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 지역에서 4월 건강권 투쟁의 달 사업은 금속과 산추련에서 공동으로 진행하였다. 이글에서는 공단 투쟁을 어떻게 했는지를 담기보다는 공단 투쟁 과정에서 만난 산재노동자의 삶을 통해서 우리의 과제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자 한다.
종결을 고려해보라니!!
산재노동자의 절규가 공단 안쪽에 퍼졌다. 허리와 목이 아픈 산재노동자가 허리부위 요양 종결을 하러 공단으로 갔다. 허리 종결을 하고나니 공단 직원이 ‘목도 종결을 고려하세요.’라고 했다고 한다. 그 소리를 듣고 일주일째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한다. 부당하지만 공단 직원은 하늘이었기에 감히 항의 한 번 못해 본 모양이다. 그 분노가 노조간부들과 동료 산재노동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폭발하였다.
“한 번 생각해보소. 그 소리를 듣고 누가 불안에 떨지 않겠는지. 당신들은 그냥 한 말이라고 하지만 산재노동자에게는 어떻게 와 닿는지”
모여 있던 산재노동자들은 다 공감한다. 말문이 터진 김에 한 마디 더 한다.
“당신들은 쉽게 수술할 건지 아니면 종결할 건지 이야기 하지만 우리 산재노동자들은 수술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얼마나 고민이 되는 줄 아요?”
그러자 공단 직원이 도망가려고 했다. 산재노동자에게 항상 당당하던 공단 직원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자문의사들 도망가다!!
자문의사협의회가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하였다. 확인해 보니 3개 사업장 조합원들이 협의회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다. 공단 관계자를 만나서 협의회에 해당 노조가 들어가겠다고 통보를 했다. 공단의 대답은 뻔했다. 참가 불가!!
몇 차례 설전이 오갔고 이후 벌어질 모든 책임은 공단에 있다는 통보를 하고 내려왔다. 경찰들이 나서서 조율을 했지만 그들이 제시한 안은 받아들일 내용이 못되어 우리 방식대로 투쟁으로 돌파하기로 하였다.
예상대로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러자 자문의사들이 살그머니 뒤꽁무니를 뺀다. 이것들이... 이번만이 아니다. 저번에도 그랬다. 노동자가 두려워 도망치는 자문의사들이라니. 산재 노동자에게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자문의사들의 모습 역시 온데 간데 없다.
산재 노동자들이 투쟁의 중심으로
이번에 개악된 요양업무처리규정의 가장 큰 핵심은 자문의사들의 권한 강화와 강제 종결을 가능하게 한 규정이다. 자문의사들에게 무소불위의 권한을 주고 모든 것을 그곳에서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주치의 역할이 폐기되고 결정권이 자문의사들한테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 막강한 권한을 제어할 기능은 전혀 주어지지 않았다.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다. 또한 전원사전승인제와 의료기관에 대한 통제 강화로 산재노동자들을 강제 종결을 유도하고 있다. 우리가 투쟁 과정에서 만난 산재노동자들은 지금 그 불이익의 중심에 있다. 전원을 하고 싶어도 해 줄 수 없다는 병원 측의 말에 포기하는 산재노동자. 승인 난지 얼마 되지 않아 종결하라는 주치의 말에 앞길이 막막한 산재 노동자. 건설 일용직 노동자로 일을 하다 산재 처리 했으나 일하면서 치료하라며 4개월 째 휴업급여를 받지 못해 고민하는 산재 노동자.
이제 이들이 투쟁의 주체로 서야 할 때이다.
4월 투쟁은 노동조합에 속해 있는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산재노동자들 상담도 하고 공단의 부당한 처분에 대해 함께 싸웠다. 그렇다면 지금부터의 투쟁은 노조에 속해 있는 노동자와 노조가 없는 산재노동자가 함께 공단 투쟁의 중심이 되어 진행되어야 한다.
실제로 노조가 없어서 부당한 대우를 많이 받는 산재노동자들이 많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부당한 건을 항의하던 우리들에게 던진 “그 사람 민노총 조합원입니까?”라는 공단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한 번 생각해 볼 때다.
이제 또 다른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누가 질긴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