하여 대자본과 공개적으로 결합하자 이전의 반자본적 주장에 속아 이를 신념으로 유지하던 지지자들을 잔혹하게 숙청했다이 사건은 역사상 장검의 밤(The Night of the Long Knives)”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기만성이 교육 영역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신파시즘 세력은 민주화를 추진하겠다는 암묵적 약속으로 지지를 얻지만독점 자본이 원하는 것은 교육의 파괴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교육 파괴를 추진한다그렇다면 독점 자본은 왜 교육 파괴를 원하는가그리고 교육은 어떤 의미에서 파괴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이러한 파괴는 다음과 같은 형태를 띤다기술적 지식과 기능은 계속 적극적으로 교육하지만사회에 대한 이해나 그 역동성에 대한 성찰은현 체제를 무비판적으로 찬양하는 형태를 제외하면 완전히 배제한다특히 현재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시도는 강하게 억압한다.

독점 자본은 숙련 노동자를 필요로 하며새롭게 등장한 사립 교육기관들은 이러한 노동자를 생산한다그러나 사회에 관한 연구는 본질적으로 비판적 시각이 필요하므로 위험한 것으로 간주해 완전히 배제된다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폴 바란(Paul Baran)은 한때 지식인(intellectuals)’과 지식 노동자(intellect workers)’를 구분했다이 구분을 적용하면독점 자본이 지배하는 시대의 고등교육기관은 대중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고 해방의 방향을 제시하는 지식인을 길러내는 대신독점 자본과 다국적 기업에 봉사하는 지식 노동자만을 생산한다.

이 구분의 핵심에는 비판적 사고가 있다독점 자본 시대의 교육기관 목표는 비판적 사고를 제거하는 데 있으며비판적 사고가 교육의 본질이기 때문에 이는 곧 교육의 파괴를 의미한다.

인도에서는 신자유주의 정책 도입과 함께 교육 파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교육 파괴는 사실 신자유주의의 핵심 의제이며이는 의료와 교육 같은 필수 서비스의 민영화를 요구한다교육의 민영화는 단순히 정부가 제공하던 것을 민간이 제공하는 것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그것은 제공되는 것의 성격 자체를 변화시킨다교육 민영화는 교육을 이윤을 위한 상품으로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이윤이 기관 내부에 재투자될 수는 있지만그것이 이들 기관의 본질을 바꾸지는 않는다교육이 상품화되면 교육의 산출물도 상품화된다그 결과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지식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는 대신자기중심적이고 이익 지향적인 개인이 되어 자신의 능력을 가장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존재가 된다이처럼 교육의 본질은 근본적으로 변화하며교육 영역에서 비판적 사고를 제거하려는 의도가 의식적으로 작동한다.

신파시즘은 이러한 흐름을 더 강화한다그것은 신자유주의가 궁극적으로 도달하는 귀결이다신자유주의 체제는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크게 확대하며부유층은 소득 중 소비 비중이 작으므로 과잉생산 경향을 낳고 이는 경제 침체와 높은 실업으로 이어진다이러한 상황에서 독점 자본은 자신의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신파시즘과의 결합이 필요하며그 결과 신파시즘이 부상한다.

신자유주의가 시작한 교육 파괴는 신파시즘 아래에서 더 심화한다재정 축소를 통해 공공 교육기관을 약화하려 했던 신자유주의의 시도는 학생들에게 힌두트바 이념을 주입하고 비판적 사고 자체를 범죄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이어진다이러한 억압은 공공기관뿐 아니라 사립기관에서도 비판적 사고가 나타날 경우 이를 억누르는 방향으로 확장된다.

신파시즘의 이중성은 구 영어권 엘리트를 비난하면서도 그 지배를 폐지하지 않는 데 있다대신 그것은 비판적 사고가 결여된 또 다른 영어권 엘리트로 그 지배를 대체하려 한다.

[출처] Neo-Fascist Ascendancy and Education | Peoples Democracy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프라바트 파트나익(Prabhat Patnaik)은 인도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이자 정치 평론가다. 그는 1974년부터 2010년 은퇴할 때까지 뉴델리의 자와할랄 네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 연구 및 계획 센터에 몸담았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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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시즘 교육 민주화 엘리트 지배 고등교육 사유화 비판적 사고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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