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잃은 정당은 정책을 되돌아보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묻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민주당의 경우, 이러한 논의는 심지어 그들이 권력을 잃기 전부터 시작되었다. 사실, 이 논의는 그들이 취임하자마자 곧바로 시작되었다. 2021년 봄, 전 재무장관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는 이미 백악관과 민주당 의회 다수파의 재정 정책을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며, 이는 공화당에게 확실한 선거 선물을 주는 것이라고 미리 경고했다. 이는 그가 예상한 인플레이션 때문이었다.
재정 정책의 규모는 확실히 극적이었다. 2020년 2분기부터 2021년 1분기까지 의회는 평시 역사상 가장 극적인 재정 프로그램들을 승인했다.
민주당은 2022년 중간선거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지만, 2024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패배했다. 유권자들의 불만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이 널리 언급되었다. 이는 비판자들의 주장이 정당하며 정책의 근본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는가?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의 칼럼에서 마틴 샌드부(Martin Sandbu)는 민주당이 정책을 과도하게 수정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점에 관해서는 마틴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기쁘게 말할 수 있다.
우선, 우리가 설명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민주당은 패배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현직 정권의 기준에서 보면 그 패배는 비교적 근소한 차이었다.
바이든이 후보로서 지닌 극단적인 약점을 고려할 때, 질문을 뒤집어 지난 4년간 경제 정책의 놀라운 성과가 민주당이 다른 대부분의 집권 정당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물어야 한다.
둘째로, 오늘날 미국 정치경제에서 인플레이션 변수,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질문해야 한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간단히 살펴보아도, 현대 미국에서 경제적 정서와 당파성은 독립적인 변수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다. 경제에 대한 감정을 투표 행동의 원인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은 순진한 접근이다. 왜냐하면 경제에 대한 보고된 감정은 명백히 당파성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유권자들 중 일부가 겪는 실제 사회경제적 문제를 무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단지, 이러한 문제와 유권자들이 그것들에 부여하는 중요성과 의미를 정치적 자기 정체성과 지향의 더 넓은 과정에서 독립적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경제적 정서는 독립적인 원인이 아니다. 만약 누군가가 2024년 생활비에 대한 우려가 트럼프를 선택하게 만든 요인이라고 선언한다면, 바이든의 경제 정책이 인플레이션율을 약간 더 낮췄더라면 그 유권자가 다시 바이든 진영으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정치적 당파성과 세계관, 개인의 사회경제적 경험, 거시경제가 깊이 얽혀 있다. 이 효과는 너무 강력해서, 카롤라 바인더(Carola Binder), 루팔 캄다르(Rupal Kamdar), 제인 M. 링가트(Jane M. Ryngaert)가 작성한 최근 논문이 보여주듯, 당파성이 거시경제 환경 자체를 형성한다.
“COVID-19 시대 동안, 민주당원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강하게 고정된 반면, 공화당원의 기대치는 그렇지 않았다. 공화당원의 기대치는 단순히 인플레이션 목표를 훨씬 초과했을 뿐만 아니라, CPI 발표와 에너지 가격을 포함한 다양한 충격에 더 민감해졌다. … 반사실적 실험(counterfactual exercises)은 모든 기대치가 공화당원의 기대치처럼 고정되지 않았을 경우, 팬데믹 기간 동안 평균 인플레이션이 2~3%포인트 더 높았을 것임을 암시한다. … 2020년 이전에는 대통령의 당에 속한 사람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무소속이나 반대당에 속한 사람들보다 약 0.92%포인트 낮았고, 반대당 사람들의 기대치는 약 0.11%포인트 더 높았으며, 따라서 반대당 구성원 간의 격차는 약 1.0%포인트였다. 2020년 이후, 이러한 효과는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공화당원과 민주당원 간의 격차는 2.5%포인트에 달한다. 남성, 대학 교육을 받은 응답자, 주택 소유자는 그들의 설문조사 상대방보다 체계적으로 낮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치에서 당파적 격차가 가장 크다.”
2020년 이후, 공화당원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현재 인플레이션율과 동조하는 경향을 보였던 반면, 민주당원의 1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과 밀접하게 일치했다. 이러한 차이는 일반적으로 전문성에 대한 태도의 차이를 반영한다. 공화당 지지층은 백신 반대 성향이 높고, 모든 종류의 전문성을 의심하는 경향이 크다. 놀랍지 않게도,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된 현재, 공화당원들은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훨씬 더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원의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큰 영향을 미친 변수 중 하나는 유가다.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휘발유 및 원유 가격 간의 상관관계는 공화당원이 민주당원보다 약 두 배 더 높다.
여기서 요점은 공화당원들이 경제적 전망을 형성하는 방식에 대해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전망은 일정한 세계관의 일부로 형성되었으며,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견해를 표현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비판의 초점은 특히 민주당 진영의 기술관료적 정책 옹호자들에게 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실업-인플레이션 간의 상충 관계를 정치적 변수가 아닌, 정책 입안자가 최적화할 수 있는 변수로 간주하며 이를 근거로 민주당 진영에 극도로 보수적인 권고를 한다. 오늘날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고정성 상실(de-anchoring)"에 대한 두려움에 의해 움직이는 정부는 공화당 및 "무소속" 유권자들의 기대치를 두려워하는 정부이다. 그들의 기대치는 훨씬 더 고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신뢰(confidence)"라는 암묵적 정치의 포퓰리즘적 변형이다.
2021년 민주당 경제 정책을 직접적이고 강력하게 방어한 발언은 1월 15일 퇴임을 앞둔 재닛 옐런 재무장관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는 재무부의 방대한 보고서로 뒷받침된다. 그의 발언을 길게 인용하겠다.
우선, 다른 선진국들과의 비교를 고려해보라. 사실상 모든 선진국들은 인플레이션의 상당한 급등을 경험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다른 G7 국가들보다 더 일찍 하락했다. 동시에, 미국은 강력한 경제 성장을 누렸다. 현재 실질 GDP는 모든 G7 국가에서 팬데믹 이전 수준을 초과했다. 그러나 미국의 GDP는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9년 말부터 2024년 3분기까지 미국은 11.5% 성장했으며, 이는 캐나다의 7.3%, 이탈리아의 5.6%를 훨씬 상회한다. 이는 주로 미국의 생산성 증가가 다른 G7 국가들의 생산성 증가를 크게 능가한 데 기인한다.
동시에, 미국은 빠르게 강력한 노동시장을 구축했고, 이후 이를 유지하며 실질 임금의 눈에 띄는 상승을 달성했다. 2019년 4분기부터 2024년 2분기까지의 기간 동안, 실질 임금이 크게 증가한 다른 G7 국가는 영국뿐이었다. 캐나다에서는 실질 임금이 소폭 증가했으며, 프랑스에서는 사실상 변화가 없었다. 독일, 일본, 이탈리아에서는 실질 임금이 감소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0월 중순호에서 이를 가장 잘 요약하며 미국 경제를 "세계의 부러움"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회복과 비교해도 미국의 확장은 강력했다. COVID-19로 인한 경기 침체는 현대 역사상 가장 큰 실업률 급등을 초래했지만, 미국의 실업률은 단 2년 만에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는 1990년, 2001년, 2008년 경기 침체에서 회복하는 데 4년 이상 걸린 것과는 크게 대조된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실질 중위 가계 자산이 37% 증가한 것도 눈에 띄는 결과다. 이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실질 중위 가계 자산이 39% 감소했던 것과 극명히 대조된다. 또한, 기업 투자 역시 GDP 대비 감소폭이 작았고, 이전 경기 침체보다 더 빠르게 회복되었다. 이번 확장기 동안 기업 투자는 역사적 패턴을 따랐다면 이루어지지 않았을 약 6,250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는 미국 경제의 안정성과 생산성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한다.
경제 예측과의 비교도 미국의 회복력을 보여준다. 2021년 4분기, 실질 GDP는 2020년 10월 블루칩 컨센서스 예측치를 4% 이상 초과했다. 이후 경제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이어갔다. 2022년 10월에도 블루칩 예측가들은 2023년에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았으며, 많은 주요 예측가들은 경기 침체가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침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실, 2024년 말까지 미국 경제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측보다 10% 이상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안적 정책 선택에 따른 가상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한다. 팬데믹 이후의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실업률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인플레이션 억제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재정 정책은 훨씬 더 긴축적이었어야 했을 것이다. 팬데믹이 공급을 축소시킨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면 긴축적 재정 정책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가계와 기업에 대한 중요한 지원을 중단하게 했을 것이며, 이는 훨씬 더 낮은 생산과 고용을 초래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수백만 명이 실직하고, 가계가 재정적 의무를 이행할 소득을 잃고, 소비 지출이 부진한 상황을 의미했을 것이다.
특히, 인플레이션을 연준(Fed)의 2% 목표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 긴축이 얼마나 더 높은 실업률을 초래했을지 묻는 "가상 시나리오"를 살펴보아야 한다. 답은 "매우 많은" 실업률 상승이다. 대표적 모델의 추정치는 2021년과 2022년 동안 인플레이션을 2%로 유지하려면 실업률이 10%에서 14%까지 상승했어야 하며, 이는 추가적으로 9백만에서 1천5백만 명의 실업자를 의미한다.
여기에서 대안적 시나리오(counterfactual)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재무부 보고서를 자세히 살펴보자. 이 보고서의 각주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2%로 유지하기 위해 실업률을 10~14%로 높여야 한다는 충격적인 시나리오를 산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계산이 사용되었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선형 필립스 곡선을 가정한다. 먼저, 2021년과 2022년 매월 연간화된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초과한 정도를 계산한다. 그런 다음, 이러한 초과 인플레이션 추정치를 필립스 곡선 기울기의 추정치로 나눈다. 필립스 곡선 기울기는 실업률이 1%포인트 변화할 때 인플레이션율이 변화하는 퍼센트 포인트를 나타낸다. 이를 통해 매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낮추기 위해 실업률이 얼마나 더 높아야 했는지 산출한다. 우리는 필립스 곡선 기울기의 '축약형(reduced-form)' 추정치를 사용하며, Ball & Mazumder(2015)의 -0.57과 Hazell et al.(2022)의 –0.34를 적용한다.“
재무부 경제학자 팀은 이 계산이 간략한 추정치(back of the envelope)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덧붙인다.
"다른 모델들은 노동 시장이 매우 타이트할 때, 실업률의 소폭 상승만으로도 인플레이션을 줄일 가능성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단순한 필립스 곡선 모델과 관련된 결과의 엄청난 규모는 팬데믹 시기의 공급 충격을 완전히 억제하면서 초과 인플레이션을 방지하려는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비현실적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재정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는가 하는 것이다. 재무부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더 긴축적인 정책이 시행되었더라도 인플레이션의 정점은 약간만 낮아졌을 것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경제학자들의 한 분석에 따르면, 더 긴축적인 정책이 시행되었다면 2022년 말 실업률은 7%까지 상승하고 2023년 말까지 6% 이상 유지되었을 것이다. 이는 우리가 실제로 경험한 4% 이하의 실업률과 대조된다. 그러나 이 연구는 이 기간 동안 중위 소비자물가지수(CPI) 인플레이션 상승의 약 4분의 3이 일시적인 공급 제약에 기인했으며, 이는 어차피 발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실업률이 더 높아졌더라도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의 정점은 5.6%보다 단 1%포인트 낮아졌을 것이다. 또 다른 분석에 따르면, 더 이른 통화 긴축이 2023년까지 실업률을 6% 이상으로 올렸겠지만, 인플레이션 감소는 비슷하게 미미했을 것이며, 핵심 PCE 인플레이션 정점보다 약 1%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을 것이다.“
이는 하나의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2021년, 미국은 COVID-19,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 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해로 촉발된 깊은 국가적 위기에서 겨우 서서히 벗어나고 있었다. 민주당은 뜻밖에도 의회에서 근소한 다수를 확보하며 백악관과 함께 집권하게 되었다. 심화되는 사회적 위기와 2009년의 느린 회복에 대한 기억을 고려하여, 그들은 회복, 고용, 성장에 우선순위를 두는 계산된 위험을 감수했다. 그 결과 그들의 선택은 대대적으로 입증되었다. 이로써 그들은 회의론자들이 틀렸음을 증명했다. 재무부는 이를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 인플레이션과 고용 사이의 상충 관계로 인해, 많은 예측가들은 더 높은 실업률의 대가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2022년 말, 블루칩 예측가들은 다음 해에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을 62% 이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2024년 11월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3개월 개인소비지출 인플레이션율은 2.3%로 하락했고, 노동 시장은 여전히 역사적으로 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12월 실업률은 4.1%였으며, 경기 침체 위험에 대한 예측은 절반으로 줄었다. 현재까지 '연착륙'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다만 지속적인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도널드 트럼프에게 민주당이 두 번째 패배를 당한 것은 충격적이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미래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 기후 정책과 같은 분야에서는 이것이 전례 없는 재앙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실패로부터 배울 점이 많음은 분명하지만, 과감한 재정 정책이 위험하다는 생각은 그 배움의 일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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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투즈(Adam Tooze)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이며 경제, 지정학 및 역사에 관한 차트북을 발행하고 있다. ⟪붕괴(Crashed)⟫, ⟪대격변(The Deluge)⟫, ⟪셧다운(Shutdown)⟫의 저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