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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전남대학교 병원 잇따른 자살
‘병원측의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노동통제 탓’
전남대학교 병원(광주, 화순)에서 또 한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8월 21일 전남대병원 중앙공급실에서 일해오던 49세, 故노병간 조합원(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이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었다.
81년 전남대병원에 입사, 줄곧 중앙지원과에서 근무했던 故노병간 조합원은 지난해 지하세탁물을 운반하던 도중 무릎을 다쳤고,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아 요양치료를 받아왔었다. 하지만 예정보다 일찍 업무에 복귀하면서 업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유가족과 노동조합에 따르면 故노병간 조합원은 지난해 7월 다리 수술을 받은 후 병원측으로부터 퇴직을 종용받아왔으며 이로 인해 우울증을 앓았고 결국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병원측은 자신들은 故노병간 조합원을 치료와 업무적응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퇴직을 종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노동자들의 자살은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 전남대병원(화순)의 같은 수술장에서 근무하던 故전지영, 故김남희 간호사가 극단적인 자살을 선택했고, 또 4월에는 전남대병원(광주) 시설행정직 과장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몸을 던졌다. 하지만 병원측은 자살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노동자들의 자살은‘개인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병원 시스템의 현대화는 업무부담이 줄이고, 보다 효율적인 노동조건을 제공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전근대적인‘권위적인 노동통제’가 더 강화되는 추세이다. 예를 들면 업무지시 및 교육과정에서 실수나 잘못이 있었을 때, 인격적 모욕을 동반한 지나친 질책을 가하여 간호사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업무지시에 즉각 반응하도록 만든다. 또한 민주적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절대적 권위를 형성함으로써 간호사들의 불만을 억압한다. 이런 노동통제 구조는 간호사들 뿐만 아니라, 전남대병원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관철되고 있어 전체 노동자들이 병원의 쥐어짜기식 노동통제로 인한 과도한 업무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의료의 시장화에 대비하여 대형 병원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벌어지는 병원증축 경쟁과 관계 있다. 대형 신축병원들은 막대한 투자비용을 조기에 회수하고 다른 병원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권위적인 노동통제’를 강화시켜 노동강도를 증대시킴으로써 필요한 인원충원을 줄여나간다.
전남대병원 노동자들의 잇따른 자살사건은 이런 병원의 노동통제구조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노동조건의 개선과 함께 폭력적이고 권위적인 노동통제를 극복하고 작업현장의 민주성을 확보하는 것만이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 방법이다. 이제는 더 이상 전남대병원에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이 없으면 한다.