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06/5월/요양자 이야기2] 젊은 노동자에게는 선천성, 늙은 노동자에게는 퇴행성

31세의 젊은 노동자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일을 시작했고, 전투경찰로 군 복무를 하고 다시 원직장에 복귀한 노동자다. 그리고 아무런 이상 없이 일을 하였다.
최근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가니 추간판탈출증이라고 한다. 다시 큰 병원갔다. 수술해야 한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 소리를 듣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을 하였다. 취업 후 단 한번도 일을 쉬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병원에 간 일도 없었기에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문의사협의회 하는 날
어디서 본 듯한 의사선생이 앉아 있었다. 참석한 자문의사는 협착증이라며 선천성이라고 말하고, 어디 서 본 듯한 자문의사 선생은 증상이 가볍다며 별 대수롭지 않게 말하였다. 그리고 불승인을 받았다.
이 노동자는 과거에 갔던 큰 병원에 다시 갔다. 그 의사가 맞았다. 분명히 심각하니깐 수술해야 한다고 하는 의사가 맞았다. 그런데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은 그 의사 선생은 그 젊은 노동자를 기억하지 못하고 한다는 말이
‘수술 하셨나요’
근로복지공단 자문의사로 있을 때는 ‘증상이 가볍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병원 의사로 있을 때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이 사람이 근로복지공단 자문의사다.

늙은 노동자다
이 노동자는 과거부터 오랫동안 허리 부담 작업을 하는 노동자다. 중공업에서 오랫동안 작업을 하였기 때문에 당연히 퇴행성 변화가 빨리 왔다. 이는 노동부에서도 인정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근로복지공단 자문의사협의회 선생들은 퇴행성이란 말로 끝내버렸다.
당연히 불승인이다. 어처구니 없지만 항의해도 소용이 없다.

또 다른 젊은 노동자다
두명의 주치의사 선생님이 서로 서신을 교환하면서 한 노동자의 상병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근막통증후군 같다’라는 소견을 그 다음에는 ‘추간판탈출증(의증)’이란 소견 내면서 노동자의 증상과 필름과 검사 기록을 비교를 하면서 그 노동자의 정확한 질병을 찾아내려고 노력을 하였다. 그 시간이 한 6개월 이상이 걸렸다. 마지막으로 근전도 검사와 환자 상태를 다시 검토한 결과 이 노동자는 ‘신경근병증’이라는 소견을 받게 되었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투자한 결과 이루어진 것이다.

자문의사협의회 하는 날
두명의 주치의사 선생님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참석한 자문의사선생들은 환자의 상병 상태를 정확히 확인할 생각은 하지 않고 단순히 어깨 좀 만져 보더니 자랑스럽게 ‘MRI 상추간판 탈출이 보이지 않으며 근전도 결과와 증상과 일치 하지 않는다’며 불승인 결정을 하였다.
무식하면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했다.
신경근병증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는 자문의사선생들끼리 모여 앉아 있으니 추간판탈출증이 인지 되지 않는다는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노동자의 겉옷만 벗겨 보았어도 이 노동자의 상태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이 무식한 자문의사선생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소식을 들은 한 노동자는 공단을 향해 이렇게 외친다
젊은 노동자에게는 선천성이라서 인정 안 되고, 늙은 노동자에게는 퇴행성이라서 인정 안 되고 그럼 (산재로) 되는게 뭐냐.

공단의 주장대로라면 되는 질병은 거의 없다. 다리가 뿌러지고, 팔이 뿌러지고, 허리가 뿌러지는 사고를 당하지 않는 이상 자문의사협의회 선생들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무식한 의사들에게 우리 노동자들의 몸을 맡겨야 할까.
자문의사들, 제발 좀 공부 좀 해라!!
덧붙이는 말

심소보 /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심소보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