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를 다시 꺼내 들려고 한다. 지금 상황에서 그것이 정말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내년도 군사비로 요구한 1조 5천억 달러는 터무니없는 규모다. 이 제안은 의회에서 웃음거리로 끝났어야 했지만, 트럼프 컬트(정치적 개인숭배 집단)에 속한 공화당원들과 직업적으로 무능한 민주당 지도부 때문에, 그는 이런 수준의 예산을 실제로 통과시킬 수도 있다.
우리가 먼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증가 규모다. 2025 회계연도에 책정된 군사 예산은 8,620억 달러였고,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9%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었다. 이 수준은 10여 년 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축소된 이후 유지되어 온 대략적인 지출 수준이다. 트럼프의 예산안은 군사비를 GDP의 5%에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이는 냉전 종식 이후 한 번도 보지 못한 수준이다.
이 상황은 왜 우리가 갑자기 이렇게 많은 국방비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모두가 문제를 제기하게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트럼프는 푸틴과 친하다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러시아의 GDP는 미국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는 그 나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그 GDP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써야 하는가?
중국은 미국보다 훨씬 큰 GDP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비교적 우호적인 경쟁 관계를 유지해왔다. 트럼프가 그 관계를 바꾸었을 수도 있지만, 중국은 얼마 전까지도 우리의 주요 무역 상대국 가운데 하나였다. 중국과의 무역은 크게 줄었지만, 만약 우리가 이제 적대 관계로 전환된다면, 우리는 이미 미국보다 3분의 1 이상 큰 경제 규모를 가지고 훨씬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와 군비 경쟁을 벌이며 수십조 달러를 쓰게 될 것이다. 차라리 중국과의 무역을 재개하는 편이 훨씬 비용이 적게 든다.
트럼프는 집권 15개월 동안 다른 적들도 만들어냈다. 여기에는 우리의 과거 동맹국 대부분이 포함된다. 어쩌면 그는 프랑스, 캐나다, 덴마크로부터 우리를 방어하기 위해 그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의회가 최소한 자신의 역할을 하는 척이라도 하려면, 트럼프가 왜 오바마나 바이든, 혹은 자신의 1기 때보다 60%나 더 많은 돈을 국방에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트럼프가 군비 증강을 위해 요구하는 돈이 얼마나 큰 규모인지 분명히 설명하지 않는 기자들을 사람들이 강하게 비판해야 한다는 점이다. 6,000억 달러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 숫자만 그대로 적어내는 기자들 역시 사람들이 그 의미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기자들이 자기 역할을 하는 척이라도 하려면, 그 숫자를 반드시 맥락 속에 놓아야 한다. 이 금액은 전체 예산의 약 8%에 해당하며, 가구당 4,500달러가 넘는 수준이다.
이 금액은 2,2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오바마케어 보조금 확대를 연장하는 데 드는 연간 비용의 20배에 달한다. 또한 트럼프와 공화당이 지난해 폐지한 공영방송 예산보다 1,000배 이상 많다.
그리고 이 금액은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을 광분하게 만든 미네소타 사기 사건 규모의 2,400배다. 미네소타에서 확인된 사기 금액은 2억 5천만 달러다. 이 사건에는 흑인 소말리아 이민자들이 일부 연루되어 있었기 때문에, 트럼프는 이를 “흑인 이민자 = 사기”라는 식으로 외치는 데 이용했다. (이 계획은 백인이 조직했고, 사건은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적발되고 기소되었다.) 우리는 사기가 전혀 없기를 바라지만, 연간 7조 5천억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정부에서는 어느 정도의 사기가 불가피하다. 이는 대형 민간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이 금액이 트럼프가 국세청(IRS)을 상대로 제기한 터무니없는 소송을 통해 납세자로부터 빼앗으려 하는 100억 달러의 거의 60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 소송은 한 계약자가 트럼프의 세금 신고서를 유출해 그가 2019년과 2020년에 매우 적은 세금을 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헤지펀드 억만장자 켄 그리핀(Ken Griffin) 역시 같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피해를 입증하지 못해 2024년에 기각되었다. 그러나 그리핀은 대통령이 아니었고, 자신이 원하는 만큼 재무부로부터 돈을 받아낼 권한도 없었다.

기자들은 다른 비교 기준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아무런 맥락 없이 트럼프의 예산 요구액만 그대로 적어놓는다면 그것을 진지한 보도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보도란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다. 그 의미를 누구도 체감할 수 없는 거대한 숫자를 그대로 적어놓는 것은 일종의 형식적인 의례일 뿐이지, 보도가 아니다.
트럼프의 군사 예산 요구액은 워싱턴에서 통상적으로 큰 정치적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사안들보다 수십 배, 많게는 수백 배나 크다. 이것은 정치적 주장이라기보다 사실이다. 사람들은 이 점을 알아야 한다.
[출처] A $600 Billion Increase for the Military is a Ton of Money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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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