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도급제 최저임금 부결 이의제기…“최저임금위 노동자성 판단 월권”

민주노총이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의 도급제 노동자 별도 적용을 부결한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공식 이의를 제기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월권으로 도급제 노동자성울 판단 했고, 정부 연구용역과 최근 법원 판결까지 외면했다며 재심의를 촉구했다.

출처: 민주노총

민주노총은 27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경수 위원장 명의의 이의제기서를 노동부에 제출했다. 민주노총은 이의제기서에서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의 핵심 쟁점은 노동자성을 인정받았지만 시간급 산정이 어려운 도급제 노동자에게 별도 최저임금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저임금위원회는 정부 연구용역과 기존 판례, 서울고등법원의 배달라이더 노동자성 인정 판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시장 충격과 노동자성 불확실성을 이유로 부결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결정이 최저임금 제도의 보호 범위를 스스로 축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는 법 제정 40년 동안 법에 명시된 도급제 최저임금 결정 권한을 방치해 왔다"며 "정부는 자신들이 수행한 연구용역 결과마저 무시한 채 도급제 별도 적용안을 졸속 부결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ILO에서는 플랫폼 노동자 보호 협약에 찬성하면서 국내에서는 870만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생존권을 외면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노동부 장관의 재심의를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가 노동자성 판단까지 대신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공익위원과 사용자위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도급제 최저임금을 부결시켰지만, 정부 연구용역은 배달·대리운전·돌봄·학습지 등 6개 직종의 최저임금 적용 필요성을 인정했다"며 "비공개된 연구용역 결과조차 외면한 결정이었다"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정부가 발주해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 논의를 위한 실태조사'가 최저임금위원회에 제출되었으나 사용자위원들의 반대로 공개되지 못했다. 

출처: 민주노총

현장 노동자들은 이번 부결이 특수고용·플랫폼 노동 현실과 동떨어진 결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곳이지 누가 법정 근로자인지를 결정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노동자성이 없다는 이유로 부결한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이더 137명을 대상으로 한 긴급 조사에서 올해 상반기 평균 실질 시급이 약 7천400원에 그쳤고, 응답자의 92%가 지난해보다 수입이 줄었다고 밝혔다. 또 "플랫폼 기업의 단가 인하 알고리즘이 고도화되면서 착취를 넘어 수탈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습지 노동자와 대리운전 노동자들도 최저임금 사각지대를 호소했다. 정난숙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위원장은 자체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95%가 회사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고, 100%가 회의와 홍보, 전산 업무 등 무급노동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급으로 환산하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서 위탁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최저임금 논의를 거부한 것은 노동기본권 방기"라고 말했다. 이창배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도 "하루 평균 10시간, 주 6.2일 일하지만 각종 비용을 제외한 실질 순시급은 약 7천314원"이라며 "도급제 최저임금 부결은 플랫폼 노동자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안을 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하면 장관은 이를 고시하기 전 이해관계자들의 이의제기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재심의를 받아들일 법적 의무는 없으며 노동부 장관이 재량으로 판단해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이에 민주노총은 "정부 연구용역과 법원 판결, ILO 플랫폼 노동 협약 채택 등 제도 환경이 변화한 만큼 노동부가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히고, 노동부가 재심의를 요청하지 않더라도 도급제 최저임금과 최저보수제 도입, 노동자 추정제도 등을 하반기 입법 과제로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덧붙이는 말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