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전환, 공공재생에너지가 대안”... 노동자·시민 행진 나선다

6월 13일 경남 창원으로... 전국 곳곳에서 기후정의버스 출발

6월 13일 경남 창원에서 기후위기 시대 절실한 신속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노동자·시민 대행진이 펼쳐진다. 위기와 전환의 시대, 깊어가는 차별과 불평등의 늪에서 모두의 존엄한 일과 삶을 지킬 대안으로, 공공재생에너지 확대와 발전 노동자 총고용 보장 등을 함께 요구한다. 

전국 주요 도시의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며 때 이른 불볕 더위가 찾아왔다. 폭염과 폭우 등 기후재난이 일상이 된 타오르는 지구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시급한 과제이나, 한국 사회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여전히 더디고 부정의한 경로에 머물고 있다. 이윤만을 좇는 초국적 투기자본을 비롯한 민간 기업에게 “우리 모두의 것”인 햇빛과 바람에서 얻는 이익을 몰아주고,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와 사회적 비용은 노동자와 지역 주민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우려가 깊다.

특히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를 시작으로, 정부 계획에 따라 2040년까지 경남 하동 1호기를 비롯해 61기의 석탄화력발전소 모두가 순차 폐쇄될 예정이나, 모두에게 필요한 빛을 만들어온 발전 노동자와 폐쇄 지역 주민들의 일과 삶에 대한 실효적 대책은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발전 노동자와 기후정의운동을 비롯한 노동·기후환경·시민사회 각계와 진보정당들은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위기와 전환의 시대 노동자·시민의 존엄한 일과 삶을 구현할 신속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이뤄나가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공공재생에너지연대와 기후위기비상행동, 기후정의동맹, 전국민중행동,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진보당, 민주노총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6.13 노동자·시민 대행진” 계획을 알렸다. 

6.13 정의로운 전환 노동자·시민 대행진 선포 기자회견 현장. 참세상 류민.

지난해 12월 1호기 폐쇄가 시작된 태안 화력발전소 현장 노동자인 정철희 한전KPS비정규직지회 태안분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후위기 시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나, 그 대안이 재벌 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에너지 민영화여서는 안된다”고 짚었다. 그는 “국가가 책임지고 운영하는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로 수십 년간 화력발전소를 지켜온 숙련된 노동자들은 재생에너지 설비 유지보수의 핵심 인력으로 전환 배치한다면, 발전 노동자들의 ‘총고용 보장’과 ‘에너지 공공성’을 함께 지키는 진짜 정의로운 전환을 이룰 수 있다”면서 “우리는 쓰다 버릴 부품이 아니라, 발전소의 주인이며,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열어갈 주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국면, 지난해 6월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을 하다 목숨을 잃은 고 김충현 노동자의 죽음을 환기하면서, 고인의 1주기를 앞둔 현재에도 현장 노동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정부와 원청 공기업 한전KPS를 규탄하면서 “지금 발전소 현장은 ‘정의로운 전환’ 이라는 화려한 이름 뒤에서 비열한 ‘인력 퇴출’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분회장은 “발전소의 불은 꺼져도, 노동자의 삶과 투쟁은 결코 꺼지지 않는다”라며 “끝까지 싸워, 노동자의 존엄이 살아 숨 쉬는 공공의 일터를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해미 기후정의동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국면은 “하나의 산업 전체가 본격적으로 전환되는 첫 번째 과정”으로 “지금 이 전환이 누구의 참여 속에서, 누구의 삶과 권리를 지키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어야하는가를 우리의 기준으로 세워야만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발전소 폐쇄는 필요하다면서도 정작 그 안에서 일하던 발전노동자들의 고용은 어떻게 할지 제대로 된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확대하고 에너지 공공성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노동자와 지역사회의 삶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대책도 보이지 않는다”라며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전환이 또 다른 위험의 외주화, 또 다른 해고와 배제의 핑계가 되는 걸 우리는 묵묵히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발전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발전소 폐쇄를 부정하는 대신 누구도 희생되지 않는 방식의 전환, 공공재생에너지 확대와 총고용 보장을 함께 요구하며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투쟁에 앞장서 왔다”라며, “에너지 빈곤의 부정의를 폭로하는 쪽방 주민들, 이동과 돌봄, 삶의 권리를 이야기해온 장애/여성 등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우는 수많은 이들” 모두가 “서로의 삶과 존엄을 함께 지켜내는 전환”을 위해 노동자·시민의 힘을 모아가자고 호소했다.  

발전 노동자 총고용 보장과 에너지 공공성 실현의 대안으로 '공공재생에너지'를 제시하며 투쟁에 나선 발전 노동자들. 참세상 류민.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폭염과 폭우 등 기후재난이 일상이 된 오늘날, “미국과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벌인 전쟁 등으로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에너지 위기를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라며, “더 신속하고 더 과감한 (재생)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때라 환기했다.

그런데 한국 사회의 전환은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면서, “한국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고작 10% 남짓으로 OECD 평균인 35%에 비해 3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마저도 90% 이상을 해외 초국적 에너지 대기업 등 민간 자본이 소유·운영하는 발전 설비에 기대고 있어, 이같은 추세라면 화석연료 체제에 기반한 우리 사회에 이미 만연한 부정의와 불평등을 확대·재생산할 에너지 시스템의 민영화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도 짚고 있다.

이들은 기후위기 시대, 우리에게 절실한 “신속하고도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서는 민간 기업의 이윤만을 최우선삼는 시장 중심 경로가 아닌 노동자·시민과 우리 생태 모두의 존엄한 일과 삶을 우선하는 공공적 경로가 필요하다고 보고, 그 구체적 대안으로 지난해 5만 입법 청원 성사 이후 국회에 발의된 공공재생에너지법 제정과 이행을 제시하고 있다.

공공재생에너지법은 중앙정부와 공공기관, 지자체, 노동자·시민의 민주적 협력과 공적 투자를 통해 ‘공공’이 재생에너지를 신속하고 정의롭게 개발하고 소유하며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정부가 계획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최소 50%를 공공재생에너지로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게 될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이 새롭게 만들어질 공공재생에너지 발전 현장에 우선 고용되어 일과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담보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자원의 개발 이익을 노동자·시민 모두가 향유할 수 있도록 할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공공재생에너지는 “우리 모두의 것인” 태양과 바람을 민간 기업들이 사유화하면서 그 비용은 시민들에게 떠넘겨 에너지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을 막고, 가난한 이들도 ‘상품’이 아닌 ‘권리’로서 삶과 사회의 필수재인 에너지에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는 대안이기도 하다.

6.13 정의로운 전환 노동자·시민 대행진 웹포스터

6월 13일 정의로운 전환 대행진은 오후 2시 사전 행사 이후 오후 3시 본대회를 창원시청 최유덕 동상 앞에서 진행하고, 창원 도심에서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전국 곳곳에서 이날 행진에 참여하는 노동자·시민들을 위한 기후정의버스가 출발할 예정이며 서울 지역 버스 탑승을 원하는 이들은 이 링크에서 참여신청을 할 수 있다. 

지난해 ‘5.31 정의로운 전환 대행진’에는 전국에서 2,000여 명의 노동자·시민들이 11대의 기후정의버스를 타고 경남 창원과 충남 태안 두 곳에서 동시에 열린 행진에 참여한 바 있다. 

6.13 정의로운 전환 노동자·시민 대행진 서울 참가버스 안내 웹포스터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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