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독교 우파 운동이 미국—그리고 전 세계의—무조건적인 이스라엘 지지의 추진 세력이 되었다.
2024년 10월 12일, 수만 명의 사람들이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연방 의사당 건물 밖으로 몰려들었다. 이 집회는 주최 측이 ‘백만 여성’(A Million Women) 집회라고 부른 행사였다. 이 행사는 ‘신사도 개혁 운동(New Apostolic Reformation, NAR)’의 지도자 몇몇이 주도해 조직했으며, 이 운동은 전 세계 수억 명, 미국 내 수천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역동적이고 빠르게 성장하는 기독교 우파 운동이다.
유대교의 속죄일인 욤 키푸르(Yom Kippur)와 시기를 맞춘 이 집회의 주제는 기독교 세력이 정치 제도에 대한 “지배권”을 획득하는 것, 유권자들을 동원하는 것, 그리고 이 운동이 강조해온 ‘영적 전쟁’이라는 개념에 따라 의사당에서 악령을 퇴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수의 언론 보도에서는 이 점이 조명되지 않았지만, 또 다른 주요 목적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결집하는 것이었다.
집회를 조직한 루 잉글(Lou Engle)은 무대에 올라 “당신은 하나님의 말씀에 일치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스라엘을 축복하고 지지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 나라를 구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외쳤다. 이스라엘 국기로 장식된 무대 위에서 열 시간 넘게 이어진 연속 예배를 인도한 집회 지도자들은, 한 연사의 표현에 따르면, 의회가 “적들과 우리의 적들 앞에서 이스라엘을 명확하게 지지하라는 성경적 책무”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어느 순간에는 참가자들이 이스라엘 국가를 합창했고, 청중들은 열렬한 박수로 화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폴라 화이트-케인(사진 속 왼쪽 어깨 부근)과 다른 종교 지도자들의 손을 얹은 기도를 받았다. 백악관 공식 X 계정은 이 사진을 2월 8일에 게시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구를 함께 올렸다. “성경에 이렇게 쓰여 있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리고 나는, 모든 것이 끝났을 때, 나의 가장 위대한 유산이 ‘화해자이며 통합자’로 알려지기를 바란다.” —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 출처: 백악관 공식 X
NAR을 구성하는 독립 오순절 교회, 은사주의 교회, 그리고 기타 기관들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는 최근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 운동이라고 평가받을 만하다. 이 운동은 도널드 트럼프의 2015년 첫 대선 출마 이래 세 차례에 걸친 대통령 선거 운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그의 첫 승리 이후에는 정치 권력의 최고위층까지 스며들었다. 텔레비전 전도사이자 트럼프의 영적 조언자인 폴라 화이트-케인(Paula White-Cain)이 최근 백악관 신설 신앙 사무소의 수장으로 임명된 것이 그 예다.
NAR은 또한 기독교 시온주의의 최전선에 서 있다. 기독교 시온주의는 복음주의, 오순절, 은사주의 계열의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 운동이며, 이들은 성경이 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명령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스라엘의 말살주의적, 팽창주의적 의제에 대한 전 세계적 분노가 커져 가는 가운데,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첫 번째 임기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친이스라엘 노선을 형성하고 있는 듯하다. 트럼프는 집권 첫 몇 주 만에 가자지구에서 200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민족 정화하겠다고 주장했고, 거의 1년 반 동안 이스라엘의 폭격과 침공으로 황폐화된 이 지역을 미국이 점령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 역시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이스라엘 합병을 지지하겠다고 밝혔으며, 여기에는 폴라 화이트-케인,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마이크 허커비가 포함된다. 허커비는 트럼프가 중동에 “성경적 규모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스라엘 지도자들 역시 자신들에게 가장 강력한 지지가 어디에서 오는지를 잘 알고 있다. 2월 워싱턴 D.C. 방문 중,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어떤 미국 유대인 지도자들과도 만나지 않았지만, 복음주의 지도자들과의 90분 회동을 위해 시간을 따로 마련했다. 그 자리에는 최소 세 명의 NAR 핵심 인사가 참석했으며, 그중에는 폴라 화이트-케인도 있었다. 그는 네타냐후와 별도로 긴 회동을 진행했으며, 이스라엘 TV를 위한 총리와의 장시간 인터뷰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모든 사실은 미국-이스라엘 간의 “특별한 관계”가 위험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NAR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사도와 예언자들
NAR은 단순한 종교 운동이 아니다. 정치학자 폴 듀프의 표현에 따르면, 이 운동은 미국 기독교에 있어 “근본적인 전환”을 대표하는 세력이다. NAR의 정치적 비전은 그것이 처음 발생한 은사주의/오순절 진영을 넘어 훨씬 더 방대한 미국 복음주의 전반을 지배하기에 이르렀다.
NAR은 100년에 걸쳐 다양한 뿌리에서 발전해온 교파 초월적 운동이며, 1990년대 중반 복음주의 계열 풀러 신학교의 교수였던 고(故) C. 피터 와그너에 의해 식별되고 명명되었다. 그는 독립 교회나 비교파 교회들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와그너는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떠오르고 있음을 보았고, 이후 그는 자신과 동료들이 그것을 형성하고 조직하며 주도하고자 했다.
이 넓은 패러다임은 NAR 교회들과 사역 조직들의 네트워크로 구성되며, 이들은 기독교의 많은 역사적 교리들, 교단들, 지도 체계를 거부하면서, 성경 에베소서에 나타난 초대 교회의 직분들을 점진적으로 복원하려 한다. 이 직분들에는 ‘사도(apostle)’와 ‘예언자(prophet)’가 포함되며, 루 잉글(Lou Engle)은 NAR의 예언자라는 직함을, 폴라 화이트-케인은 NAR의 사도라는 직함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2024년 1월, 한국을 방문한 루 잉글. 출처: 유투브 화면 갈무리
NAR은 또한 종교적·정치적 지배에 대한 역동적인 비전을 구현하며, 이를 “일곱 산의 명령”이라 부른다. 이 명령은 비유적인 정치 청사진으로서, 신자들이 사회 권력의 ‘일곱 산’—정부, 종교, 가족, 교육, 미디어, 예술/오락, 그리고 비즈니스—을 지배하도록 부름받았다는 사명을 제시한다.
이 운동의 일부 구성원들은 자신들을 종종 종말의 군대라 상상하며, 기도를 통해 하늘에서 “영적 전쟁”을 수행할 운명을 지닌 존재로 본다. 그러나 이들은 때로 자유주의, 민주주의, 성소수자(LGBTQ) 및 재생산권을 비롯한 ‘악마적’ 세력들에 맞서는 물리적 전투도 불사할 수 있다고 여긴다.
이러한 시각은 단순한 수사적 과장이 아니다. NAR과 그 정치적 영향력이 점점 더 우려를 낳는 이유는, 정상적인 정치적·종교적 견해 차이마저도 악마적 현상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초자연적 영들이 일상적인 삶의 문제에서부터 국제적 갈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에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믿는다. NAR의 관점에서 이 같은 악마는 개인부터 전체 국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으며, 지상에서 하나님의 왕국을 확장하려는 시도의 주된 반대 세력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사도 체 안(Ché Ahn)과 랜스 월나우(Lance Wallnau) 등은 전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가 “이세벨(Jezebel)의 유형”-즉, 문자 그대로 악령-이라고 주장한다.
NAR의 세계관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정치학자 듀프(Djupe)가 2024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독교인의 60% 이상이 “오늘날에도 사도와 예언자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약 절반은 “물리적 영토를 지배하는 악마적 ‘권세’와 ‘세력’이 존재하며, 교회는 고위 악령을 몰아내기 위한 영적 전쟁과 기도 캠페인을 조직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42%는 “하나님은 기독교인들이 ‘사회 일곱 산 위에’ 서기를 원하신다”는 주장에 동의하며, NAR의 도미니언주의적 사명을 직접 수용하고 있다.
운동으로서의 NAR은 또한 ‘MAGA 부대’를 결집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폴라 화이트-케인과 랜스 월나우 같은 NAR 지도자들은 2015년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출마 당시 가장 이른 시기에, 그리고 가장 열정적으로 지지에 나선 복음주의 인사들이었다. 이들은 2020년 대선 불복 운동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다수의 사도들과 예언자들이 1월 6일 의회 폭동을 앞두고 의사당 밖에서 기도 집회를 열어 하나님께 적들을 벌해달라고 호소했고, 고대 이스라엘에서 전장 악기로 사용된 숫양의 뿔인 쇼파르(shofar)를 불기도 했다. 쇼파르는 NAR 영향을 받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널리 차용된 상징물이다.
바이든 행정부 시기, 월나우와 다른 NAR 지도자들은 “미국의 재각성” 투어에서 주요 연사로 활약했다. 이 투어는 트럼프의 전직 보좌관이자 은퇴한 장군 마이클 플린이 주도했으며, 영적 전쟁에 대한 호소와 더불어 QAnon 음모론, 대선 사기 주장,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음모론 등이 혼합된 집회 시리즈였다. 2024년 9월에는 당시 부통령 후보였던 제이디 밴스가 월나우가 조직한 또 다른 정치 로드쇼이자 유권자 조직 훈련 프로그램인 “용기의 투어”의 주연 연사로 나섰다. 이 투어는 다섯 개 경합주에서 열렸다.
미국 공공생활에서 NAR의 영향력은 수년간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트럼프의 재선 이후에는 마침내 이 영향력이 주요 언론 보도를 통해 더 널리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주목 속에서도, 특히 중동 지역에서의 이 운동의 전 세계적 영향력은 여전히 충분히 보도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과 종말
수십 년 동안, 미국과 전 세계의 기독교 시온주의 지도자들은 이스라엘 우파와 협력하여 팔레스타인 내에서의 아파르트헤이트, 민족 정화, 지배를 심화시켜 왔다. 최근 몇 년간 이 운동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 확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합병, 이란에 대한 호전적 태도, 팔레스타인 난민 지원 중단, 이스라엘 비판 억압, 그 밖의 극우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왔다. 간단히 말해, 기독교 시온주의는 미국 및 전 세계의 이스라엘 지지의 중추다. 이것이 놀랍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미국 최대의 기독교 시온주의 조직인 텍사스 기반 ‘이스라엘을 위한 기독교인 연합(Christians United for Israel, CUFI)’은 1,0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미국 전체 유대인 인구보다 약 50% 더 많은 수다.
보다 일반 대중이 기독교 시온주의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해도, 그들은 CUFI와 그 지도자인 존 헤이지 목사 정도만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매년 열리는 대규모 CUFI 연례총회에 유력 정치인들이 참석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2005년 말 헤이지가 악명 높은 발언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홀로코스트가 유대인을 이스라엘로 이끌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의 일부였다고 주장하며, 히틀러를 하나님이 임명한 “사냥꾼”으로 묘사했다. 그는 2006년 저서 ⟪예루살렘 카운트다운⟫(Jerusalem Countdown)에서 “히틀러의 나치들은 유대인을 유럽에서 쫓아내어 하나님이 유대인에게 유일하게 의도하신 집, 곧 이스라엘로 되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CUFI 지도자인 존 헤이지 목사. 출처: CUFI
2006년 출범 이래, CUFI는 복음주의 진영 내에서 미국이스라엘공공문제위원회(AIPAC)의 대응 세력으로 자리잡았다. AIPAC은 핵심적인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로, 종종—그러나 종종 부정확하게—미국 유대인 공동체와 동일시된다. CUFI는 이스라엘 우파가 선호하는 다양한 정책들을 위해 의회를 상대로 강력하게 로비 활동을 벌이며,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헤이지 목사의 변함없는 지지에 대해 정기적으로 극찬을 보낸다.
그러나 헤이지는 제리 팔웰이나 팀 라헤의 ⟪레프트 비하인드⟫(Left Behind) 소설 시리즈 같은 백인 복음주의자들이 대표했던 초기 형태의 기독교 시온주의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이 오래된 형태의 기독교 시온주의는 종말에 대한 “세대주의적” 비전을 따랐다. 이 비전에서는 충실한 기독교인들이 “휴거“라 불리는 사건을 통해 종말의 재앙에서 벗어나 천국으로 들려 올라가고, 그 뒤 이스라엘과 전 세계는 환난의 불길 속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나 오순절 및 은사주의 인구의 전반적 성장 속에서 NAR이 부상하면서, 기독교 우파의 지배적 종말론도 변화하고 있다. 이제 많은 복음주의자들은 천국으로 들려 올라가기만을 기다리는 대신, 지상에서 하나님의 왕국을 건설하는 데 더 깊이 몰입하고 있다. 여기에는 “영적 전쟁”이라 부르는 기도의 형태를 통해 악령으로부터 “영적 영토”를 되찾는 것이 포함되며, 실질적인 선거 정치에 적극 개입하는 일도 포함된다.
이 운동은 또한 종말에 대한 NAR의 비전에서 이스라엘이 수행하게 될 역할에 대한 강조를 한층 강화하는 것을 포함한다. NAR은 이 종말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믿는다. NAR은 이스라엘이 “성경적” 영토에 대한 주권을 확장하고, 유대인의 이스라엘 이주를 지지하며, 유대인을 예수 신앙으로 개종시키는 과정을 통해 천년왕국-즉, 1,000년간의 완전한 기독교 통치-이라는 이상향을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들은 창세기 12장 3절, 즉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라”라고 말한 구절을 인용하며, 오직 “이스라엘을 축복”함으로써만이 국가들이 하나님의 호의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NAR이 흔히 미국식 기독교 민족주의라는 포괄적 개념 속에 포함되곤 하지만, 이 운동의 종교적·정치적 비전에서 중심이 되는 국가는 실상 미국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충분히 지지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멸망할 것이라고 그들은 믿는다. 반대로 미국과 전 세계의 지지를 이스라엘로 결집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그들은-다소 역설적으로-세계적 규모의 기독교 지배권 확립이라는 더 큰 프로젝트를 실현할 수 있다고 본다. 이전 형태의 기독교 시온주의와 마찬가지로, 이 같은 시각은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신학적으로 “과잉결정된 … 초자연적 힘이 투사된 숭배의 대상”으로 만든다고 학자 S. 조너선 오도넬은 말한다. 즉, 결국 이들은 기독교 구속 서사의 도구일 뿐이다.
새로운 기독교 시온주의
NAR의 영향력은 미국의 친이스라엘 운동 전반에 걸쳐 분명하게 드러난다. NAR 소속 목사들과 교회들은 정기적으로 친이스라엘 집회와 콘퍼런스를 조직하거나 참석하고, CUFI와 같은 단체가 주도하는 주 및 연방 차원의 로비 활동에 동참한다. <인 디즈 타임스>(In These Times)가 보도했듯이, 2024년 봄 NAR 지도자들은 일부 대학교 밖에서 이른바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에 맞선 열띤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콜럼비아 대학교의 정문을 넘어가 학생들에게 모욕적인 말을 퍼부었다. 이러한 집회에서는 종말론적 언설이 무슬림에 대한 악마화, 유대인 개종 요구와 결합되어 나타났다. 이는 NAR의 이스라엘 지지에 내재한 반유대주의, 반팔레스타인 정서, 반무슬림 혐오가 서로 뒤얽혀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10월, 헤리티지 재단의 반유대주의 대응 태스크포스는 ‘에스더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33쪽 분량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안은 소송, 감시, 그리고 그 밖의 억압적 수단을 동원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과 더 넓은 좌파 세력을 분쇄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 보도는 이 프로젝트를 공화당 또는 기독교 민족주의 진영의 움직임으로만 다루며, NAR과 기독교 시온주의의 영향을 간과했다.
헤리티지 재단 반유대주의 태스크포스의 지도자 중 한 명은 마리오 브람닉 사도다. 그는 쿠바 출신으로, 플로리다의 소형 교회 목사이자 미국 최대의 히스패닉 친이스라엘 단체라고 자칭하는 ‘이스라엘을 위한 라티노 연합’의 대표다. 브람닉은 또한 과테말라 출신의 사도 기예르모 말도나도가 이끄는 ‘초자연적 글로벌 네트워크‘의 일원이기도 하다. 말도나도는 2020년 마이애미에 위치한 자신의 대형 교회 ‘엘 레이 헤수스(El Rey Jesús)’에서 ‘트럼프를 위한 복음주의자들’ 출범 행사를 주최한 바 있다.
“우리가 출범시킨 태스크포스의 많은 조치들이 현재 트럼프 백악관에 의해 실제로 실행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마리오 브람닉은 지난 2월 다른 NAR 지도자들과의 화상 기도 모임 중 선언했다. 그는 트럼프가 최근 내린 행정명령들과, 대학 측에 학생들을 추방하고 표현을 억제하도록 압박하는 등 다양한 조치들을 축하했다. (이 영상 기도 모임은 애초 언론 비공개로 진행되었지만, 이후 유튜브에 업로드되었다.)
브람닉은 NAR이 ‘정부의 산’이라 부르는 영역에서 광범위한 활동을 벌여왔고, 그는 자신의 정부 내 영향력을 주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는 로비에 활용해왔다. 그는 2016년 이래 트럼프의 핵심 복음주의 자문역으로 활동했으며, 트럼프의 첫 임기 당시 백악관의 ‘신앙 및 기회 이니셔티브(Faith and Opportunity Initiative)’에서 특별 대사로도 임명되었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와도 자주 만나며, 가장 최근인 2월 방미 당시에도 회동한 바 있다. 그 방문 이후 브람닉은 지지자들에게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하나님으로부터 부름을 받고 사명을 위임받았다”고 말하며, “열방의 예언적 운명”을 세우기 위한 존재라고 주장했다.
2018년, 트럼프가 미국 대사관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함으로써 기독교 시온주의 진영의 핵심 정책 목표를 달성한 후, 브람닉은 최소 여덟 명의 국가 정상들과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에는 극우 성향의 나입 부켈레(엘살바도르 대통령)와 자이르 보우소나루(브라질 전 대통령)도 포함되어 있었으며, 그는 이들에게 미국을 따라 같은 조치를 취하라고 설득하려 했다.
2019년 대사관 이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마리오 브람닉은 “하나님께서 도널드 트럼프를 현대의 고레스(Cyrus, 페르시아 제국 창건자)로 세우신 것은 기적이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하나님이 부도덕한 트럼프를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 과거 이방 왕 고레스를 통해 성경 속 이스라엘 백성을 포로 생활에서 해방시킨 것과 같다는 NAR의 널리 퍼진 해석을 인용했다.
그러나 올해 1월 마러라고에서 열린 ‘예루살렘 기도 조찬회’-영향력 있는 기독교 시온주의자, 이스라엘 지도자, 미국 유대계 지도자들이 모이는 행사-에서 브람닉은 트럼프의 역할을 바라보는 성경적 틀을 새롭게 갱신했다. 그는 트럼프가 이제 “새로운 기름부음의 옷”을 입었다고 주장했으며, 그 정체는 고레스의 후계자인 다리오(Darius)라는 것이다. 브람닉에 따르면, 이는 이스라엘의 팽창과 지배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완성의 기름부음”을 의미한다.
브람닉은 “1967년 6일 전쟁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가자, 남부 레바논, 시리아의 적진 너머에 초자연적으로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하나님의 역사가 임계점에 도달한 순간에 있다”고 말하며, 트럼프의 첫 임기 때 시작된 하나님의 계획이 이제 완결 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2019년 10월 29일, 사도 폴라 화이트-케인(오른쪽 어깨 쪽), 플로리다의 기예르모 말도나도(왼쪽 어깨 쪽), 메릴랜드의 해리 잭슨(말도나도 뒤쪽)과 함께 있었다. 출처: 백악관 홈페이지
올해 3월, 브람닉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예루살렘에서 열린 모임에서 “하나님이 트럼프의 당선을 통해 이스라엘에 백지수표를 주셨다”고 선언했다. 브람닉은 작년 9월 다른 기독교 우파 지도자들과 함께 공동 창립한 단체인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기독교 단체 대표자 회의’의 이스라엘 출범식에서 연설했다. 이 단체는 연방 및 입법, 주 정부 차원에서 친이스라엘 정책과 풀뿌리 동원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3월에 열린 이 행사에는 월노도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서는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병합이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기되었다.
브람닉은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를 맺고 있는 유력한 NAR 지도자 중 유일한 인물이 아니다. 폴라 화이트-케인이 트럼프의 새로운 백악관 신앙실(White House Faith Office)을 이끌고 있을 뿐 아니라, 다른 두 명의 주요 사도인 신디 제이컵스와 짐 가로우 역시 예루살렘 기도 조찬회에서 연설했다.
“우리가 이스라엘 땅, 곧 하나님이 주신 그 땅을 분할하려고 할 때마다, 그것은 하나님을 기쁘게 하지 않는다!”고 제이컵스는 선언했다. 그는 점령지 병합과 지역 전쟁 확장을 신학적으로 정당화했다. “우리는 반복적으로 이스라엘의 손을 묶어 왔다. 그들이 나아가 임무를 끝마칠 수도 있었던 바로 그 순간마다 말이다.”
한편, 수년에 걸쳐 다국적 NAR 집회 시리즈인 ‘더 콜(The Call)’을 이끌었던 것으로 잘 알려진 루 잉글은 자신의 새로운 캠페인 ‘백만 여성’을 미국 전역과 전 세계를 돌며 펼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백만 여성’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고 잉글은 최근 자신의 웹사이트에 선언했다. “그것은 출발선이었다. 이제는 동원할 때다.” 이를 위해 그는 오는 10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제 이 에스더 운동과 함께 전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2월에는, 저명한 사도 팀 시츠가 한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에서 NAR 예언자들이 백악관에서 트럼프를 방문해 “그에게 손을 얹고 기도하고, 예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내각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교회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고 시츠는 계속해서 말했다. “기적들이 매일 일어나고 있다.”
세계적 운동
NAR이 기독교 시온주의에 끼치는 가장 강력한 영향력은 글로벌 사우스에서 나타날 수 있다. 이 지역의 많은 국가는 오랫동안 유엔 같은 국제 포럼에서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지만, 최근 수십 년간 오순절 및 카리스마적 기독교가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이스라엘을 축복한다’고 외치는 수백만 명 규모의 새로운 운동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가 이스라엘 문제에 대해 깨어나고 있다는 것이 정말로 보인다”고 국제기독교대사관 예루살렘 지부(ICEJ)의 대표이자 NAR의 주요 사도 중 하나인 위르겐 뷜러는 2022년 인터뷰에서 말했다. ICEJ는 전 세계 90개국 이상에 지부와 대표를 두고 수천만 명의 기독교인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독교 시온주의 단체다. 이 단체는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전 세계 교회 선교, 로비 활동, 기금 모금을 조직하는 것은 물론, 유대교의 초막절 기간 동안 수천 명의 관광객을 예루살렘으로 데려오는 대규모 기독교 순례 행사인 ‘초막절 절기 대회’도 주관하고 있다.
사도 르네 테라 노바는 ICEJ 브라질 지부장으로서, 7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가진 세계적인 사도 네트워크의 수장이기도 하다. 그는 브라질에서 대규모 친이스라엘 집회를 여러 차례 개최해 왔으며, 브라질은 곧 오순절교와 카리스마적 기독교인이 가톨릭 신자 수를 넘을 것으로 연구자들이 예측하고 있는 나라다. 그는 또한 수천 명이 참여하는 초막절 순례를 이스라엘로 이끌며 지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나이지리아의 사도 이녹 아데보예는 <뉴스위크>(Newsweek)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5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인물이다. 그는 나이지리아 내 5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거대한 교회 네트워크를 감독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끼치고자 하는 이 네트워크는 110개국 이상에 거점을 두고 있다. 아데보예는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 지지를 자신의 네트워크 이름으로 천명했으며, ICEJ 집회에서 정기적으로 연설하고 있다.
미주리 주를 기반으로 한 국제 기도의 집 같은 다른 NAR 지도자들과 단체들 역시, ‘이사야 62 금식’과 ‘글로벌 에스더 금식’과 같은 이스라엘 중심의 기도와 금식의 날을 전 세계적으로 조직하여, 우간다,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 등지의 오순절 및 카리스마 기독교 네트워크를 통해 수백만 명을 동원하고 있다.
이러한 NAR 네트워크는 글로벌 사우스 전역에서 기독교 시온주의의 ‘오순절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럿거스 대학교의 조셉 윌리엄스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확산 중인 “‘체험 지향적이고 유대주의 테마의 실천과 정체성’의 국제적 매력”이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대한 독특한 시각’과 결합되어” 이스라엘 및 초국가적 극우 세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의 신사도개혁운동 계열 인사 에디르 마세두(Edir Macedo)가 1977년에 창립한 ‘하나님의 왕국을 위한 보편 교회’는 2014년 7월 31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솔로몬 성전의 복제품을 개관했다. 출처: 위키미디어
2014년 상파울루에서는, 오순절 교회인 ‘하나님의 왕국을 위한 보편 교회’가 새로 건축한 3억 달러 규모의 대형 교회 단지를 개관했다. 이 교회는 에디르 마세두 주교가 창립했으며, 그는 보다 넓은 NAR의 일환으로 스스로를 ‘예언자’라 칭했고, 브라질 내 ‘사도적 통치’를 요구해왔다. 이 교회는 해당 단지가 고대 예루살렘에 존재했던 이스라엘 성전인 솔로몬의 성전을 실제 크기로 재현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예언에 따르면 이 성전은 종말의 날에 다시 세워질 것이라고 한다. 1만 명이 앉을 수 있는 이 메가처치의 바닥과 벽은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석재로 덮여 있다.
“우리는 사람들이 이스라엘로 마음을 돌리고, 이스라엘의 존재를 지지하며, 예루살렘의 돌을 만져볼 기회를 갖게 하고 싶었다. 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고 당시 교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마세두의 ‘솔로몬 성전’은 보다 넓은 복음주의 우경화 경향이 정치적으로 중대한 함의를 갖는 가운데 나타난 하나의 과시적인 표현이었다. 이 성전이 개관한 2014년, 브라질은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을 비난했고 텔아비브 주재 대사를 소환했다. 그러나 2018년에는 마세두가 극우 정치인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대통령 선거를 위해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조직했고, 그는 이스라엘을 열렬히 지지하는 인물이었다.
세계적 비전
솔로몬의 성전에서 ‘백만 여성’ 집회에 이르기까지, NAR의 성장은 “정치는 문화의 하류다”라는 우파의 대중적 격언이 종교에도 똑같이 적용됨을 잘 보여준다. 사실, 종교는 종종 문화의 중심에 있으며, 극우 정치인이자 ‘문화 전쟁’이라는 용어를 정치적 어휘에 도입한 팻 뷰캐넌은 이 개념을 ‘종교 전쟁’이라는 개념과 거의 동일하게 설명했다.
오늘날에도 그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비록 참여자들과 전장의 모습은 진화하고 확장되었지만, 글로벌 사우스는 이 싸움의 핵심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NAR 지도자들은 이 상황을 정확히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NAR이 점점 더 강력한 종교 및 정치적 세계 세력으로 성장하면서, 기독교 시온주의 운동은 더욱 전투적이고 공격적이며, 그들이 말하는 ‘세계 변혁’을 향해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 진영은 이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되며,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미국 외교 정책을 바꾸기 위한 전략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
[출처] The New Face of Christian Zionism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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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더릭 클락슨(Frederick Clarkson)과 벤 로버(Ben Lorber)는 우익 운동을 감시하는 진보 성향의 싱크탱크인 정치연구협회(Political Research Associates)의 선임 연구 분석가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