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강입자 충돌기 결과, 표준모형 넘어선 새로운 물리 가능성 제기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 Large Hadron Collider)의 LHCb 실험출처CERN

우리가 제네바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Cern)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 Large Hadron Collider)에서 수행한 최근 연구 결과는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물리의 징후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단서가 확인되면지난 50년 동안 입자물리학을 지배해 온 표준 모형(Standard Model)을 뒤집게 된다이번 결과는 LHC에서 특정 아원자 입자가 보이는 거동이 표준 모형의 예측과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기본 입자는 물질을 이루는 가장 기초적인 구성 요소로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아원자 입자다중력전자기력약력강력이라는 네 가지 기본 상호작용이 이러한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지배한다.

LHC는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 아래 27km 길이의 원형 터널에 건설한 거대한 입자 가속기다이 장치는 표준 모형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한다.

표준 모형은 기본 입자와 상호작용에 대한 우리의 최선 이해를 제공하지만이것이 완전한 이론은 아니다이 이론은 중력이나 암흑물질(우주의 약 25%를 차지하지만아직 직접 측정하지 못한 보이지 않는 물질)을 설명하지 못한다.

LHC에서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양성자 빔을 충돌시켜 새로운 물리의 단서를 찾는다이번 결과는 이러한 충돌을 분석하는 LHC 실험 중 하나인 LHCb에서 나왔다.

이번 결과는 중간자(B meson)라고 부르는 아원자 입자의 붕괴즉 일종의 변환 과정을 연구하면서 얻었다우리는 이 중간자가 다른 입자로 붕괴하는 방식을 조사했고그 특정한 붕괴 방식이 표준 모형의 예측과 일치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정교한 이론

표준 모형은 20세기 물리학의 가장 혁신적인 두 이론인 양자역학과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기반해 구축했다.

물리학자들은 LHC와 같은 시설에서 얻은 측정값을 표준 모형의 예측과 비교해 이 이론을 엄밀하게 검증한다.

표준 모형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지난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점점 더 정밀한 검증을 거쳤음에도 입자물리학자들은 이 이론의 결함을 찾아내지 못했다그러나 지금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표준 모형은 기본 입자와 상호작용에 대한 가장 뛰어난 이론적 이해를 제공하지만이것이 완전한 설명은 아니다출처wikimedia commons

우리는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 승인된 측정 결과에서 표준 모형의 예측과 4시그마(표준편차 4)에 해당하는 긴장이 존재함을 보였다.

현실적인 의미에서 이는 실험 결과의 불확실성과 이론 예측의 불확실성을 모두 고려했을 때표준 모형이 옳다면 이처럼 큰 데이터 변동이 우연히 발생할 확률이 1만 6천분의 1에 불과함을 뜻한다.

이 값은 과학에서 요구하는 결정적 기준인 5시그마(약 170만분의 확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점점 더 많은 증거가 쌓이고 있다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결과로, 2025년 초에 발표된 독립적인 LHC 실험인 CMS의 결과가 있다.

CMS의 결과는 LHCb만큼 정밀하지는 않지만서로 잘 일치하며 이러한 해석을 더 강화한다우리의 새로운 결과는 전자기약 펭귄 붕괴(electroweak penguin decay)’라고 부르는 특정 과정에 관한 연구에서 도출했다.

희귀 과정

펭귄(penguin)’이라는 용어는 수명이 짧은 입자의 특정한 붕괴(변환과정을 가리킨다여기서 우리는 중간자가 카온파이온그리고 두 개의 뮤온으로 붕괴하는 과정을 연구한다.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하면 이 과정에 관여하는 입자들의 배열이 펭귄처럼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다중요한 점은 이러한 붕괴 측정을 통해 기본 입자의 한 종류인 뷰티 쿼크(beauty quark)가 다른 종류인 스트레인지 쿼크(strange quark)로 어떻게 변환되는지를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펭귄 붕괴는 표준 모형에서 극히 드문 현상으로백만 개의 중간자 중 단 하나만이 이러한 방식으로 붕괴한다우리는 이 붕괴에서 생성되는 입자들의 각도와 에너지를 정밀하게 분석하고이 과정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를 정확히 측정했다그 결과 이러한 물리량에 대한 우리의 측정값이 표준 모형의 예측과 일치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LHC에서는 자석이 양성자 입자를 프랑스–스위스 국경 아래에 건설한 길이 27km의 터널을 따라 휘어지게 만든다출처CERN

이와 같은 붕괴를 정밀하게 연구하는 일은 LHCb 실험의 주요 목표 중 하나이며, 1994년 설립 이후 줄곧 핵심 과제로 이어져 왔다펭귄 과정은 LHC에서 직접 생성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무거운 새로운 입자의 효과에 특히 민감하다.

이러한 입자들은 직접 생성되지 않더라도표준 모형에서의 작은 기여 위에 겹쳐져 이러한 붕괴 과정에 측정 가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러한 간접 관측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예를 들어 방사능은 그것을 일으키는 기본 입자(W 보손)가 직접 관측되기 약 80년 전에 이미 발견됐다.

향후 방향

우리는 이러한 희귀 과정을 연구함으로써, 2070년대에 계획된 차세대 입자 가속기를 사용해야만 접근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자연의 영역을 미리 탐색한다우리의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은 매우 다양하다그중 많은 이론은 렙토쿼크(leptoquark)’라고 부르는 새로운 입자를 포함하며이는 렙톤과 쿼크라는 두 종류의 물질을 하나로 연결한다.

다른 이론들은 표준 모형에서 이미 알려진 입자의 더 무거운 대응 입자를 포함한다새로운 결과는 이러한 모형의 형태를 제약하며향후 탐색 방향을 제시한다.

우리는 큰 기대를 품고 있지만표준 모형을 넘어서는 물리를 확정적으로 발견했다고 주장하기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이론적 문제가 남아 있다가장 중요한 문제는 차밍 펭귄(charming penguins)’이라 부르는 과정에서 비롯된다이는 표준 모형에 포함된 일련의 과정으로그 기여를 정확히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최근 추정에 따르면 이러한 차밍 펭귄의 효과는 우리의 데이터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히 크지 않다.

또한 이론 모형과 LHCb 실험 데이터를 결합한 분석은 차밍 펭귄나아가 표준 모형 자체가 이러한 이상 신호를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음을 시사한다.

이미 수집된 새로운 데이터는 향후 몇 년 안에 이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우리는 현재 연구에서 2011년부터 2018년 사이에 기록된 약 6,500억 개의 중간자 붕괴를 분석해 이러한 펭귄 붕괴를 찾아냈다이후 LHCb 실험은 이보다 세 배 많은 중간자를 기록했다.

2030년대에는 LHC의 업그레이드를 활용해 데이터 양을 다시 15배까지 늘리는 추가 발전을 계획하고 있다이 최종 단계는 결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게 하며궁극적으로 우주가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열어 줄 것이다.

[출처] Our Large Hadron Collider results hint at undiscovered physics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윌리엄 바터(William Barter)는 에든버러 대학교(University of Edinburgh) 물리·천문학과 UKRI 미래 리더 펠로우다. 마크 스미스(Mark Smith)는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자연과학부 충돌 물리학 연구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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