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자주] 스웨덴은 13일 총선을 치뤘으며, 본투표 잠정 집계 기준 중도좌파 연합(사민당·좌파당·녹색당·중앙당) 176석, 우파 연합(온건당·스웨덴민주당·자유당·기독민주당) 173석으로 중도좌파 야권이 과반(175석)을 겨우 넘겼다. 그러나 30만 표 규모의 해외 부재자 투표 및 우편 투표 개표가 16일 예정되어 있어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
스웨덴은 오늘(13일) 총선을 치른다. 이번 선거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접전이며, 우파 정당들이 과반을 확보할 경우 극우 세력이 사상 처음으로 정부에 참여할 수도 있다.
다만 여론조사에서는 중도좌파 야권 연합이 앞서고 있으며, 사회민주당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Magdalena Andersson)이 4년간의 야당 생활을 끝내고 다시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로 꼽힌다. 그러나 선거운동 막판 며칠 동안 안데르손 진영의 우세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사회민주당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출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페이스북
2022년 당시 중도우파 온건당의 당수였던 현 총리 울프 크리스테르손(Ulf Kristersson)은 오랫동안 금기시되던 관행을 깨고 반이민 성향의 스웨덴민주당과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그 덕분에 그의 소수 연립정부가 출범할 수 있었다. 이 합의로 스웨덴민주당은 특히 범죄와 이민 문제에서 정부 정책에 실제 의석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크리스테르손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다시 집권할 경우 스웨덴민주당에 장관직을 배분하겠다고 약속했다. 유권자를 되찾기 위해 안데르손이 이끄는 사회민주당 역시 범죄, 이민, 통합 정책에서 우경화했다. 따라서 좌파가 승리하더라도 현행 강경 정책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사실상 덴마크에서 그랬던 것처럼, 스웨덴 사회민주당도 우파의 이민정책을 받아들인 셈이다.
사회민주당은 스웨덴이 외교에서 오랫동안 유지해 온 ‘중립’ 정책을 끝내는 데에도 찬성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또한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가장 강경하게 지지하는 세력 가운데 하나가 됐다. 실제로 러시아가 유럽을 침공할 수 있다는, 이른바 ‘러시아 위협’은 거의 모든 스웨덴 정당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주제다. 안데르손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집권할 경우 최우선 과제로 우크라이나 문제와 유럽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꼽았다. 생활비 부담이나 경제 문제는 최우선 과제로 언급하지 않았다.
애초에 스웨덴이 무제한적인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명령경제형 권위주의 공산주의 사이의 ‘제3의 길’을 걸어왔다는 인식 자체가 환상에 가까웠다. 20세기 초 스웨덴 노동운동이 이뤄낸 큰 성과들은 이후 꾸준히 후퇴했다. 다른 자본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스웨덴에서도 1990년대 중반부터 신자유주의 정책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 다시 말해 자유시장으로의 회귀, 부유층과 기업에 대한 감세, 복지국가 축소, 실질임금 하락, 불평등 확대 같은 흐름이 이어져 왔다.
스웨덴은 여전히 미국이나 영국보다 소득분배가 더 ‘평등한’ 편일 수는 있다. 그러나 불평등 자체는 여전히 심각하며, 1990년대 이후 그 증가 속도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 가운데 가장 빨랐다. 스웨덴의 소득 상위 10%는 세후 기준으로 전체 개인소득의 33%를 가져가는 반면, 하위 50%가 나눠 갖는 몫은 20%에 불과하다.

부의 불평등은 소득 불평등보다 더 심각하다. 1980년에는 개인 자산 상위 1%가 전체 개인 자산의 17.7%를 보유했지만, 지금은 그 비중이 22.5%로 늘었다. 상위 10%의 자산 비중도 1980년 54.4%에서 현재 68.2%로 증가했다. 반면 스웨덴 하위 50%가 보유한 자산 비중은 1980년 전체의 13.4%였지만, 지금은 부채가 자산보다 더 많아 순자산 비중이 -10.9%에 이른다. 주택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 차입이 그만큼 크게 늘어난 결과다. 이는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WID)의 수치다. 스웨덴은 다른 북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1990년대에 조세제도를 개편하면서 부유한 가구의 세금 부담을 줄였다. 예를 들어 자본에 대한 과세를 낮추고 부유세를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동시에 빈곤층이 받는 복지 혜택도 줄였다.
스웨덴은 더 이상 국가가 복지와 공공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대표적인 나라라고 보기 어렵다. 정부가 비용을 대면서 민간 부문이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에서는 오히려 세계적으로 앞선 나라 가운데 하나다. 스웨덴 중등학교의 약 3분의 1은 이른바 ‘자유학교’인데, 이 가운데 대부분을 영리기업이 운영한다. 1차 의료기관의 약 40%도 민간이 소유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의 주식은 증권시장에서도 거래된다. 공공서비스를 민간에 외주화하면서 서비스의 질도 떨어졌다. 스웨덴 학교는 한때 국제평가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지만, 이제는 “가장 평범한 수준 가운데 하나”로 추락했다. 사회민주당은 오래전부터 사립 독립학교가 이윤을 내고 배당금을 지급하는 데 반대해 왔다. 그러나 이를 금지할 수 있을 만큼 의회에서 과반을 확보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이민 문제가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벌어진 재난 이후 중동 출신 이민자 60만 명 이상이 스웨덴에 들어왔다. 이민자 가운데는 젊은 독신 남성이 많았고, 이들은 자본주의 기업과 공공부문이 저숙련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줬다. 그러나 인구 대비 이민자 수는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많았고, 이미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압박받고 있던 공공서비스에 부담을 더했다. 스웨덴의 소도시 주민들은 낮은 임금과 악화한 공공서비스에 시달리던 상황에서 새로운 이민자들의 유입까지 맞닥뜨렸다. 이런 환경이 스웨덴민주당이 내세운 ‘스웨덴은 스웨덴인을 위한 나라’라는 인종주의적·민족주의적 메시지가 확산할 수 있는 토양이 됐다.
스웨덴민주당의 부상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등 유럽연합 국가들에서 나타난, 이른바 포퓰리즘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트럼프 현상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이런 문제는 1960년대 중반 ‘황금기’가 끝난 뒤 자본주의가 약속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결과이고,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침체,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진 장기침체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 스웨덴 자본주의 역시 독일과 어느 정도 비슷한 경로를 걸었다. 물론 경제 규모는 훨씬 작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경제성장률이 둔화했고 특히 2008년 이후 그 흐름이 뚜렷해졌다.
스웨덴의 연평균 실질 GDP 성장률(%)
새 의회에서 좌파든 우파든 어느 정치 진영이 과반을 차지하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출처] Sweden – no longer a ‘social democracy’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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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