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미네의 담벼락입니다. 오랜만에 찾아뵙네요. 이제 2012년이라는 년도도 더 이상 어색하지 않고, 그렇게 춥기만 하더니 어느새 봄도 가까이 온 것 같습니다. 새로 시작되는 봄과 같이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는 지역의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 2012 익산여성영화제 포스터 |
익산에서 여성영화제가 열렸습니다. 익산여성영화제는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번째를 맞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성영화제와 함께 작년부터 여성영화에 대한 제작지원도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니까 3번째 여성영화제 그리고 2번째 여성영화 제작지원인 셈이지요.
올해 3번째 여성영화제는 원광대 총여학생회와 지역의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그리고 여성단체들과 함께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생들과 함께 운영을 하게 되면서 작년 행사보다 더 규모가 커졌다고 해요. 생협이나 여성단체의 경우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이하 익산센터)가 설립되고 초기부터 관계를 유지해온 지역단체들이기도 합니다.
이번 익산영화제에서는 <레드마리아>, <두개의 선>, <나의 신상구두>, <할머니와 란제리> 등 기성 감독들이 만든 여성영화도 상영되지만 익산 지역 여성들이 제작한 여성 영화도 상영됩니다.
이 영화들이 작년에 익산여성영화제의 ‘여성 영화 제작 지원’을 받았던 작품들입니다. 그 때 제작지원을 했던 4개의 작품 중 2개의 작품이 이번에 완성되어 상영이 된다고 합니다. 이번에 상영되는 작품은 <농부는 싫어요>와 <엄마, 일해도 될까?>라는 작품입니다. <농부는 싫어요>는 농촌의 현재와 미래, 소비하는 것과 생산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다룬 작품이며, <엄마, 일해도 될까?>는 결혼한 10년차 주부의 육아와 일을 둘러싼 고민을 다룬 작품이라고 합니다.
익산센터 초기에 지역 생협과의 미디어교육을 진행했는데요. 그 교육 이후 생협에서 영상동아리가 만들어져 현재까지 생협 내에서 동아리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된 두 작품 모두 생협 안의 영상 동아리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하네요.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지난 1년간 3명의 익산센터 스텝들이 충실하게 컨설팅을 해오셨다고 해요. 하지만 역시 작품은 벼락치기로 만들어지긴 합니다. 작품 완성은 마지막 2-3달에 결정되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작년의 제작지원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을 상영과 함께 올해에도 새롭게 여성 영화 제작 지원이 진행되었습니다. 약간은 보수적인 지역에서 왜 유독 여성 영화에만 제작 지원을 하는 것인지 아직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시각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제작 지원을 하는 작품들이 나오고, 또 그 다음 영화들이 나오고 하면 여성 영화 제작 지원에 대한 이해가 더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고 하네요. 성중립적인 미디어센터의 모델에서 성인지적인 미디어센터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던 익산센터이기도 한 만큼 여성영화제, 그리고 여성영화제작지원에 대한 나름의 포부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1년간 제작되고 영화제에서 상영된 제작지원 작품들은 아직 배급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지역 채널 액세스와 같은 다양한 방식을 고민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역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그것을 함께 공유하는 익산여성영화제가 새로운 여성 영화를 소개하는 익산의 중요한 문화적 터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익산여성영화제 올해도, 그리고 내년도 파이팅입니다!
강릉의 독립예술극장 ‘신영’소식
서울에도 독립영화전용관을 준비하고 있지요. 곧 강릉에도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이 생깁니다. 서울에 독립영화전용관이 생기는 것과 강릉에 생기는 것은 ‘극장’이라는 공간이 생긴다는 의미에서 비슷하기도 하지만, 그 의미가 많이 다르기도 합니다. 문화적 여건이 풍부한 서울과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강릉 지역에 영화관 하나가 추가되는 것은 그 무게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런 의미에서 지역에서 독립예술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하나라도 생긴다는 것은 지역민들에게는 큰 변화일 것입니다. 물론 두 지역 모두에게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이 간절하게 필요한 공간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은 이러한 고민 하에서 시작됐습니다. 2007년 폐관했던 (구)신영극장의 2관을 새롭게 단장하여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독립, 예술 영화 상영을 통해 지역민들을 만나려고 하는 것이지요. 강릉에는 지난 16년간 강릉지역에서 작은 영화학교의 역할을 해왔던 ‘강릉시네마떼끄’가 있고, 그 시간 동안 강릉시네마떼끄에서 영화를 보곤 했던 영화를 사랑하는 강릉시민들이 있습니다. 이제 그 동안의 시간, 사람, 영화를 매개로 한 관계들이 모여 강릉독립예술영화극장 ‘신영’이라는 새로운 공간에 대한 상상력까지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독립예술극장 신영’은 강릉 도심에서 가깝고 강릉시네마떼끄와는 5분 거리라고 합니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 강릉시영상미디어센터도 위치하고 있지요. 현재 ‘독립예술극장 신영’은 상근자 세 명으로 운영을 시작하고 있고 4월 말 후원자들의 모금과 예술영화전용관 지원금을 종자돈 삼아 5월 개관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강릉의 지역 단체나 강릉씨네마떼끄와 인연을 맺어왔던 분들이 운영위원 등으로 결합하여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초반이라 장비나 보증금 마련 등 목돈이 들어가는 상황인데, 역시나 어디나 그렇듯이 돈은 넉넉하지 못하지요. 그래서 극장의 임대보증금 마련을 위한 ‘나는 주인이다’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는 주인이다! 프로젝트 http://theque.tistory.com/15 )
▲ 강릉 독립예술 극장 신영, 오는 5월 31일 개관 예정이다. |
하지만 어려운 것들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상영관 등록을 다시 하고 극장 관련된 소방법이니 재난 방지 대책 수립이니 하는 행정상의 문제가 더 생경하고 어려운 것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공간을 새롭게 만드는 것, 더구나 하나의 극장을 새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지요. 그렇지만 바로 이런 노력이 독립예술극장이라는 새로운 공간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기초가 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독립예술극장 신영’은 기획전 등의 기본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지만 지역민 대상의 사업을 준비 중이기도 합니다. 그 동안 강릉씨네마떼끄를 찾는 주 관객층은 30대 중후반에서 50대 정도 까지였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고정 관객층인데요, 이런 분들 이외에도 지역의 학교를 찾아가 극장을 소개한다거나 학교에서 학생들 대상으로 단체 관람이나 대관 사업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고유의 기획전을 준비 중이기도 하고요. 강릉시영상미디어센터에서 제작 교육을 받은 수료생들이 만든 것들을 모아 특별전을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 기획들은 말끔히 정리된 건 아니라고 해요. 아무래도 우선 극장 하나를 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테니까요.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블로그(http://theque.tistory.com/) 에 자주 들려 신영 소식을 함께 지켜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방식으로 응원도 하구요. 비록 우리는 돈 없는 미디어 활동가들이지만 관객과 함께 하는 ‘나는 주인이다’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여러 명이 함께 후원을 해도 된다고 하네요. 곧 다가올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을 응원합니다!
▲ 울산시민미디어센터 교육 소개 웹자보 |
울산시민미디어센터가 작년 3월 울산미디어연대의 부설기관으로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울산에서는 그동안 ‘울산미디어연대’가 미디어 교육, 언론 감시 역할 등을 해왔는데요. 이 역할을 분리하여 울산미디어연대는 지역에서의 진보적 아젠다 설정과 정책제안의 역할 그리고 지역에서의 언론 비판 및 감시의 역할을 하고, 울산시민미디어센터가 하는 미디어교육과 제작지원 활동과는 다른 활동을 한다고 하네요.
울산시민미디어센터는 올해도 역시 울산 지역과 구체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업들을 기획하고 있는데요. 지역특성화교육과, 토요문화학교 등이 그것입니다.
지역특성화교육 같은 경우 지역의 작은 도서관과 아동센터, 그리고 장애시설 총 세 군데에서 교육을 진행 중입니다. 이번 교육은 기존 미디어 교육에 음악이나 연극 등의 요소가 좀 더 가미된 통합 예술 교육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울산 같은 경우 미디어교육 교사들을 교육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않고 미디어교육 교사 자체가 많이 부족해서 아직은 울산 이외의 지역에서 초빙한 미디어교육 교사들과 함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토요문화학교 같은 경우 4월초부터 진행하기 시작했고 시립박물관과 함께 대상을 모집해서 진행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울산에는 이주민들이 많기 때문에 울산에 대해 정주의식이 약한 면이 있는데 이 토요문화 학교를 통해 ‘울산 제대로 알기’, ‘울산의 역사’ 뿐만 아니라 ‘울산의 미디어 환경’까지 고민할 수 있는 문화 학교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통합문화예술교육을 지향하고 있는 울산시민미디어센터의 경우 지금의 미디어교육에서 새로운 것을 어떻게 추구할 것인가? 라는 고민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미디어교육이 하고 있는 교육 안에서도 흔히 문화예술교육이라고 통칭될 수도 있는 부분이 혼합되어 있고, 각 교육의 경계는 흐려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문화예술교육과 미디어교육의 차이는 무엇이고 미디어 교육이 앞으로 지향해 나가야 할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확인하는 자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울산미디어연대, 그리고 울산시민미디어센터는 울산 지역에서 미디어 활동을 해나갈 텐데요. 향후 활동과 교육의 방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울산에서는 앞으로 <복지갈구화적단>에도 참여할 예정인데요. 울산지역 시민들의 어떤 고민들을 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울산시민미디어센터 그리고 울산미디어연대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전미네의 정책 대응
마지막으로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전미네)의 정책 대응 상황에 대해 간단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작년부터 퍼블릭 액세스와 공동체 라디오를 중심으로 정책 대응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들이 네트워크 안에서 효율적으로 공유되지는 않았습니다.
전미네를 포함한 언론연대 등 다른 영역과 함께 하는 정책 대응으로 올해 총선을 대비해 미디어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에서 정책 요구안들을 마련했었고, 전미네도 공동체 방송 부분으로 참여를 했습니다. 현재는 그런 요구를 구체화시켜 법제화하려는 연구를 시작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퍼블릭 액세스 활성화와 공동체 방송 두 영역으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선거 결과를 보니 이 법제가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하기 힘들지만 올 한 해 동안 미디어 활동가들은 새로운 법제를 만드는 것과 그 법제의 현실에서의 실현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청자 참여프로그램 관련한 활동인데요. 지역의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의 방송사 자부담이 늘어나면서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이 대단위 지역으로 통폐합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강릉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고, 덕분에 강릉지역의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을 서울등 다른 지역 MSO를 통해 보아야 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역성과 지역의 의제를 중심으로 하는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의 존재의미를 무색하게 하는 최근의 현상에 대한 대응을 해나가려고 준비 중입니다. 앞으로의 진행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