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참사 10년…노동·시민사회 “안전은 비용 아니다”

구의역 산재 사망 참사 10주기를 맞아 노동·시민사회가 위험의 외주화 중단과 위험업무 2인 1조 의무 법제화를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와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서울교통공사노조는 22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3번 출구 앞에서 ‘구의역 산재사망 참사 10주기 추모제 및 서울시장 후보 생명안전 시민약속식’을 열었다. 이들은 고 김군을 비롯한 산재 사망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위험의 외주화와 인력 부족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구의역 산재사망 사고는 2016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발생했다. 당시 외주업체 소속 19세 비정규직 노동자 김군이 스크린도어를 홀로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숨졌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안전 규정상 필요한 2인 1조 작업이 지켜지지 않았고, 인력 부족과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드러나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위험의 외주화 중단”과 “2인 1조 의무화” 요구가 노동·시민사회의 핵심 과제로 제기됐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추모사에서 “구의역 김군 사고 이후 홀로 일하다 죽은 노동자의 숫자가 3,884명”이라며 “정치인들이 영정사진 앞에 고개를 숙이고 카메라 앞에서 약속했지만, 정치인과 카메라가 떠난 자리에 약속은 사라지고 위험한 일터는 남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안전인력, 적정인력 없는 2인 1조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방패가 아니라 노동자를 옥죄는 족쇄가 됐다”며 “2인 1조는 사측이 노동자에게 강요할 지침이 아니라 노동자에게 보장해야 할 회사의 의무이자 서울시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박순철 생명안전 시민넷 사무처장은 “10년 전 오늘, 생일을 하루 앞두고 컵라면 하나를 가방에 넣은 채 홀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세상을 떠난 김군을 기억한다”며 “10년이 지난 오늘, 우리의 일터가 얼마나 안전해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최근 3년간 중대산업재해 사망자의 상당수가 하청 노동자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위험은 언제나 가장 약하고 젊은 하청 노동자에게 먼저 전가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명과 직결된 안전 업무는 직고용해야 하고, 2인 1조 수칙을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생명안전 시민약속식도 진행됐다. 이현미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장은 약속식 취지를 설명하며 △구의역 진상조사단 권고사항 이행 점검 △민간 도시철도 공공성 강화, 서울시 산하 위험업무 2인 1조 의무화 △노사민정 안전위원회 구성 △서울 안전의 날 선언 △안전조례 개정 등을 요구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도 약속식에 참석했다. 권영국 후보는 “안전 문제는 시민의 일상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일”이라며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는 서울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또 “위험업무 2인 1조 의무화 법안이 발의됐으나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며 “법 제정을 넘어 실질적인 2인 1조가 완전히 실현되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안전 인력 충원과 충분한 안전 예산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구의역 참사와 같은 중대재해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서울의 모든 사람의 생명·안전을 지키겠다”며 “위험업무 2인 1조 의무화와 민간 도시철도의 공공성 강화, 노사민정 안전 거버넌스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추모제를 마친 뒤 김군이 숨진 구의역 9-4 승강장으로 이동해 헌화하고 추모글을 남겼다.

덧붙이는 말


태그

비정규직 산재사망 스크린도어 구의역 위험의외주화 2인 1조

의견 쓰기

댓글 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