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앞 1만 노동자, "윤석열 우리가 체포하자"

민주노총 조합원들, 경찰벽 뚫고 용산서 집회

12일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는커녕 계엄을 정당화하며 퇴진을 거부했다. 분노한 1만 명의 노동자들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로 향했다. 오후 4시경 남영역 인근에서 경찰 바리케이드에 가로막혔던 노동자들은, 오후 5시 한강진역에 다시 모여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대통령 관저 앞까지 나아갔다. 

용산 대통령 관저 앞, "내란범을 구속하라" 외치는 노동자들. 참세상 

"우리가 체포하자", "내란수괴 윤석열을 감옥으로"

이날 오후 2시, 숭례문 앞 "내란주범 윤석열 즉각 탄핵구속!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 노동자 시민대회" 집회를 가진 민주노총 1만 조합원들은 서울역을 지나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당초 여의도 국회 인근 국민의힘 중앙당사로 계획되었던 행진 경로를, 이날 오전 대통령 대국민 담화 이후 용산으로 변경한 것이다. 

오후 5시 한강진역에 모인 노동자들은 빠르게 도로를 점거하며 관저를 향해 행진을 다시 시작했다. 경찰들이 노동자들을 붙들고 가로막았지만, 빠르게 도로 위로 대오를 넓히면서 달려 나갔다. 5시 10분경 대통령 관저 앞까지 도착한 노동자들은 숨을 헐떡이면서도 "내란수괴 윤석열을, 지금 당장 체포하라"고 소리 높여 외쳤다. 

용산을 향해 행진하는 노동자들. 참세상

공관 입구를 가로막은 경찰들의 바리케이드 앞, 펄럭이는 노동조합 깃발 위로 해가 저물고 있었다. 노동자들은 집회를 이어갔다.  

박옥주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장은 "우리 노동자의 투쟁으로 내란범 윤석열과 그 동조 세력을 반드시 끌어내리고, 윤석열 퇴진을 넘어서 서로 번갈아가 권력을 나눠 먹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보수 양당체제를 깨뜨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 본부장은 민주노총의 투쟁으로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받고, 사회적인 소수자, 이주노동자, 장애인, 노인, 청년, 여성 모두가 차별받지 않는 평등 세상, 노동해방 세상을 우리가 만들어 갈 것"이라 강조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투쟁으로 생명줄이 다한 윤석열을 이제 감옥으로 보내자"면서, "노동자의 노동권과 공공성이 보장되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내자"고 외쳤다. 

관저 앞에 모인 노동자들은 오후 6시 10분경 집회를 정리하고 시민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여의도 국회로 향했다. 

관저 입구 바리케이드 앞, 박옥주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장. 참세상 

"내란수괴 윤석열, 또다시 국민을 적으로"

2시 숭례문 앞 집회에서는 이날 오전 대통령 담화에 대한 분노가 터져 나왔다. 

박상현 언론노조 KBS 본부장은 대통령 담화에 대해 "선량한 국민을 간첩으로 몰고 투표 조작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보수 유튜버가 했었던 얘기를 대통령이 TV 화면에서 읊조렸다"고 분노했다. 그는 "담화를 보면서 단 1초도 윤석열은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45년 전 오늘 군부는 쿠테타를 일으켜, 시민들을 총칼로 죽였다" 그리고 오늘, "내란 수괴 윤석열은 또다시 국민을 적으로 돌리고 공격을 선언했다"고 짚었다.

"민주노총이 길을 내자", "윤석열을 지우고, 한국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양경수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깃발로, 지긋지긋한 불평등 체제의 양극화 세상을 끝내 버리자", "윤석열을 지우고, 국민의 힘을 해체시킨 자리에, 한국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만들어내자"고 외쳤다.  

이상섭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도 "윤석열 퇴진 이후, 썩어 문드러진 보수 양당 체제, 비정규직과 불평등을 양산하는 낡은 재벌 중심 경쟁 체제를 해체하고,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 평등과 평화, 자유가 만발하는 노동 중심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대표는 "민주주의가 필요한 곳 어딜 가도 맨 먼저 와 있는 노동조합 깃발과, 윤석열 퇴진 투쟁에 앞장서 온 노동자들의 진심이 이제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다"면서 "세상을 함께 바꿔나가는 동지이자 예비 노동자로서 청년 학생들도 투쟁하는 노동자들 곁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강새봄 대표는 자신이 조선소의 천막없는 농성장에서 23일째 단식 중인 한 민주노총 조합원의 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집회와 행진에 참여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은 투쟁을 통해 쟁취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내일도 토요일도 더 많은 동지들과 함께 거리로 나서자"고 결의를 다졌다. 

용산 대통령실 관저 입구,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라" 외치는 노동자들. 참세상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