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아쉬움을 남긴 4월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

대전충북지역 4월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 사업 참가기

시멘스 VDO 한라 산안부장 김종원


지난해 대전충북지부 산안사업부는 근골격계 직업병 지역조사단을 구성하고 현장조사를 통하여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였다. 이러한 사업들은 현장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근거로 개별 사업장의 문제점들을 알아내고 실천투쟁을 통하여 현장의 작업자들에게 근골격계 직업병의 문제점과 개선 대책을 만들어 내도록 하는 등 현장의 작업자들과 함께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현장의 개선요구안을 작성하여 이를 토대로 현장 개선을 실시하고 있지만 회사측은 그저 현장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예방과는 다른 시각에서 현장 개선을 한다. 이미 현장의 문제점이 돌출된 곳에는 설비자체를 자동화 또는 반자동화하여 작업자의 전환 배치를 요구하고, 오히려 생산량을 올려서 생산하기에 이른 것이다.
지회 일부 라인의 작업자들은 유해요인조사를 통하여 근골격계 유해요인이 생산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뼈 빠지게 일 해도 이미 늘어난 생산량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개선대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 곧 근골격계의 예방이라는 것에 역점을 두고 생산량을 임의 조정하여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작업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회사측은 일부 현장조합원들이 생산량을 임의 조정하여 회사측에 막대한 손해를 보게 했기 때문에 일일 생산량이 줄어든 만큼 그 액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탄압을 하고 있다. 그로 인하여 생산량을 원 상태로 하자는 조합원이 일부 발생하고 회사측은 현장 개선을 통하여 기존의 생산량으로 복귀하자고 하여, 노동조합과 회사는 야간근무자에 대하여는 생산량을 줄여서 작업하고 주간근무자는 예전의 생산량을 그대로 생산하는 것에 임의 합의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회사측이 개선을 하겠다고 한 것에 대하여 아직까지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작업조건의 개선도 중요하고 작업환경의 개선도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근골격계 직업병의 원인이 작업속도와 일의 양 문제라는 것을 조합원들도 알고 있음에도 이것을 조직해내지 못하는 현실인 것 같다.

지난 4월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을 맞이하여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에서는 4월 18일부터 각 지회 현장에 현수막을 제작하여 부착하고 4월 28일 늦은 7시부터는 대전역에서 촛불집회를 실시하였다. 대전충북지부의 산안부장단 회의 및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에서 청주시 가경동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시민 홍보전을 실시, 전 세계 산재노동자들과 산재로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위로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하는 것을 결정하였다. 그리고 촛불집회를 개최하기 위해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근골격계 환자와 일반 산재환자들을 조직하려고 하였으나 많은 동지들이 참여하지는 못하였고 참석자 대부분이 각 현장의 상집간부들이었다. 촛불집회는 산재노동자들을 추모애도를 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산업재해에 노출되어 있는 현실을 자각하고 우리 스스로 건강권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되어야 함에도 그 의미를 살리지 못한 것이다.

충북지역에서 4월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이 현장조합원에게 많은 선전전이나 이슈화되지 못한 지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조합간부들 대부분이 대전충북지부의 신규지회 설립과 비정규직 철폐를 위치며 투쟁하고 있다.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 한라공조 사내하청, 음성의 신흥, 영동의 엔텍지회 등 각종 집회와 지지방문 등으로 지회 선전물도 재대로 한 번 써서 홍보하지 못했고 연맹에서 제작된 선전물을 현장 조합원에게 배포하는 정도였다. 4월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의 달은 이렇게 제대로 된 투쟁 한 번 배치하지 못하고 지나가 버렸다.

이번 4월 사업의 모습에서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이 아직까지 지회에서나 지부에서나 산안부서의 사업으로만 강조되고 있는 측면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노동자의 건강권 쟁취는 산안부서 또는 산안부장만의 고민과 투쟁으로 결코 쟁취되어지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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