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기획위원 이민정
- 집회신고 또는 집단 농성 발발시에는 관할 경찰서에 서면으로 시설보호요청
- 긴박한 상황발생시 신속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평소 관할경찰관서 관계자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유지
- 과격불법행위를 관계당국에 사법처리를 요구하는 경우에 불법행위를 입증할 중요 자료이므로 평소 CCTV 작동상태를 수시확인
- 2인 이상 집단 과격민원에 대하여는 주동자의 행동을 주의깊게 관찰하여 CCTV외에 사진촬영을 병행
- 집단농성시에는 출입자 중 인화물질을 반입하는 경우가 자주 있으므로 출입자를 엄격히 통제하여 인화물질 반입을 원천 차단
근로복지공단, <과격집단민원 대응 요령> 중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노동자를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 부당한 불승인으로, 강제 요양종결로 삶과 죽음이 왔다갔다하는 산재노동자들의 저항이 거세지자, 근로복지공단은 제대로된 산재승인으로, 충분한 요양으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사진 채증하고, 출입을 통제하며, 고소고발까지 취하면서, 그것으로도 모자라면 폭언, 폭행을 행사하면서 산재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사장 명의로 과격집단민원대응요령이라는 것을 지난 5월 9일 일선 지사에 하달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5월 10일 회사의 감시, 차별로 노동조합원 전원이 ‘적응장애’라는 정신질환에 걸려 산재신청을 한 하이텍알씨디코리아의 여성노동자들이 그 대응요령의 첫 번째 대상이 되었다. 사측의 CCTV 감시로 정신질환에 걸린 노동자들이 산재 신청하던 그날, 근로복지공단 본부는 직접 사진 채증을 해가며 ‘감시․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노동자의 절절한 호소를 짓밟았다.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는 그곳, 근로복지공단
근로복지공단은 <과격집단민원대응요령>을 넘어서서 폭언과 폭행으로 산재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아픈 몸을 치료받으려고 근로복지공단을 찾아가는 노동자들이 폭언과 욕설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고 있다.
울산지사는 불승인 이유를 알아보러 방문한 노동자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다. 산재노동자가 제출한 MRI사진이 다른 사람과 바뀌었음이 확인되었지만 이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지난 7월 19일에는 산재노동자 몰래 현장조사를 강행한 서울 북부지사에 항의하러 찾아간 노동자들에게 박OO 보상부 차장이 "도끼로 대가리를 찍어버려. 병신새끼들! 거지새끼들! 이 산업 쓰레기들아!"라는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퍼부었다. 이성을 잃고 산재노동자들에게 폭언을 행사한 보상부 차장은 이런 폭언으로도 분이 덜 풀렸는지 산재노동자에게 “각서를 쓰고 맞짱을 뜨자"고 덤벼들기도 했다.
통영지사는 부당한 불승인 전면재조사를 합의했다가 “강압, 감금으로 인한 합의사항이므로 전면 무효화한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그리고 “방문민원인께서는 엘리베이터 앞 안내데스크에서 신분증을 지참하시고 방문자 등록 및 안내를 받으시기 바랍니다”라는 친절한(?) 안내문을 붙여놨다. 근로복지공단을 방문한 민원인에게 신분증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인권침해까지 서슴치 않는 근로복지공단의 노동자 탄압
산재불승인 철회와 재심의 실시, 산재승인을 요구하며 하이텍알씨디코리아 여성노동자들이 근로복지공단 본부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 50여일째다. 그동안 근로복지공단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동자들의 바램을 면담거부, 폭언, 폭행, 철거위협으로 짓밟아왔다.
면담을 요청하러 간 산재노동자를 포함한 면담단에게 방용석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이 직접 나서서 “니들이 깡패새끼들이냐. 민주노총이 다 와도 이 건은 안 된다”는 폭언을 퍼부으면서 서웅석 민주노동당 금천구위원장의 멱살을 잡는 일이 벌어졌다. 여성노동자 2명이 지키고 있던 농성장에 건장한 근로복지공단의 남자직원들이 몰려와 행패를 부리는가 하면, 영등포구청과 경찰을 동원해 강제철거 위협을 하고 있다. 매일매일 계속되는 공단 앞 선전전을 한번도 빼놓지 않고, 녹취하고 사진 채증해 고소고발 자료로 활용하고, 찌는 듯이 더운 여름날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는 근로복지공단 건물의 화장실 사용조차 막고 있다.
자본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어거지 불승인을 남발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은 불승인의 정당한 근거를 댈 수 없자 폭언, 폭행, 고소고발로 일관하고 있다. 목숨이 걸린 문제를, 생존권이 걸린 문제로 애타하는 노동자에게 근로복지공단이 보여줄 것은 탄압밖에 없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택할 수 있는 것도 하나밖에 없는 것 같다. 제대로 된 논리도, 납득할 수 있는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탄압으로만 일관하는 근로복지공단을 투쟁으로 다스리는 것, 그것이 노동자들이 택할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