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째 고공농성 택시노동자들…“간주근로시간제 폐기하라”

공공운수노조와 택시지부가 택시노동자 고공농성 승리를 위한 4일간의 집중투쟁에 돌입한다. 노조는 “일한 만큼 월급 받자”를 내걸고 인천 고공농성장에서 청와대 앞까지 노동자·시민 대행진을 진행하며 간주근로시간제 폐기와 정상적인 월급제 시행을 촉구한다. 

이번 집중투쟁은 택시지부 고영기 총무국장이 지난 3월 29일부터 인천 길병원 사거리 통신탑에서 이어가고 있는 고공농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영기 총무국장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논의된 택시산업발전법 개정안 저지를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지만 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대통령 재가까지 완료됐다. 그럼에도 고공농성은 80일째 이어지고 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노조가 문제 삼는 핵심은 택시노동자의 임금체계를 규정하는 간주근로시간제다. 현재 상당수 택시회사는 하루 12시간 안팎 운행하는 노동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을 3~5시간 수준으로 축소해 기본급을 산정하고 있다. 대신 노동자들에게 월 390만~480만 원 수준의 높은 기준금을 채우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기준금을 맞추기 위해서는 실제로 10~12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하는 구조라고 노조는 주장한다.

노조는 이러한 구조가 사실상 과거 사납금제의 변형이라고 지적한다. 2020년 전액관리제가 시행되면서 사납금은 불법이 됐지만 현장에서는 ‘기준금’이라는 이름으로 동일한 방식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 끝에 월 100만 원 남짓한 임금을 받는 경우도 있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도입된 택시 최저임금제는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산정하도록 했지만, 택시업계는 소정근로시간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해 제도 취지가 무력화됐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노조는 최근 개정된 택시산업발전법 제11조의2 역시 서울 지역 택시 면허의 40%에 대해 예외를 허용하고, 전국 시행도 2년 유예하면서 사실상 사업주가 소정근로시간을 임의로 축소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와 택시지부는 이에 따라 택시산업발전법 11조의2와 간주근로시간제를 폐기하고 실제 노동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디지털 운행기록장치 등을 통해 노동시간 확인이 가능한 만큼 노동시간 산정이 어렵다는 업계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집중투쟁은 17일 인천 고공농성장 앞 수요 집중문화제로 시작된다. 이어 18일부터 20일까지 인천 길병원 사거리에서 청와대 사랑채까지 2박 3일간 노동자·시민 대행진이 진행된다. 19일에는 국회 앞 기자회견이 열리며, 20일 오후 2시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는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가 개최된다. 결의대회에서는 고공농성자 고영기 총무국장과 최세호 택시지부장 등이 발언할 예정이다.

노조는 “일한 만큼 월급을 보장하라는 것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라며 “70여 년간 지속된 장시간·저임금 구조를 끝내기 위해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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