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미디어교육네트워크 워크숍에서는 미디어교육의 네 가지의 과제를 중심으로 활동가들과 고민을 나누고 앞으로의 길을 모색해 보고자 개최되었다. 2012년, 미디어교육을 뜨겁게 달군, 두 가지 키워드 (마을, 동아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례를 들어보고, 서울/수도권, 충북, 호남, 경남 등 전국 4개 지역에서 진행된 사전세미나의 내용을 토대로 활동가들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별 토의 내용은 모두가 함께 나누면서 앞으로 미디어교육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워크숍에서 다루었던 주제는 ‘미디어교육 교사(활동가)들에게 필요한 제도/정책은?’, ‘미디어교육 마을과 함께 살아가기: 마을학교와 미디어’, ‘교육이후 자발적인 미디어활동 만들기’, ‘지역 네트워크의 발전적 상상력’ 이렇게 4가지였다.
▲ 2012. 11. 14 ~15 /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 2012 전국미디어교육네트워크워크숍 |
워크숍에 참여하게 된 이유
올해 처음 영상 미디어교육을 하기 위해 제대로 된 교육의 철학조차 성립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아이들과 함께 영상을 찍고, 그 과정에서 성장해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의 과정을 마칠 때마다 내가 하고 있는 교육이 맞는 것인지,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 어디까지, 얼마만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교육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제도권의 주입식 교육이 아닌,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생각으로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 중이었다. 점차 교육을 진행하면서 자유로우면서도 다양한 방식의 교육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다른 미디어 강사들은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졌다. 또한, 우리가 지금 미디어 강사로서, 혹은 교육자로서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떠한 가치관으로 교육을 하고 있는지도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서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었다.
미디어 강사로서의 고민
요즘 들어 가장 큰 나의 고민은 교육 방식에 대한 고민이다. 영상을 활용한 교육은 카메라라는 좋은 도구가 있고, 그 카메라로 잡는 시선이 중요하다. 또한 영상의 가장 큰 힘은 스토리텔링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요즘 영상미디어제작교육에서의 교육 대상자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 시선을 바탕으로 하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교육 방식을 어떻게 체계화 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사실 영상을 기획하고 편집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많은 성장을 한다. 사람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함께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하는 작업에서 협동심을 키우고, 한 작품을 완성하면서 성취감을 맛보는 영상제작이야 말로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교육이다. 하지만 교육자로서 그러한 결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좋은 교육을 하고 싶은 욕심이 든다. 시나리오를 기획하기 이전에 스토리텔링에 대한 교육을 더 세심하게 해야 좋은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이야기에 힘이 실리면 촬영하는 과정에서도 그들 스스로 좀 더 고민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작품이 완성되면 그들 스스로가 성취감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영상제작이라는 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 스스로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촬영이 시작되면 교육자인 나는 더 이상 개입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 이전 단계에서 더 많은 정보와 방법제시를 하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 교육자인 나부터가 많은 콘텐츠를 가지고 그것을 체계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미디어교육자로서 나의 고민은 개인의 생각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한계에 부딪힐 때가 있다. 나는 체계적으로 교육자로서의 교육 과정을 밟은 적이 없고, 직접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교육의 철학을 성립할 수밖에 없었고,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미디어교육이라는 것이 특정한 자격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미디어 강사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지 미디어교육자 스스로가 자신의 교육에 대한 확신도 생기고 좀 더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 2012. 11. 14 ~15 /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 2012 전국미디어교육네트워크워크숍 |
워크숍에 대한 소감
워크숍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각각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배려를 받고 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강의실 밖에 비치해둔 간식에서부터 식사가 맛도 있었고, 숙소까지 너무 안락해서 인천에서 미디어 활동을 하는 나로서는 공간에 대한 부러움이 가장 컸다. 특히, 다음날 아침에 직접 커피를 갈아 내려 마셨던 커피향이 아직도 나는 것 같아서 마지막까지 함께 웃으며 워크숍을 마쳤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인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익산이라는 곳은 꽤 먼 곳이었고 도착하자마자 이어질 일정을 생각하니 빡빡하게 느껴졌었다. 하나의 강의가 모두 2시간 이상씩 되었기 때문에 그것 또한 부담이었다. 그런데 하나의 강의를 들을 때마다 내가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고, 평소에 드는 고민에 대한 부분을 공감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앞서 이어진 반야월 마을에 대한 이야기는 최근 들어 인천에서는 그러한 경제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러한 사례들에 대한 강의를 들었기 때문에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미디어교육과는 어떤 연결 지점이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있었던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자연과학 동아리에 대한 강의는 굉장히 새로운 느낌이었다. 과연 미디어교육과 어떤 연계성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미디어라는 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미디어가 꼭 영상이나, 사진, 신문 등과 같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연과학도 하나의 미디어로써 함께 공부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참신한 강의였던 것 같다. 강의가 끝나고 4가지의 쟁점을 가지고 토론회를 가졌던 것도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내가 참여한 토론은 생활교육공동체인 ‘공룡’에서 진행을 했는데 그 곳은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있는 키워드를 가진 곳이어서 토론보다는 정보를 얻게 된 시간이었다. 공룡의 사례를 통해 앞으로 지역에 살고 있는 활동가로서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워크숍에 참여하게 된 이유와 가장 일치한 점은 네트워크에 대한 것이었지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미디어센터를 중심으로 한 것이었다. 사실 미디어 강사는 개인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개인이 모이기에는 한계가 있었겠지만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해서 앞으로는 좀 더 폭넓게 개인 활동가들과 함께 모여서 꾸준히 이러한 워크숍이 진행이 된다면 미디어 활동가들의 네트워크가 활성화가 될 것 같다.
▲ 2012. 11. 14 ~15 /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 2012 전국미디어교육네트워크워크숍 |
이번 워크숍을 통해 현재 내가 하고 있는 미디어 활동에 대해서 더욱 많은 고민을 안게 되었지만 이 고민이 앞으로 내가 해야 할 미디어교육에 지향점이 될 것이고 모두가 함께 발전 방향을 꾸준히 모색하게 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유익한 시간이었다. 특히, 많은 지역에서 미디어교육이라는 것을 매개로 함께 공감하고 문제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방식을 찾아나가려는 모습에서 현재 내가 하고 있는 미디어교육에 대한 확신과 희망을 얻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
[필자소개 - 미나리]
- 인천여성영화제라는 단체에서 영상미디어제작교육팀에서 교육팀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