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06/6월/현장통신3] 학습지 대교지부 해고자 원직복직 투쟁보고

학습지 대교지부 해고자, 원직복직 투쟁을 말한다




지난 해 12월 초 대법원은 역사에 길이 남을 또 하나의 명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학습지노조와 웅진지부 해고 노동자 김남희·성윤애 동지가 정당한 교섭을 거부하고, 부당하게 해고한 (주)웅진씽크빅에 대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학습지교사는 근로자가 아니고 이들로 구성된 노조도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어 기각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한 것이다. 이 선고 이후 (주)대교는 12월 말에 최근한 대교지부장에 대해 ‘2006년 2월 4일자로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사실상 해고 통보를 해왔다. 그 이유로 ‘실적 저조, 교육 불참’등을 내세우지만, 이미 알만한 이들은 대교에서 학습지 현장에 만연한 부정영업을 거부하고, 교사들 권리를 찾기 위해 활동한 노조 간부와 눈높이 교사들에 대해 20번째 부당해고를 자행한 것이다.

노조는 즉각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이 사안이 과거 다른 간부와 달리 단위 사업장 노조 대표자를 해고한 데 대해 노조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한판 투쟁을 하기로 결의를 모았다. 여러 번 전술 회의를 하여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해고대상자가 지부장이라는 점과 재계약시점까지 여유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해고저지를 위해 총력 투쟁을 하기로 결의하였다. 그 전술로 택한 것이 대교 본사 앞 천막농성 투쟁이었다. 1월 13일(금)을 디-데이로 잡고 저녁 6시에 촛불문화제에 이어 천막농성에 들어가기로 하였다. 처음 예상으로는 며칠 안에 회사에 의해 강제로 털릴 걸로 예상하여 다시 인도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또 다시 털린다면 비닐을 치고라도 계속한다는 자못 비장한 결의(?)를 다지며 시작한 농성이 어느 새 우여곡절을 겪으며 130여일을 훌쩍 넘기고 있다. “농성”을 시작한 이후 매일 출/퇴근, 점심 선전전을 대교 본사 직원과 입주회사 노동자들에게 하고 있고, 매주 금요일에는 집회를 하여 조직내 결의를 모아가고 있다.

한편 노조는 대화와 타협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교 본사에 끊임없이 교섭을 요구하였으나, 회사로부터 돌아온 것은 집회금지 가처분과 주요 간부에 대한 고소고발이었다. 회사는 물리력을 동원해 천막을 철거하는 대신 회사 내 공간에서 집회시위와 농성을 금지하는 내용의 가처분신청을 하였고, 동시에 서훈배 위원장을 비롯한 투쟁의 지도부를 업무방해, 집회시위, 상해, 특수주거 침입이라는 무시무시한 죄명으로 고소하였다. 노조는 교섭을 거부하며 문제 해결에도 별 의지가 없는 회사에 대화를 요구하기 위해, 마침내 3월 2일 본사 진입을 시도하여 우리의 요구를 명확하게 전달하였고 조직내 결의를 높여내는 계기를 만들어갔다. 회사는 다음날 가진 교섭에서 ‘위원장을 구속시키겠다’거나 ‘민주노총이 다 온다 해도 감당하겠다’는 등의 오만한 태도로 일관하였다 !

마침내 법원에 의해 3월 8일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고, 판결문이 전달된 3월 9일 오후 4시경에 대교는 구사대와 경비용역 깡패 수백 명을 동원하여 농성장을 철거하고 평화적으로 농성중인 조합원들을 폭행하기에 이르렀다. 노조는 그 날 밤에 본사 앞마당에서 노숙으로 맞서며 다음 날 바로 본사 앞 차도에 농성장을 다시 설치하고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재설치 이후 계속되어 온 경찰과 구청의 철거위협에도 조합원들이 똘똘 뭉쳐 사수하고 여전히 하루 3회 선전전과 금요일 정기 집회, 월 1회 집중집회와 현장 교육을 통해 현장에서부터 투쟁을 조직하고 있다.

이 와중에 투쟁을 선두에서 이끌어 온 서훈배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노조는 즉각 직무대행을 세우고, 지부장 해고에 이어 위원장까지 구속한 대교의 노동탄압에 맞서 더한 구속과 손배를 각오한 투쟁을 이어가기로 결의하였다. 투쟁이 길어지면서 조직에 피로가 쌓일 때 발생한 위원장 구속은 조직 내에 다시 한 번 긴장을 걸고 모든 간부들이 스스로 단위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게 하였고 단결하게 하였다. 현장에서도 대교와 구몬, 웅진, 재능의 단위 지부를 넘어 지역의 공동선전과 지역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노조는 재계약시점인 2월 4일을 지나며 최근한 대교지부장을 포함하여 해고자 전원복직 요구와 조합과 간부들에 대한 민형사상의 소 취하, 노동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학습지 대교투쟁 지원에 대해 결의하여 전국의 모든 민주노조가 부당한 노동탄압을 일삼는 악덕기업 대교에 대해 항의 성명서를 조직하여 보내는 투쟁을 하였고, 민주노동당 서울시의회 비례후보인 이수정 동지와 함께 서울시 전역의 학습지 현장에서 교사를 만나 노조에 대한 선전을 강화하였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우리 투쟁에 함께 하면서 이후 회사를 직접 압박하고 전국 각 지역에서 현장을 조직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었고, 더많은 동지들과 더 큰 투쟁을 만들어가려 한다.

오늘(5월 27일)로 135일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몸도 마음도 지칠만 하지만 해고당사자를 비롯한 간부들 모두 이번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결의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현장을 조직하여 이번 투쟁을 넘어 학습지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쟁취하고 나아가 비정규직 철폐, 노동해방을 위해 힘차게 투쟁해 나갈 것이다. ‘일터’를 즐겨보시는 여러 동지들, 모두 기대하시고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기 바란다.
덧붙이는 말

최철호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사무처장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최철호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